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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노공업 톺아보기] ①AI 타고 1년새 3배 껑충..이익도 늘었지만...

10만9000원→30만9000원까지 질주
반도체 불황에도 지난해 40%대 영업이익률
1분기 자기자본 감소 '눈길'
설동협 기자

이른바 'K-소부장'의 한계는 낮은 이익률입니다. 갑(甲)인 세트 제조사(보통 대기업)의 일거수일투족에 따라 회사의 명암이 종종 좌우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예외없이 네덜란드의 ASML홀딩스를 꿈꿉니다.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경쟁자들이 따라올 수 없는 기술과 제품이 있으면 됩니다. 한미반도체 주가의 폭등에는 이런 기대감이 녹아있다고 볼 수 있죠. 또다른 '슈퍼을'의 기세를 내뿜는 소부장이 있으니 바로 리노공업입니다. 한미반도체가 요란한 랠리라면 리노공업은 소리 소문없는 폭등 양상인데요. 오랜기간 안정적인 가치주에 머물렀던 리노공업의 '오늘과 내일'을 조명하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사진=리노공업 홈페이지

반도체 후공정 업체 리노공업의 주가가 AI 붐 확산에 힘입어 고공행진 중이다. 이달 들어선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1년새 주가가 약 3배 가량 급등한 모습이다. 높은 영업이익률은 매력적이다. 다만 지속적인 주가 상승에 따라 이익과 자산 등을 토대로한 밸류에이션 지표는 '역대급'으로 치솟았다. 추가적인 수주와 영역 확대 등을 통해 매출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변동성 확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시각도 대두된다.

1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리노공업은 지난 7일 기준 1주당 30만9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4조7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리노공업의 주가는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10만9000원 가량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들어 AI 반도체 수요가 본격 확대되면서, 리노공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돼 왔다. 주가는 이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 공정을 담당하는 업체를 OSAT(OSAT, 오사트)라고 한다. 리노공업은 반도체 후공정 과정에서 쓰이는 '테스트핀'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리노공업의 매력은 막강한 시장 지배력에서 나온다. 자체 브랜드 '리노핀'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지도가 높다. 테스트핀은 반도체나 인쇄회로기판(PCB)의 전기적 불량여부를 체크하는 부품이다. 800~1000개 가량의 리노핀이 꽂힌 IC 소켓을 통해 로직 칩을 장착, 후공정 테스트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특히 AI 메가 트렌드 확산에 따라 고성능 반도체칩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테스트핀의 사용량도 더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리노공업은 테스트핀 글로벌 시장 점유율 약 70%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메모리 글로벌 1위 삼성전자나 비메모리 세계 1위 TSMC 모두 매년 막대한 양의 리노핀을 발주해 사용할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다.

테스트핀 자체가 소모품이기 때문에, 회전율이 높다는 이점이 있다. 이는 매년 높은 이익률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리노공업의 주가가 고공행진하는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리노공업은 지난해 매출액 2555억원, 영업이익 1143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불황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만 44.7% 수준이다. 반면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4.6% 수준으로, 무차입 경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익잉여금은 5462억원 수준으로, 주주들에게 환원할 곳간도 두둑하다. 실제로 지난해 배당 성향도 약 40%에 달한다.

다만 일각에선 리노공업의 주가가 벌어들이는 수익 대비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리노공업의 최근 시가총액은 지난해 순이익(1100억원)의 43배(PER)에 이른다. 순자산(5500억원)을 기준으로도 8배 수준이다. 배당성향이 낮은 것은 아니지만 주가가 워낙 오른 탓에 시가배당수익률은 1%에 불과하다. 정량적인 지표를 기준으로 볼 때 투자 매력이 반감된 측면이 노출된 것이다.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순이익이 2배가 되면 PER은 20배 수준으로 떨어진다. 한미반도체의 랠리 역시 높은 성장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생산시설을 늘리기 위해 부지 매입에 여념이 없을 정도다. 리노공업은 어떠할까. 증권가에서 내다보는 올해 순이익은 1200억원대로, 지난해 대비 소폭 증가하는 정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리노공업의 경우 매년 꾸준히 높은 이익률을 내고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라면서도 "다만 액수 규모로만 보면 현재 주가에 고멀티플이 적용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자산운용사 대표는 "전세계적인 AI반도체 열풍을 타고 몇몇 소부장 주가가 크게 치솟고 있다"며 "AI 산업의 성장성을 인정하지만 개별 소부장 기업이 실제 어느 정도의 수혜를 입을 지는 꼼꼼히 따져야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 14일 공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리노공업의 1분기 매출액은 548억원으로, 전년(491억원) 대비 11.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72억원에서 233억원으로 35%, 순이익은 157억원에서 206억원으로 31% 늘었다.

견조한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영업이익률이 43%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수익성을 다시 입증했다. 다만 매출과 이익 성장률이 주가상승률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했다. 참고로 한미반도체의 1분기 매출액은 일년새 200% 가까이 크게 늘었다.

이런 가운데 부채의 증가도 눈에 띈다. 유동부채가 500억원 가까이 증가하며 전체 부채가 747억원으로 증가한 것. 이에따라 전체 자산에서 부채를 뺀 자기자본은 5570억원에서 5321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설동협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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