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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컨설팅 수수료 미지급 분쟁 이화자산운용, 직원도 성과급 미수령 갈등에 퇴사

부동산펀드 대출 컨설팅 업체와 수수료 미지급 논란
내부 직원 성과급 지급 놓고도 분쟁, 퇴사로 이어져
양측 갈등 봉합 장기간 지연 법적 분쟁 비화 가능성
은주성 기자

이화자산운용 로고.


이화산업 계열사 이화자산운용(대표 고창연)이 대출 컨설팅 수수료 미지급 논란에 이어 내부 직원도 약속한 인센티브를 받지 못했다며 경영진과 갈등을 빚고 퇴사하는 등 내홍에 휩싸였다. 컨설팅 업체 수수료에 이어 직원들의 성과급 먹튀 논란으로까지 비화되는 상황이어서 감독당국도 쟁점 사안을 살펴본다는 입장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부동산투자 전문 운용사인 이화자산운용이 자사 부동산펀드의 대출 컨설팅을 담당했던 업체 '추계이앤엠'과 수수료 미지급 관련, 갈등을 빚고 있는데 이어 대출을 담당한 이화자산운용 직원들도 회사로부터 성과급을 받지 못한 이유 등으로 잇따라 퇴사하는 등 내부 동요가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이화자산운용과 추계이앤엠은 컨설팅 보수지급 청구와 관련해 상호간 내용증명을 주고받았다. 반년 넘게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법적 공방까지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관련업계도 컨설팅으로 대출이 실행된 이후 수수료를 전면 미지급한 사안을 매우 이례적 사례로 보고 있다.

◆갈등의 단초 이화25호, 리파이낸싱 난항 겪자 추계이앤엠 컨설팅 업무 맡겨

갈등의 단초는 이화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인 '이화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25호'(이화25호펀드)의 리파이낸싱(만기상환용 대출)에서 시작됐다.

이화25호펀드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상암 드림타워 투자를 위해 2018년 12월7일 설정됐다. 선순위 대출 900억원과 후순위 대출 200억원 등 담보대출 1100억원, 에쿼티(지분)투자 476억원을 받아 매입자금을 마련했다. 펀드 만기는 2023년 12월7일이었다.

이후 펀드 만기가 다가오자 이화자산운용은 2023년 6월 자산 매각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지만, 최소 매각 희망가에 미달하면서 매각 계획을 철회했다. 이화자산운용은 해당 자산의 임대율이 100%로 안정적인 데다 인근 개발 등으로 자산가치 상승도 기대되는 만큼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 더 나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다고 판단, 펀드 만기 연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펀드 투자자들이 투자금 회수를 위해 자산의 조기 매각을 원했고 펀드 만기를 연장할 경우 투자금이 묶이는 만큼 시장금리 수준 이상의 추가 배당금 지급을 요청한 것이다.

결국 이화자산운용은 투자자들의 동의를 구한 뒤 펀드 만기를 연장하기 위해 기존 대출금에 이자비용 및 배당금 등 추가 운영자금을 더한 1150억원 규모의 리파이낸싱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만약 금융회사로부터 리파이낸싱을 받지 못하면 펀드 만기연장이 물건너가는 곤란한 상황이었다.

기존 대주단을 비롯해 여러 금융기관과 협의를 진행했지만 대출 규모나 기간, 대출금리 등에서 이견을 보이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특히 추가 운영자금 대출에 금융기관들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코로나19로 금리 상승과 이로인한 부동산시장 침체기가 겹친 시기다.

다급해진 이화자산운용은 추계이앤엠과 접촉을 시도했고, 추계이앤엠이 대출기관을 섭외하고 가능조건을 협의해 이를 이화자산운용에 제안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이화자산운용이 원했던 금리 범위 내에서 1150억원의 대출 차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펀드 만기도 1년 연장됐다.

이후 추계이앤엠이 당초 약속했던 컨설팅 업무에 대한 수수료 지급을 요청했지만, 돌연 이화자산운용이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이 폭발하게 된 것이다.

서울 마포구 상암 드림타워 전경.


대출 컨설팅 계약 인지 여부 입장 엇갈려…이화자산운용 "몰랐다"

부동산 업계에서 대출 금액이 크거나 대출기관 섭외가 원활하지 않는 등 여러 이유로 컨설팅 업무를 의뢰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인적 네트워크 등을 통해 원하는 금액과 경쟁력 있는 금리로 자금 조달을 모색하는 통로다.

다만 대출 계약이 성사될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관행적으로 구두로 합의한 뒤 업무 성공 이후 수수료 등을 기재해 계약서를 완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대로 대출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수수료를 받지 못하게 된다.

추계이앤엠은 지난해 8월부터 대출 관련 컨설팅 업무를 수행했고, 리파이낸싱 직전인 12월에 펀드 담당자와 작성한 컨설팅 계약서를 이화자산운용에 전달하면서 성공 수수료 지급을 요구했다.

추계이앤엠은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화25호펀드 실무자와 이화자산운용의 준법감시인 사이 협의가 있었고, 준법감시인 지적에 따라 컨설팅 업무를 위해 사업자등록증에 '부동산컨설팅' 업종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이화자산운용이 컨설팅 계약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화자산운용 경영진은 실무자들이 컨설팅계약을 자의로 진행했으며, 회사 측은 컨설팅 계약과 관련된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이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추계이앤엠을 통한 컨설팅계약 추진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리파이낸싱 전날 담당 팀장이 준법감시인에게 품의문 검토요청을 하고서야 비로소 인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의 중개·주선은 추계이앤엠 업무 범위에 들어 있지도 않다"며 "어떠한 컨설팅 업무를 했는지도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회사에 펀드 재산으로 거액의 수수료를 지급하게 된다면 투자자 이익보호라는 자산운용사의 책임을 저버리는 행위가 될 수 있고 금융감독원도 이슈를 제기할 우려가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이화자산운용이 해당 업체와 맺은 컨설팅 계약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회사 입장대로라면 회사 경영진이 이슈가 된 펀드 운용의 중대 사안의 진행 사항을 파악하지 못한 셈이어서 내부통제에 허점이 드러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리파이낸싱 관련 결재 권한도 쟁점이다. 이전까지 펀드 리파이낸싱 등의 업무는 펀드 담당 본부장의 전결 사항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준법감시인과 의견 교환도 일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수수료 논란이 발생한 이후 현재는 펀드 용역비용 지출에 대해 일정 금액 이상일 경우 대표이사 전결 사항으로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조직개편으로 이화25호펀드 담당 조직도 현재는 변경됐다.

결재 권한 규정과 수수료 미지급의 정확한 사유 등에 대한 문의에 이화자산운용은 "해당 항목들은 당사가 운용하고 있는 특정 펀드의 구체적이고 세밀한 운용내역에 관한 것"이라며 "당사를 규율하는 관련 법규에 따라 제3자에게 펀드 운용에 관한 구체적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엄격히 제한되고 있어 개별적인 답변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변했다.

업계 "전면 미지급은 이례적"…성과급 미지급 갈등으로 내부 직원도 퇴사

외부에서 수수료 미지급에 대한 정확한 사유를 알기는 쉽지 않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에 대해 어떤 문제점이 있었더라도 사전에 파악했어야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신뢰가 중요한 시장인 만큼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구두상이든 계약서상이든 수수료를 주기로 이야기를 하고 컨설팅 업무를 진행했을 것이고 수수료도 시작 전에 알았을 텐데, 뒤늦게 논란이 되는 것은 상식적이진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컨설팅 업체 관련 문제가 발생하는 사례는 컨설팅 업체에게 오히려 과도한 수수료가 지급되거나, 컨설팅 업체가 지인이나 가족 명의로 되어 있어 사익을 취한 경우 등이다. 이번 건처럼 컨설팅 수수료 미지급 논란이 발생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이화자산운용의 내부 갈등이 컨설팅계약 수수료 지급에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지난 2022년 이화자산운용은 서울 종로구 공평동의 옛 하나투어빌딩 상층부를 약 1200억원에 매각하면서 수백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이 거래로 이화자산운용이 벌어들인 금액은 70억~80억원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수익의 30% 정도 본부 성과급으로 배정됐기 때문에 해당 본부로 인센티브가 지급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으면서 본부장과 대표 사이 갈등이 발생했고, 결국 내용증명까지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본부장이 이화25호펀드 담당자인 만큼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컨설팅 수수료 미지급으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추측이다. 해당 본부장은 퇴사 절차를 밟고 있으며 일부 직원들도 최근 회사를 떠났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년 전에도 이화자산운용은 성과급을 놓고 갈등이 불거지면서 운용실 직원들이 줄퇴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화자산운용 관계자는 "하나투어빌딩 매각 건의 경우 8명으로 구성된 매각 TFT(태스크포스팀)를 구성해 매각을 추진했다"며 "전사적인 노력 결과 성공적인 매각을 통해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고 청산할 수 있었으며, 성과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직원들에게 기여도에 상응하는 적절한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인력 이탈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사업연도를 맞아 4월 투자본부 조직개편을 단행했으며, 이는 저성과부서의 효율화를 통해 전사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경영의 일환"이라며 "조직개편 과정에서 3~4명이 회사를 떠났으나 조만간 7~8명이 입사할 예정에 있는 등 인력 운영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분쟁이 있는 사안은 양쪽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주장만으로 현재 단언하기 어렵다"며 "향후 검사를 진행하게 되면 그 부분들을 종합해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자산운용은 부동산 특화 운용사로, 전신은 노무라이화자산운용이다. 2010년 코스피 상장사인 이화산업이 일본 노무라홀딩스와 손잡고 노무라이화자산운용을 설립했다. 노무라홀딩스가 50%, 이화산업 계열사인 옥타곤파트너스와 이화앤컴퍼니가 각각 30%와 20% 지분을 보유하는 형태였다. 이후 2020년 노무라홀딩스가 지분을 조홍석 이화자산운용 회장에게 넘기면서 이화산업 계열사가 됐다.

이화자산운용의 지배구조 정점에 이화산업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최대주주인 조홍석 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조홍석 회장은 조규완 이화산업 회장의 동생이며, 고창연 이화자산운용 대표이사와는 동서지간이기도 하다.


은주성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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