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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日 강권에 '라인' 엑시트?..."확정된 바 없어"

일본 정부 지분 매각 공세 '임계점' 넘어
"13년 일본 시장 공략 '공든탑' 무너진다" 우려 나와
서정근 기자

일본 정부로부터 A홀딩스 지분을 매각하라고 압박을 받고 있는 네이버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된다.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를 수용해 보유 지분 상당량을 매각할 경우 네이버가 일본에서 라인을 서비스한지 13년만에 타의에 의한 '엑시트'를 단행하게 된다.

그러나 A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LY 주식회사(라인야후, 라인과 야후재팬의 합병법인)의 시가총액이 30조원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하면 '시원한' 엑시트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다.

일본 정부 강권에 A홀딩스 지분 일부만 매각할 경우 현지에서 13년간 일군 라인의 경영권만 잃는 결과를 낳게 된다.



29일 네이버 관계자는 "현지에서 우려를 사고 있는 보안성 강화에 우선 주력하고 있다"며 (지분 매각 여부 등과 관련해선)아직 의사 결정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일본 정부로부터 '행정지도' 형태로 지분매각 압박을 받고 있는 A홀딩스는 LY 주식회사의 모회사다.

당초 네이버의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이 개별 법인으로 존재하고,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Z홀딩스를 공동출자해 설립하고, Z홀딩스가 라인과 야후재팬을 각각 지배하는 형태의 제휴가 이뤄진 바 있다.

이후 라인과 야후재팬이 합병해 LY 주식회사가 출범하고 Z홀딩스 대신 신설 A홀딩스가 LY 주식회사를 지배하는 형태로 지배구조가 개편됐다.

라인은 네이버가 2011년 2월 한국에 출시했던 모바일 메신저 '네이버톡'을 모태로 일본에 선보인 현지화 서비스 버전이다. 네이버톡이 국내에서 앞서 출시된 카카오톡의 위상에 눌려 존재감이 없었던 반면, 그해 6월 선보인 라인은 현지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동일본 지진 여파로 일본 사회가 적지 않은 충격에 휩싸여 있었는데, 소통과 위로의 도구로 라인이 부각되면서 빠르게 이용이 확산됐다는 평가다. 한국 기업이 만들었으나 일본 내에서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았다.

이용자풀은 극한까지 확대됐으나 한국의 카카오톡에 비해 서비스 확장과 수익화 측면에선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다. '국적'에 대한 일본 내의 일부 부정적인 여론도 감안해 소프트뱅크와 합작해 라인과 야후 재팬이 '한 몸'이 되는 제휴가 전격 성사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한일 양국 갈등이 심화하면서 일본 내에서 라인을 둔 비판적인 시각은 한층 더 커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내 라인 서버의 존재, 네이버의 소스 및 서버 접근권 등을 두고 사찰, 감청 우려 등도 나왔다. 소프트뱅크 산하 야후재팬과 사업통합을 단행한 후, 지분은 반분했으나 경영을 소프트뱅크 측에 일임한 것도 이같은 논란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23년 8월 야후 재팬의 사용자 정보 400만건이 네이버에 공유된 점, 그해 11월 네이버 측 위탁업체의 서버가 해킹 당하며 라인 이용자 정보 44만건이 유출된 점을 들어, 일본 정부는 올해 3월 네이버에게 A홀딩스 지분율을 줄이라고 요구했다. 지난 16일에 다시 한번 같은 내용의 행정지도를 단행했다.

일본 시장에서도 "이례적인 행정지도"라고 이를 평가했고, 한국 정부가 "한국 기업과 관련이 되어 있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선 안된다"고 입장을 표명해 외교 이슈로 번질 조짐도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 비해 한일 양국간 협력기조에 방점을 두고 있는 윤석열 정부 입장에선 한층 더 곤혹스러울 이슈다. 라인을 둔 일본 내 갈등은 틱톡 퇴출을 압박하는 미국 정부의 그것과 비견되기 때문이다. "한일 화해를 위해 그리 공을 들였는데, 일본 정부가 한국을 적성국 취급하는 것이냐"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네이버 측이 공개하진 않았으나,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지분 정리 관련 논의를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 값'을 받아낼수 있다면 이참에 '시원하게' 엑시트 하는게 낫다"는 평가도 일각에서 나오나. 30조원에 육박하는 LY 주식회사의 몸값,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일본 시장에 들여온 공을 감안하면 엑시트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다.

일부 지분을 매각해 경영권을 내려놓고, 보유 지분율에 비례해 평가손익만 반영하는 구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LY 주식회사가 기대만큼의 시너지와 이익창출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13년간 일본 시장 개척에 주력한 네이버가 애써 일궈놓은 라인을 일본 기업에 넘기고, 실익을 거두지 못하게 됐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서정근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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