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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코노미] 송강호도 못 살린 디즈니+, 곳간 풀면 좀 나아질까

천윤혜 기자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무빙'으로 간만에 살아나나 싶었던 디즈니+가 긴 암흑기를 보내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부진이 어지면서, 하반기 반등 가능성에도 물음표가 붙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감독 신연식/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제작 슬링샷 스튜디오)이 6월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송강호의 데뷔 첫 드라마로 공개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기대와는 달리 호불호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시청자들은 느린 호흡과 복잡한 서사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냈고, 드라마는 흥행에 실패했다. 공개 첫 주, 그리고 종영 후 OTT 플랫폼 내 콘텐츠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 디즈니+ TV쇼 부문 한국 1위에 오르긴 했지만 그 이상의 성과는 없었다. 글로벌 성적은 물론, 국내 시청자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는 데도 실패했다. 400억원대의 제작비가 들었다고 알려진 것에 비하면 뼈아픈 결과다.

이로써 디즈니+의 올 상반기는 암울하게 끝났다. '킬러들의 쇼핑몰' '로얄로더' '지배종'에 '삼식이 삼촌'까지 쉬지 않고 오리지널 시리즈를 내놓았지만 뚜렷한 성공작이 없는 것. '삼식이 삼촌' 못지 않게 상반기 기대작으로 꼽혔던 주지훈 한효주 주연 '지배종' 또한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 잠시 주목받았을 뿐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회사는 지난해 8월 조인성, 한효주, 차태현, 류승범 등 톱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무빙'의 성공으로 급부상했다. '카지노' 시리즈(2022, 2023)를 제외하고는 공개하는 작품마다 줄줄이 고배를 마셔 한국 시장 철수설까지 돌던 중 '무빙'이 히트를 치며 디즈니+는 기사회생한 바. 이후에는 대작 라인업을 확보하면서 제2의 '무빙'을 만들겠단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올 상반기 기대작이었던 작품들이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면서 회사는 또다시 위기에 직면했다.

MAU(월간활성이용자수) 또한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디즈니+의 MAU는 지난해 9월 394만2031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떨어지기 시작해, 올 6월에는 252만2194명을 기록했다. 이는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 티빙, 쿠팡플레이, 웨이브에 이은 5위 수치. 신규설치건수도 같은 기간 119만9582건에서 19만8144건으로 뚝 떨어졌다.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그나마 지난달부터 공개를 시작한 새 오리지널 시리즈 '애콜라이트'가 글로벌에서 어느 정도 반응을 얻고 있는 건 위안거리다. 특히 이 작품은 이정재가 동양인 최초로 '스타워즈' 시리즈에 합류해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애콜라이트'는 지난달 첫 공개 후 하루 만에 글로벌 480만뷰, 공개 5일 만에 1110만뷰를 기록하며 올해 디즈니+ 시리즈 중 최고 시청 수치를 기록한 작품에 등극했다. 공개 첫 주 플릭스패트롤 디즈니+ TV쇼 부문에서도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이에 비하면 국내 성적은 아쉽다. 한국에선 '스타워즈' 팬덤이 상대적으로 약한 탓이다. 국내 순위 또한 2~3위에 머무르는 데 그쳤다. 때문에 '애콜라이트'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는 것과는 별개로 디즈니+의 국내 MAU를 올릴 거라는 기대감은 그리 높지 않은 게 사실이다.

디즈니+의 상반기 부진은 하반기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 오리지널 라인업은 흔히 말하는 '대작'으로 꽉 찼지만, 이미 상반기 기대작들이 연달아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남은 작품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지고 있는 거다.

회사는 우선 '삼식이 삼촌'의 다음 작품으로 '화인가 스캔들'을 3일 첫 공개했다. '화인가 스캔들'은 김하늘, 정지훈 주연 '화인가 스캔들'은 대한민국 상위 1% 화인가를 둘러싼 상속 전쟁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는 나우재단 이사장 완수(김하늘)와 그녀의 경호원 도윤(정지훈)이 화인가의 비밀을 마주하게 되는 치명적 스캔들 드라마. 하지만 재벌가, 외도, 스캔들 등 막장 요소를 갖춘 드라마 소재가 OTT의 주 구독층인 젊은 층에게 얼마나 매력적으로 다가갈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화인가 스캔들' 이후에는 박훈정 감독이 연출하고 차승원 김선호 주연한 '폭군'을 비롯해 김혜수 주연 '트리거', 조우진 지창욱 주연 '강남 비-사이드'를 공개할 예정. '무빙'의 원작자인 강풀 작가의 신작이자 주지훈 박보영이 주연을 맡은 '조명가게'도 올해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명 감독과 배우들을 앞세운 작품들이 대거 몰린 만큼 분명 팬들로부터 어느 정도 관심은 받고 있다. 그러나 구독자들은 이 관심이 반드시 작품의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라는 걸 '지배종' '삼식이 삼촌'을 통해 느꼈다. 결국 중요한 건 작품이 얼마나 재미있는지다.

디즈니+로서는 하반기 라인업 중 구독자를 모으는 '좋은' 작품이 나와야 한다. OTT 시장 최하위권을 벗어나기 위한 한방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천윤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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