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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당 920만원도 안되나" 강남 최고수준 공사비에도 시공사 선정 '유찰'

도곡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 결과 '무응찰'
조합장 "누구를 위한 재건축인지…조합 해산까지 검토"
이안기 기자

강남 도곡개포한신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네이버부동산

공사비 급등과 건설 경기 위축이 심화하면서 서울 강남 재건축 추진 단지도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더욱이 3.3㎡당 900만원이 넘는 최고 수준의 공사비를 제시한 단지조차, 시공사 선정에 실패하면서 정비업계에 충격이 큰 상황이다.

29일 도곡개포한신아파트 조합은 이날 오후 시공사 선정 입찰을 진행했지만, 건설사 단 한 곳도 사업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단지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에서 3.3㎡당 920만원에 달하는 금액(총 공사비 4295억원)을 제시했다. 강남에서도 최고 수준의 공사비를 제시한 만큼 시공사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지난달 14일 있었던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호반건설 △금호건설 △두산건설 △한양 △효성 △우미건설 △대방건설 등 10개 건설사가 참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무응찰 이었다. 관련 업계에서는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시공사들이 보수적 수주에 나섰기 때문으로 진단한다. 실제로 지난 15일에는 한강 조망권을 갖춘 용산 산호아파트 재건축 조합 역시 시공사 선정에 나섰지만 무응찰로 끝난 바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단지는 가급적 안 들어가는 분위기"라며 "건설사의 수익성도 악화한 상황에서 조합의 사업성이 떨어질 경우 추후 각종 이자비 등 금융지원을 해줘야 할 수 있다는 부담도 있다"고 말했다.

도곡개포한신아파트의 시공사 실패 원인 역시 수익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 단지는 지난 1985년 준공된 620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거쳐 지하 3층~지상 35층 아파트 7개동 816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갖춘 단지로 탈바꿈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일반분양 물량이 85가구 수준으로 적은 데다, 111가구는 임대가구로 배정되면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명국 도곡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 조합장은 "임대아파트라든가 기부채납이라든가 모든 면에서 안 좋을 때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부가 재건축 분담금이 줄어들 수 있는 실질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누구를 위한 재건축인지 모르겠다"며 "이제는 조합 해산까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안기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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