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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AI 현장을 가다]① AI에 최적화 질병 '뇌졸중'…이제 병원서도 비급여로 활용

AI 진단 솔루션 도입 후 빠르고 정확한 진단 가능…의사 피로감 감소, 환자 예후도 좋아져
정희영 기자

고대구로병원 신경과 김치경 교수가 뇌졸중 진단 AI (JBS-01K)를 활용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뇌졸중은 '조용한 암살자'라 불린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환자의 80%가 60대 이상 고령으로 발병 후 73%가 후유장애를 겪게 되고, 10년 내에 43%가 사망하는 무서운 다빈도 중증질환이다.

뇌졸중은 초기 증상이 모호한 경우가 많아 의료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뇌졸중 환자를 단순 현기증 환자로 오진하는 비율이 17.5%에 이를 정도로 진단 과정이 쉽지 않다. 또 증상 발생부터 치료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빠른 진단이 매우 중요해 오진 위험은 의사들에게 더 큰 부담이었다.

최근 뇌졸중 진단 분야가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소프트웨어가 병원 현장에 활용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는 보건복지부에서 뇌졸중 분야의 인공지능(AI) 의료기기 첫 제품(JBS-01K, AI 뇌경색 유형분류)에 대해 건강보험수가를 비급여로 부여했기에 가능했다.

29일 의료계와 의료 AI 업계에 따르면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은 최근 한 코스닥 상장기업 J사가 개발한 뇌졸중 진단 AI 솔루션을 병원 현장에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뇌졸중 의심환자가 MRI를 찍으면 AI가 자동 분석해 ▲뇌졸중 유무 ▲뇌졸중 유형 ▲뇌졸중 위치 ▲뇌경색 부피 ▲혈류 불일치용량 ▲혈관 폐색 점수 등을 정량적인 지표로 제공하고 의사가 이를 참조해 진단을 내리는 방식이다.

실제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한 환자는 초기 증상이 심하지 않고 MRI에서 병의 크기가 매우 작아 초기발견이 어려웠으나 AI의 도움을 받아 병변의 위치를 발견하고 담당의사에 의해 뇌졸중으로 최종 진단받았다. AI 도입으로 인해 진단 시간이 단축되고, 빠른 처방과 시술로 이어져 환자 상태가 급격하게 호전된 대표적 케이스다. 이 케이스에서 AI가 뇌졸중을 분석하는데 걸린 시간은 단 몇 초였다.

의사가 AI를 활용하면 정량적 데이터를 제공받아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고, 눈에 잘 보이지 않았던 초기의 작은 병변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CT나 MRI를 찍고 최종 판독까지오랜 시간이 걸렸던 진단 시간이 급격히 단축되고, 조기 진단도 가능해진다.

의료 업계에서는 모든 뇌졸중 진단 과정에서 명확한 수치 결과를 제공하는 AI를 통해 뇌졸중 진단 및 치료의 '표준 진료 지침' 수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환자의 재발 예방과 예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려대학교구로병원 신경과 김치경 교수는 "그동안의 뇌졸중 진단은 정확한 정량적인 지표가 없어 한정적 바이오 마커만을 사용해 까다로웠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병원 현장에 뇌졸중 AI 진단 솔루션을 도입한 결과 이전보다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AI 도입이 의사의 업무 피로감을 상당히 줄여줄 수 있고, 환자에게도 좋은 예후를 제공해 결과적으로 의료 비용의 절감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뇌졸중 환자를 담당하는 필수진료 의사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의사에게 꼭 필요한 진단 지표를 제공하고 일관된 진료를 가능하게 해주는 AI 도입은 점점 확대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 병원이 도입한 J사의 뇌졸중 진단 AI는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제공돼 별도의 설치 비용이 없다. 또 국내 95% 이상의 병원에서 사용하는 PACS(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와 연동돼 활용도와 만족도가 더 높아졌고, 병원 입장에서는 신규 수익 창출에 기여할 수 있어 의료 현장의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 AI 전문기업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뇌졸중 진단에 AI의 효용성이 높다는 점이 알려지며 CT, MRI를 보유한 병원들의 관심이 대폭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이에 뇌졸중을 주로 다루는 신경과, 신경외과는 물론, 마비 증상 환자들이 거쳐가는 응급의학과, 영상의학과, 재활의학과 등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인디애나대학교의 연구 발표에 따르면 질병 진단 시 AI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진단 성과가 41.9% 향상되고 의료비는 58.5%가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희영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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