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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 조원희 지란지교시큐리티 대표 "단단하고 탄탄한 100년 기업 목표"

"직원 행복해야 고객 신뢰 얻을 수 있어"
취임 6개월 간 직원 150명과 일대일 스킨십
1호 영업맨서 대표까지…지속가능 100년 기업
김경문 기자

"지란지교시큐리티가 지속 가능한 '100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흔들림 없이 원팀으로 함께 단단하고 탄탄한 기업을 만들겠습니다"

지란지교 그룹 1호 영업사원에서 지란지교데이터를 거쳐 지난해 지란지교시큐리티 대표에 오른 조원희 대표는 자신의 경영 철학을 이같이 밝혔다.

판교 본사에서 머니투데이방송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조원희 지란지교시큐리티 대표의 모습./사진=지란지교시큐리티

지란지교시큐리티는 보안소프트웨어 전문기업으로 메일 보안·문서 보안·모바일 보안·악성코드 위협 대응 시스템 등 기업용 보안 솔루션을 공급해왔다. 지란지교그룹은 지난 2014년 핵심 사업인 보안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지란지교소프트 보안사업부를 분사해 지란지교시큐리티를 설립했다.

조원희 대표는 과거 충남대학교 동문 출신인 오치영 창업주와의 우연한 인연으로 23년 전 직원 수 10명 남짓의 작은 벤처기업 지란지교소프트에 합류했다. 이어 개인정보보호센터장과 사업본부장을 역임하며 경영 성과를 인정받았다.

최근 판교로 본사를 옮긴 지란지교그룹 사옥에서 조 대표를 만났다. 책상 바로 옆 수십 개의 건의사항 포스트잇에서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겠다는 그의 다짐이 느껴졌다.

■ 회사 '1호 영업맨'에서 대표까지

충남대 무역학 석사 출신인 조원희 대표는 대학원 졸업과 함께 서울 여의도서 방화벽 시장 1위 기업에 취업했다.

그러던 중 그는 개인사정으로 고향 대전으로 내려갈 계획을 세웠고, 오치영 창업주는 조 대표에게 함께 일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1호 영업대표'가 됐다

"오치영 창업주께서 직접 저에게 영업을 제안했습니다. 당시에는 영업이 저와 맞지 않다고 생각해, 3개월 해보고 안되면 그만두겠다고 말했죠. 그런데 막상 죽기살기로 일을 하다보니 성취감이 정말 컸어요"

지란지교소프트 1호이자, 유일한 영업맨이었던 그는 입사 1년 만에 20억 매출을 달성했다. 포기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는 그의 뚝심이 빛을 발했다.

최근 조 대표는 한 직원과 면담을 하면서, 지란지교데이터에서 지란지교시큐리티로 어떻게 오게 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그때 그 직원에게 "내가 스팸스나이퍼를 최초로 판 시조다"라고 말했다면서 웃음지었다.

조 대표는 인터뷰에서 '자율'과 '책임'을 강조했다. 그가 지란지교에 합류하게 된 이유도, 오 창업주와의 가치관과 통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지금의 지란지교그룹을 이루는 가장 큰 기조는 자율과 책임"이라며 "규칙은 최소화하고 스스로 능동적으로 직원들이 움직일 수 있도록 최대한의 자율을 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직원들이 회사에 기여한 만큼 보상받을 수 있는 '마일 세일즈' 제도도 이달부터 시작했다. 비영업직군에 있더라도 회사에 대한 애사심을 갖고 제품 홍보와 매출에 기여한 직원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다.

조 대표는 "회사의 성장에 기여한 비영업군 직원의 기회를 응당한 보상을 해주는 취지"라며 "발생 매출의 일부를 개별적인 인센티브로 줄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고 설명했다.

■ 100년 기업과 매출 1000억 기업 목표

"100년 기업과 10년 내 매출 1000억원 달성을 위한 숙제는 결국 '지속성'이다. 이를 위해선 고객과의 '신뢰'가 바탕이돼야 하고 고객과 가장 긴밀하게 소통하는 직원들이 행복해야만 가능합니다"

조원희 대표는 앞으로의 10년 뒤 회사의 모습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지란지교시큐리티의 창립 슬로건은 '100년 가는 보안기업'이다. 조 대표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첫 단추로 직원과의 소통 강화에 나섰다.

출처=지란지교시큐리티

새롭게 지란지교시큐리티 대표에 취임하며, 신입이 된 조 대표는 직원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150명에 달하는 직원들과 일대일로 만났다.

형식적인 면담 자리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조 대표는 하루에 네 차례씩 직원들이 원하는 자리를 주선했다. 오전과 오후에 티타임을 갖고, 점심과 저녁 자리를 함께하며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했다.

조 대표는 "처음에는 가볍게 생각하고 3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장장 6개월이 지나서야 끝났고, 직원들의 고충을 듣고 해소하려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실제 여기서 나왔던 직원들의 건의사항이 즉각 해결되기도 했다. 회식비의 사용 기한을 기존 한 달에서 세 달로 늘리고, 전면 재택 허용, 월급일 조정 등이 이미 완료됐다.

■ AI·CDR 솔루션 앞세워…'Japan to Global'로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이후 보안업계의 상황도 바뀌고 있다. AI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보안 위협 역시 증가했다. 이에 보안 업계는 AI를 활용한 자체 보안 솔루션과 제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지란지교시큐리티는 챗GPT가 등장하기 전부터 AI의 중요성을 깨닫고 자체 주력 상품에 AI 기술 적용을 검토해왔다.

조 대표는 "지란지교시큐리티의 경쟁력은 메일, 문서, 모바일 보안 업계 1위로서 쌓아온 데이터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시켜 위협 정보 식별의 정확도를 높여, 알려지지 않은 위협 대응을 위한 잠재 위협 예측 정확도를 향상 시키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지란지교시큐리티가 국내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영역은 콘텐츠 무해화 CDR(Content Disarm & Reconstruction)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은 지난 2017년 출시한 '새니톡스'로 CDR 기반의 첨부파일 악성코드 대응 솔루션이다.

조 대표는 "악성 위협과 공격들은 AI와 결합하며 진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위장하고 교묘한 방법으로 기업 내부에 침투한다"고 경고했다.

실제 문서 위장형 악성 공격 비중은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악성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실행가능한 잠재적인 요소들을 모두 제거하는 CDR을 구축하는 것이 AI 시대 속에서 기업들의 가장 현실적인 해킹 대응 방법이다.

즉, '아무도 신뢰하지 않는다'는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가 세계적인 보안 트렌드로 자리잡은 가운데, '새니톡스'가 이 같은 개념을 적용한 것이다.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일본 시장 공략에 성공한 지란지교시큐리티의 '스팸스나이퍼' 제품에 뒤이어 제로트러스트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일본 시장에서 '새니톡스'가 2연타를 날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본에는 아직까지 보안 전문 인력이 부족한 기업들이 많다. 이들을 타깃으로 지란지교시큐리티는 악성 이메일 모의훈련 '머드픽스' 제품 공급에 나섰다. 일본 진출 4년 만에 29만 이용자와 4800개 고객사를 확보하며 성장세가 가파롭다.

조원희 대표는 "지란지교그룹의 글로벌 전략인 'Japan to Global'을 바탕으로 일본에서의 성공 이후 차근차근 유럽, 미주 등 해외 확장 전략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원희 대표가 집무실 책상 바로 옆에 위치한 직원 건의사항 게시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지란지교시큐리티

"고객들이 신뢰할 수 있는 회사가 되겠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조 대표는 고객과의 '신뢰'를 강조했다. 그는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한 방법으로 고객과의 신뢰를 말했다.

신뢰(信賴)라는 한자어를 풀이하면 '믿고 부탁한다'는 뜻이다. 믿고 부탁하는 신뢰는 '사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가 신뢰를 얻기 위해 직원의 행복을 강조한 뜻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란지교시큐리티 직원들의 평균 근속 연수는 6~10년에 달한다. 최근 이직이 하나의 사회 트렌드가 된 상황 속에서도 직원들의 근속 연차가 높은 데에는 지란 그룹의 인본주의 정신이 있었다.

조 대표는 "직원의 행복이 더 좋은 솔루션과 서비스를 만드는 가장 큰 동기요소라 생각한다"며 "직원들이 기분 좋게 일할 수 있는 환경과 복지를 계속해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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