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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반도체, 'TC본더' 독주 체제 이어간다…이유는?

한화정밀기계, SK하이닉스향 HBM3 퀄테스트 진행
한미반도체보다 1세대 늦어
격전지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본더될 듯
설동협 기자

한미반도체 본사 전경. / 사진=한미반도체

HBM(고대역폭메모리) 후공정(패키징) 업체 한미반도체가 'TC 본더' 시장 후발 주자 등장에도 기술 초격차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높은 수율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TC 본더 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는 포부다.

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정밀기계는 SK하이닉스와 'TC 본더' 장비 퀄테스트에 돌입했다. 당초 일부 언론에서는 퀄테스트용 HBM 장비 2대를 SK하이닉스에 납품한 것으로 보도했지만, 실제로는 1대가 공급된 상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미반도체의 TC 본더 독점 지위가 깨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그동안 한미반도체는 HBM 제조 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인 SK하이닉스에 독점적으로 TC 본더를 납품해 왔다. '한미반도체(TC 본더)→SK하이닉스(HBM)→엔비디아(GPU)' 순으로 이어지는 독점 밸류체인은 한미반도체를 시가총액 17조원대까지 급등시킨 핵심 동력이라 할 만 하다. 반대로 말하면 이 독점 밸류체인이 어긋날 경우, 한미반도체로서는 타격이 불가피한 셈이다.

관심은 새 경쟁자로 합류한 한화정밀기계의 TC 본더 기술력이다. 이번에 SK하이닉스에 공급된 TC 본더는 'HBM3(4세대)'용으로 파악된다. 현재 최신 제품인 'HBM3E(5세대)'보다 1세대 낮은 장비다. 이마저도 퀄테스트 통과후 대량 공급을 앞둔 게 아닌, 이제 초기 단계로 최소 수개월 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

D램 제조사들은 당장 올 하반기부터 HBM3E 중에서도 가장 고성능인 12단 제품 양산이 예정된 상황이다. 내년부터는 'HBM4(6세대)'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를 감안하면 현시점에서 SK하이닉스의 HBM3 퀄테스트는 '양산' 목적이 아닌, 향후 한화정밀에서 내놓을 차세대 장비 개발에 반영하기 위한 일종의 기술 검증 차원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정밀 장비는 양산용보다는 단순 테스트용으로 평가되는 것으로 안다. HBM3는 현 시점에선 플래그십도 아니고 수익이 많이 떨어진다"며 "엔비디아 곧 출시되는 블랙웰 같은 경우 최소 HBM3E 8단이고,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SK하이닉스 주력은 HBM3E 12단이 맞다. 한미반도체 독점 지위가 쉽게 깨지진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반도체 측도 기술 경쟁 우위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장비 생산역량과 더불어 수율 안정성면에서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부터 연 264대의 TC 본더 생산이 가능해진다"며 "내년부터는 세계 최대 규모인 연 420대 TC 본더 생산 캐파 확보로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쟁 업체와 달리 한미반도체의 TC 본더는 '듀얼' 형태로 돼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헤드(접합부)가 총 4개로 구성돼 있다. 덕분에 본딩 시간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HBM의 경우 일반 D램과 달리 수율이 낮은 편이다. 통상적으로 제조사들은 60%대의 생산수율을 보이고 있지만, SK하이닉스는 최근 공식적으로 80%대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이 수율을 결정짓는 핵심 과정이 패키징(본딩) 단계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HBM 시장 1위로 올라선 배경에도 '생산수율'이 크게 한몫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한미반도체의 독주 체제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본격 경쟁시점은 HBM4E(7세대)에서 본격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이브리드 본더' 시장이다. 현재 TC 본더를 다루고 있는 한미반도체, 세메스, 한화정밀기계 모두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은 "최근 SK 하이닉스의 한미반도체 TC 본더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화정밀기계를 듀얼 벤더로 검토 중이라는 소문을 들었다"며 "경쟁자가 생긴다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한미반도체의 경쟁력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설동협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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