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 사익추구 천태만상…"고리 자금대여·대주주 자녀 미분양 떠안기"

금융감독원이 부동산신탁사 대주주와 임직원의 사익 추구 행위 다수를 적발했다. 이들 부동산신탁사는 자금사정이 어려운 시행사 등에 금전을 대여하고 고리의 이자를 편취하거나 대주주 자녀의 시행사업 미분양 물량을 축소하기 위해 회사 임직원을 동원해 계약에 참여하도록 한 사례도 있었다.

7일 금융감독원은 부동산신탁사에 대한 테마검사를 실시한 결과 대주주와 임직원의 사익추구 행위 등을 다수 확인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서 부동산PF 관련 임직원의 사익추구 행위가 지속적으로 적발됨에 따라, 부동산 개발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부동산신탁사에서도 유사한 위법·부당행위가 잠재돼 있을 개연성을 고려해 불법·불건전 행위에 대한 집중 검사를 올해 업무계획에 반영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부동산신탁사에 대한 테마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부동산 신탁사는 자금사정이 어려운 시행사 등에 금전을 대여하고 고리의 이자를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의 대주주·계열회사 등은 시행사 등에 토지매입 자금 등의 명목으로 20여회에 걸쳐 1,900억 상당을 대여하고, 이자로 평균 18%에 달하는 150억원 상당을 수취했다. 또 일부 자금 대여건의 경우 시행사에 귀속되는 개발이익의 45%를 이자 명목으로 후취하는 조건으로 약정하는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자금 사정이 어려운 시행사 등에 토지매입자금 등을 대여하고 고리의 이자를 편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직무 관련자로부터 부당하게 금품 등을 제공받은 행위도 적발됐다. 신탁사의 대주주와 임직원들이 부동산 신탁사업 관련 직무를 수행하며 분양대행업체 등 신탁사업의 용역업체 대표·직무 관련자로부터 45억원 상당의 금품과 법인카드 등을 수취해 사적으로 사용했다.

또 회사의 대주주는 자녀가 소유한 회사가 시행하는 부동산 개발사업의 미분양 물량을 축소하기 위해 회사와 계열회사 임직원 등 40여명에게 45억원 상당의 금전을 대여하고 해당 임직원 등은 미분양된 오피스텔 계약에 참여한 사례도 있었다.

이는 일반 수분양자와 분양률 증가에 따른 중도금대출 연대보증 한도를 증액한 시공사에 대한 기망행위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회사의 직원들이 본인 소유 개인법인 등을 통해 시행사 등에게 수회에 걸쳐 토지매입자금 등으로 25억 상당을 대여·알선하고 이자 명목으로 7억 상당을 수취한 사례도 파악됐다.

약정이율이 100%인 건, 분할상환 등을 고려할 경우 실 이자율이 37%에 육박하는 등 고리의 이자를 편취한 것으로 최고이자율 제한도 위반했다.

재건축 사업 등을 담당하는 회사의 직원들이 재개발을 통한 개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업무 과정에서 취득한 미공개정보를 이용하거나 관련 정보를 전달받아 사업지내 아파트, 빌라 등 부동산을 매입한 경우도 있었다.

금융감독원은 검사결과 확인된 대주주 및 임직원의 위법․부당행위에 대해서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다. 또 수사당국에 위법사실을 통보하고 관련 입증자료를 공유하는 등 수사에도 적극 협조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부동산신탁사에 대한 테마검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불건전 영업행위 등을 집중 점검함으로써 자본시장의 질서 및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업계에서도 사익추구 등 위법․부당행위를 사전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등 주의 환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혜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