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피일 분양 밀리는 아파트…서울 10곳 중 1곳만 계획대로 분양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 27.7% 그쳐 …서울 14%, 대구 12%조은아 기자
/사진제공=뉴스1 |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이 계획 대비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은 14%대에 그쳤고, 악성 미분양 지역으로 꼽히는 대구는 12%대를 기록했다.
16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조사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의 계획 대비 공급 실적(분양 진도율)은 27.7%로 나타났다. 연초 계획한 분양물량이 33만 5822가구였으나, 이 중 분양 물량은 9만 2954가구에 그쳤다.
봄 성수기를 지나 올해 상반기가 거의 끝나가는 상황에서 실제 청약에 나선 물량은 연간 계획 대비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얘기다.
지역별 분양 진도율의 차이도 크게 나타났다.
경기도(26.3%)를 필두로 경남(22.7%), 충북(21.1%), 부산(16.9%), 서울(13.6%), 대구(12.7%), 세종(0%) 등은 낮은 아파트 분양 진도율을 기록했다. 지역 내 미분양 적체 현상이 길어지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있거나, 기존 분양한 사업지의 청약경쟁률이 저조한 지역들이다.
대구의 경우, 지난 3월 말 기준 미분양 물량은 9814가구로 전국 물량(6만4964가구)의 15.1%를 차지하는 등 17개 시·도 중 가장 많다. 같은 기간 경기도의 미분양 물량도 8340가구에 달한다. 부산은 1순위 청약경쟁률이 0.72대 1, 경남은 0.39대 1로 저조한 청약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서울은 지역 내 청약대기 수요는 있지만 정비사업 시행·시공자 간 공사비 갈등이 커지며 공급시기 조율이 어려워 분양이 원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서울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124.85대 1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광주광역시는 2만811가구 중 1만1889가구가 기분양되며 57.1%를 기록, 가장 높은 분양진도율을 보였다. 제주도(49.4%), 전북(45.6%), 강원(44.1%) 등도 아파트 분양 계획 대비 공급 실적 40%대를 기록하며 원만한 분양진도율을 달성했다.
지역 내 청약 대기수요가 상당하더라도 여름 분양 비수기를 앞두고 있는데다 시장 여건상 아파트 공급이 단기간 내 확대되긴 어렵단 분석도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고금리, PF 대출 냉각, 원자재 가격 인상, 미분양 적체 등 여러 요인이 고분양가, 지역별 청약 양극화, 아파트 분양(공급) 진도율 저조 문제를 낳고 있다"며 "가을 분양 성수기 전까지 청약통장을 손에 들고 분양시장을 바라보는 수분양자의 청약 선택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조은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