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패션 플랫폼 '쉬인' 상륙에 '예의주시'…국내서도 통할까

쉬인 국내 홈페이지 갈무리.

초저가를 내세운 중국 패션 플랫폼 '쉬인'이 국내에 진출하면서 관련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다, 국내서도 고물가 부담에 값싼 중국 플랫폼을 찾는 수요가 입증됐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쉬인은 지난 4월 말 한국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 진출에 나섰다. 특히 서브 브랜드인 '데이지(Dazy)'의 첫 글로벌 앰버서더로 배우 김유정을 발탁하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쉬인은 유행을 빠르게 반영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패스트 패션' 온라인 플랫폼으로, 주문형 생산방식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출시 초기에는 제품을 100~200여개 수준으로 소규모로 생산해 시장 반응을 살핀 뒤, 고객 피드백을 반영해 수요가 높은 제품을 재입고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자동화해 생산량과 재고를 조절하고, 유행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쉬인은 대표적인 패스트패션 기업인 스페인의 자라(ZARA)와 스웨덴의 H&M을 앞섰다. 지난해 쉬인은 매출액 450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자라의 모기업인 인디텍스는 389억달러, H&M은 230억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유행에 민감한 미국과 유럽의 젊은층을 공략하고, 인플루언서 등을 통한 SNS 마케팅 전략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쉬인은 한국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해 스트릿 패션부터 우아한 스타일, 편안한 캐주얼룩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홈페이지에서는 배우 김유정이 큐레이팅한 S/S 컬렉션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이 밖에도 '3개 구매 시 1개 무료' 이벤트를 비롯해 만원 이하의 의류, 뷰티, 생활용품 등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다. 무료배송도 강점이다. 일반 배송의 경우 11~13일 이내 도착한다고 공지하고 있으며 가격은 무료다. 빠른 택배인 특급배송의 경우 5~7일 이내 도착하며 가격은 3000원이다. 4만9000원 이상을 구매하면 무료배송이 적용된다.

초저가와 무료배송을 앞세운 쉬인의 한국 진출에 패션업계는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 저가 플랫폼과 차별화가 어려운 동대문 사입 기반 브랜드는 정체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의류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은 가격 비교가 쉽기 때문에 의류의 품질보다는 가격 측면에서 수요가 높은 소비자를 흡수할 것"이라면서 "원하는 디자인이 확고한 소비자일수록 해당 제품을 찾기 위한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패션 플랫폼 관계자는 "쉬인이 이제 막 한국에서 공식 판매를 시작한 만큼 당장 지표상의 영향은 없지만,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쉬인은 제작부터 유통까지 할 수 있는 거대한 플랫폼이기 때문에 알리·테무보다 더 위기감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알리와 테무 등 중국 플랫폼이 안전성과 품질 논란을 겪으며 한 차례 사용자 수 이탈이 있었던 만큼, 소비자 신뢰를 얻는 것이 과제라는 시각도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은 전세계 생산공장에서 유통채널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다양해지겠지만, 이커머스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유빈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