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이슈체크]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 부러워하는 이유

K칩스, 보조금 주면 원가경쟁력 얼마나 커지나
김수헌 센터장

thumbnailstart


삼성전자가 2분기에 어닝서프라이즈급 영업이익(잠정집계 10조4000억원)을 냈습니다. 전년동기 대비 1450%나 증가한 수치죠. 매출액은 74조원으로, 23% 늘어났습니다. AI시장 확대에 따른 반도체 실적 개선이 어닝스프라이즈를 이끌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달 중 발표될 SK하이닉스 실적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와 경쟁하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자국 정부의 각종 지원(세금 및 보조금)하에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 역시 K칩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팔걷고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글로벌 칩워(Chip War) 속에서 정부의 지원은 기업 경쟁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정부 보조금이 반도체 기업 원가 경쟁력에 미치는 효과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나라 세제에는 국자전략 기술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제도가 있습니다. 반도체, 바이오, 2차전지, 미래차, 로봇, 디스플레이 등 산업군에 속한 중소기업의 투자에는 25% 세액공제가 적용되죠.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15%입니다.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반도체기업 A사에 의뢰해 2023년~2027년까지 10조원 투자시(설비 7조원, 건물 3조원) 한미간 세액공제를 비교해 봤습니다. 한국은 3080억원~9867억원이 산출되었습니다. 올해말 일몰되는 전략기술투자 세액공제 연장여부에 따라 금액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미국은 2조5000억원의 세제공제가 가능했습니다. 왜 이렇게 한미간 차이가 클까요? 미국은 건물투자에도 세금혜택을 주는 반면 우리는 장비, 클린룸 등 설비투자만 세액공제 대상이 되기 때문이죠. 아울러 우리는 투자 세액공제의 20%를 농어촌특별세로 다시 토해해야 합니다.

물론 우리 정부나 정치권도 반도체 지원을 강화하기위해 노력하고 있기는 합니다. 올해말로 예정된 반도체 설비 및 연구개발투자에 대한 세제혜택 일몰을 10년 연장하고, 세액공제율을 상향조정(대기업 25%, 중소기업 35%)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최근 국회의원들이 발의했고요(이른바 K칩스법 개정안), 반도체특별법 제정안도 곧 발의될 것 같습니다. 정부는 산업은행 반도체 저리대출 프로그램(17조원) 가동을 시작했죠.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아쉽다는 이야기를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 투자증가분에 대한 공제까지 고려하면 우리 대기업 역시 미국과 같은 25%의 세액공제율을 적용받는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우리는 건물 투자를 제외하는데다 농특세 부담도 지웁니다. 그래서 실제 한미간 차이는 상당히 크다고 업계는 지적하죠. 특히 현금 보조금을 고려하면 한미각 격차는 세배 수준에 이른다고 합니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은 반도체 투자에 대해 현금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보조금은 반도체 제조원가 경쟁력에 어느 정도나 영향을 미칠까요. 대한상공회의소가 딜로이트에 의뢰하여 조사한 보고서(반도체 공급역량 및 원가경쟁력 향상을 위한 과제)에 그 답이 있습니다.

보고서에 나타난 세계 팹 증설현황을 보면, 기업의 반도체 투자에 대해 미국은 30% 보조금을 지급합니다(중국 68%, 일본 16%, 유럽연합 49%, 인도 47%). 반면 대만과 우리나라는 '0'입니다.


딜로이트는 보조금 지급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를 추정하였습니다. 시설투자액에 대한 직접 보조금 30% 기준입니다. 보고서 내용을 해설하기에 앞서 한가지 사전설명을 해 보겠습니다.

A기업이 1조원을 설비투자하였고, 10년 정액 감가상각을 적용한다면, 10년동안 연 1000억원의 감가상각비(제조원가)를 손익에 반영해야겠죠. 그런데 정보보조금으로 30%(3000억원)을 지원받는다고 해보죠. 연 300억원의 감가상각비 절감(3000억원/10년) 효과를 얻을 수 있겠네요.

정부보조금이 없을시:1조원/10년=1000억원 감가상각비(제조원가) 발생
정부보조금 있을시:A사 자기돈 7000억원에만 감가상각적용=7000억/10년=700억원

원가가 연 300억원 절감된다는 것은 그만큼 이익이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법인세율을 20%로 가정하면 연 60억원(300억원X20%)만큼 법인세 비용이 증가하겠죠. 300억원 원가감소와 60억원 법인세 증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결론적으로 240억원의 비용 순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제 보고서를 살펴보겠습니다. 300m 웨이퍼 기준으로 D램 장당 생산비용은 5746달러입니다. 이 가운데 감가상각비가 41% 즉 2356달러를 차지하죠. 정부보조금 30%를 고려하면 707달러의 감가상가비 절감(2556달러X 30%=707달러)효과가 생깁니다. 이 때문에 법인세 비용은 187달러가 증가합니다(세율 26.4%로 가정, 707달러X26.4%=187달러).

종합적으로 웨이퍼 장당 비용은 5746달러에서 5226달러로 감소하니 약 9.1%의 원가경쟁력 강화효과를 얻을 수 있네요.


이런 식으로 보면, 3나노 파운드리와 5나노 파운드리에서도 각각 10.2%, 9.7%의 비용절감 즉 원가경쟁력이 생깁니다.



보고서는 이같은 분석을 근거로, 글로벌 시장 지배력 확장 및 기술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보조금 등 좀 더 직접적인 지원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미국의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정부 보조금덕분에 2023년에 3.18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였습니다. 그만큼 영업이익 증가효과를 얻었다는 거죠.



마이크론은 지난해 8월 미국 상무부에다 2개 자회사에 대한 직접 보조금 지원을 요청하였습니다. 이른바 CHIPS Act(반도체법)에 따른 지원을 요구한 거죠. 세제혜택과 보조금 지원을 받는만큼 마이크론의 원가경쟁력은 더 커질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세수부족 등으로 보조금 지원은 어려울 겁니다. 세제지원만이라도 확실히 해 달라는 것이 업계의 바람인것 같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