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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스트리밍] 'K-제다이' 이정재 감격의 광선검 일격 '애콜라이트'

박정훈 기자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스타워즈'는 하나의 성역(聖域)이다. 1977년 개봉한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에서 시작된 초거대 스페이스 오페라 프랜차이즈 '스타워즈 시리즈'는 전 세계에 수많은 골수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에 버금가는 방대한 설정과 수없이 많은 세계관 속 인기 캐릭터를 애정하고 연구하는 팬들에게 새로운 스타워즈 콘텐츠는 엄격한 검열 대상이다.

작품의 제작 계획과 캐스팅이 알려진 직후 스타워즈 팬덤은 다시 한 번 들끓어 올랐다. 여기에는 최근 몇 년동안 공개된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를 포함해 여러 디즈니 콘텐츠에 묻어난 PC(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팬들의 강한 반감이 반영됐다. '세계관의 상징적 존재인 제다이 마스터에 왜 동양인 배우가 기용됐는가' 혹은 '여자 주인공이 또 흑인이네'라는 등의 비판이 가열되면서 '애콜라이트'는 공개되기 전부터 상당한 평가절하를 당해야 했다.

지난 5일 디즈니+를 통해 총 8개의 전체 에피소드 중 2개가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 '애콜라이트'(연출 레슬리 헤드랜드/제공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는 기존의 부정적 여론을 이겨내고 평론가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콘텐츠 평론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는 신선도 93%, 메타크리틱에서는 100점만점에 66점으로 '대체로 긍정적인(Generally favorable reviews)' 등급의 평가를 받았다. 작품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강했던 골수 팬덤에서도 긍정적 반응이 나왔다. '고전 스타워즈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오랜만에 재밌게 본 스타워즈 프리퀄' 등의 호평이 이어졌다. 플랫폼 내 반응도 좋았다. '애콜라이트'는 디즈니+ TV 쇼 부문 글로벌 시청순위(9일 기준)에서도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이정재의 메인 주인공 기용에 대해서는 유독 스타워즈 팬덤이 약한 한국 관객들을 새 팬덤으로 유입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목적이 확실하다면 '애콜라이트'는 긍정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스타워즈 세계관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관객이 작품을 별도의 장편 드라마로 본다고 해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요소가 충분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초반 에피소드에서는)

'애콜라이트'는 스타워즈 세계관의 메인 무대인 은하 제국이 수립되기 100년 전, 큰 전쟁 없이 수백 년의 평화가 유지돼 온 '은하 공화국'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액션 스릴러 장르의 작품이다.

어느 날 공화국의 지도층이자 엘리트 전사 집단 '제다이 기사단'을 노린 의문의 연쇄 암살 사건으로 작품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살해된 이들은 제다이 기사단의 상위 등급자 '제다이 마스터'들 중 공화국의 수도 코러산트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의 수습을 위해 파견된 이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당시 현장에 파견됐던 4인의 제다이 마스터 중 한 명인 솔(이정재)은 공화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동료 2명을 암살한 범인의 추적에 나선다. 암살자는 코러산트 화재에서 죽은 것으로 알려진 소녀 메이(아만들라 스텐버그)였고 그녀의 쌍둥이 언니 오샤는 범인으로 오해를 받으면서 공화국에 의해 체포된다. 오샤의 스승이었던 솔은 그녀의 무고함을 밝혀내고 사건의 배후에 있는 '큰 어둠'의 실마리를 추적해 나간다.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장편 SF 드라마의 장르적 특성만을 고려한다면 '애콜라이트'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우선 작품 속 광활한 우주의 스케일에서는 스타워즈 + 디즈니의 브랜드 파워가 녹아든 비주얼을 확인할 수 있다. 극 초반 메이 vs 인다라(캐리 앤 모스), 메이 vs 솔의 대결 액션 신에서는 '포스'의 마법과 같은 힘을 근접 대인 격투에 잘 녹여내 현실감을 살렸다. 아울러 제다이 암살 사건의 숨겨진 배경을 주인공들이 추적하는 과정은 빠른 전개로 긴장감 있게 진행돼 몰입도를 높인다. 무엇보다 제다이 마스터에 완벽하게 녹아든 이정재의 연기에서는 그의 노력이 엿보인다. 인자하면서도 냉철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주인공 솔의 매력을 잘 살렸다.

작품을 보기 전부터 '애콜라이트'를 평가절하한 스타워즈 골수 팬들의 심정도 납득이 되는 부분은 있다. '역대급 망작'의 꼬리표가 붙어버린 이전의 수많은 스타워즈 확장 세계관 작품들을 보면서 수많은 팬들은 슬퍼하며 가슴을 쓸어 내렸기 때문이다.

작품의 초반 에피소드를 본 골수 팬들 중 다수는 "이후 에피소드를 더 보고 이야기하자"면서 확정적 평가를 유예했다. 공개 직후부터 팬들의 한 맺힌 욕설로 도배 됐던 이전 확장 세계관 작품들의 평가와 '애콜라이트'는 확실하게 달랐다.

스타워즈를 알아도, 혹은 하나도 몰라도 SF 드라마로써 '애콜라이트'는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이정재가 제다이의 드높은 상징 '라이트 세이버'를 들어올리는 꿈의 장면은 한국인의 가슴에 무엇언가(?)를 차오르게 한다. 이것만으로도 일단 '애콜라이트'의 관람 가치는 충분하다.


박정훈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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