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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모바일 상품권 '1조원' 쓴다는데…어느 회사가 돈 잘 버나

섹타나인·쿠프마케팅·즐거운 등 쿠폰발행사
코로나19 전후로 매출 200% 늘어
정부·업계, 쿠폰발행사에 한 목소리로 "소상공인 상생 의지 보여야"
이원호 기자

지인의 생일날 흔히 주고 받는 모바일 상품권.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대중적인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마침내 '월 거래액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상품권 유통 과정의 중심에 있는 쿠폰발행사의 매출도 매해 성큼성큼 뛰었다. 정부와 관련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이 적극적인 소상공인 상생 정책을 내놓아야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모바일 상품권(이쿠폰서비스)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9738억원이다. 2023년 연간 거래액 10조원을 돌파한 이후에도 여전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이 흥행을 거듭하는 동안 꾸준히 매출 우상향을 이룬 업체가 있다. 쿠폰발행사, 쿠폰사업자, 쿠폰대행사, 쿠폰사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회사들이다. 섹타나인, 쿠프마케팅, 즐거운 등이 대표적으로 이에 속한다.

그래픽=머니투데이방송MTN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는 소비자가 사용하는 모바일 상품권을 발행하는 것이다.

섹타나인은 SPC그룹의 계열사다. IT 서비스와 마케팅 솔루션 영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허영인 회장의 차남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이 총괄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섹타나인의 매출은 2324억원이다. 5년 전인 2019년 757억원에 비해 207% 늘었다.

같은 기간 쿠프마케팅의 매출은 500억원(2019년)에서 1316억원(2023년)으로 163% 확대됐다.

쿠프마케팅은 지난해 2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가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자산총계 2000억원 고지를 돌파했다.

즐거운의 외형 성장도 눈에 띈다. 매출이 2019년 227억원에서 2023년 760억원으로 235%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즐거운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55억원이다. 2019년 수치인 24억원에 비해 1379% 폭증했다. 코로나19를 전후로 이들 기업의 곳간이 풍족해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경영 안정 궤도 올라…소상공인 상생 의지 보일 차례

소비자가 모바일 상품권으로 제품을 구매하면 가맹점주는 플랫폼→쿠폰발행사→브랜드사(가맹본부)를 거쳐 판매 대금을 지급 받는다. 상위 단계에서 입금이 늦어지거나 수수료를 많이 뗄수록 다음 단계에 있는 업체의 현금 흐름이 악화되는 구조다.

쿠폰발행사에게 소상공인 상생 정책이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상품권 유통 과정의 한 가운데에 있어 정산주기 지연과 수수료 부담 가중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경영 환경이 어느 정도 안정된 만큼 지금이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적기라는 의견도 이를 뒷받침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7일 모바일 상품권 민관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상품권을 취급하는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이 나오자 시장 참여자를 모아 해결 방안을 찾고자 한 것이다. 이 협의체는 공정위와 더불어 플랫폼, 쿠폰발행사,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으로 구성됐다.

이날 출범식에서 정부 측은 앞으로 자율규제만을 내세우지 않고 직접적인 중재에 나서겠다는 뜻을 표했다.

육성권 공정위 사무처장은 "모바일 상품권의 복잡한 유통 구조와 불투명한 거래 방식으로 인해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시장 주도의 개선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가 직접 협의체에 참여해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맹점주 측은 정보 비대칭에 대한 불만을 호소했다. 명백한 이해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수수료 산정과 관련된 논의에는 제대로 참여조차 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박승미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책위원장은 "플랫폼이나 쿠폰발행사는 항상 '수수료율이 그렇게 높지 않다', '우리가 그렇게 많은 수익을 취하고 있지 않다'고 얘기한다"며 "하지만 정작 단계별 정산 주기나 수수료율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모바일 상품권 시장의 구성원들이 함께 성장할 수 없다면 현재와 같은 양적 성장은 결국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원호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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