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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엔씨 사내 인트라넷 익명게시판 '실명제' 전환

경영악화·구조조정으로 인한 사내민심 이반 심화
익명 기반 '널(null)'게시판 통한 의견 분출 '격화'
실명제 전환 결정
서정근 기자

엔씨소프트가 사내 인트라넷 널(null) 게시판을 실명제로 전환키로 운영방침을 변경했다.

해당 게시판을 통해 사실과 부합하지 않은 정보, 구성원간 갈등을 조장하는 게시물이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함으로 풀이되는데, 구조조정에 직면한 엔씨소프트의 현 상황과 이로 인한 직원들의 동요, 날선 의사 표출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실명제 전환으로 인해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한 '언로(言路)'가 사라진다는 비판적 시각도 나온다.

엔씨소프트 사옥 전경


29일 엔씨소프트에 재직하는 한 직원은 "널(null)게시판도 실명 기반으로 글을 작성하고, 작성자의 실명이 노출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결정됐고, 월말을 기해 회사 측이 이를 직원들에게 알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로 인해 자유로운 소통이 위축되고, 사내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널(null)게시판은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명칭을 딴 게시판으로, 당초 임직원들이 기술 관련해 서로 의견을 공유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명 기반의 나노(nano)게시판과 달리 작성자가 원하면 비실명으로 게시물을 작성할 수 있다.

사내망인 만큼 회사 측이 마음만 먹으면 게시물을 작성한 직원의 신원을 추적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나,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하도록, 회사 측이 작성자의 신원을 조회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수립하고, 이를 전제로 게시판이 운영돼 왔다.

나노게시판이 신변 잡기에 관련된 내용이나 홍보성 게시물이 주를 이루는 반면 널(null)게시판은 회사 내 각종 현안과 관련해 보다 '심각한' 내용의 소재가 게시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급속히 경영상황이 악화된데다 최근 엔씨소프트가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사내 민심이 이반됐고, 갈수록 날선 게시물이 등재되는 경우가 잦았을 것으로 풀이된다.

널(null)게시판에 최근 등재된 게시물 중 가장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은 송가람 엔씨소프트 노동조합 지회장의 성명서가 첫 손에 꼽힌다. 김택진·박병무 두 공동대표와 임원들을 상대로 작성해 널(null)게시판과 사내 메일을 통해 배포한 이 성명서는 경영악화의 원인은 잘못된 방향으로 회사를 이끌어온 최고경영자들과 임원들에게 있음을 지적하고 권고사직 등 구조조정을 중단한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배포 직후 직원들로부터 폭발적인 반향을 이끌어냈으나, 노사간 단체협약을 위반했다는 점에서
한편에선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노사간 단체협약에 따르면 노조는 인트라넷과 전체 메일을 노조활동 수단으로 활용할 수 없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엔씨소프트 직원들은 "곧 회사가 널 게시판을 폐쇄하거나 실명제로 전환할 것 같다"고 우려해 왔다.

엔씨소프트 사측은 전사공지를 앞두고 이날 오전 노동조합 측에 널(null) 게시판의 실명제 전환 사실을 사전에 공유하며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정근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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