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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그알] 아이돌은 자랑스러운데 공연장은 부끄러운 K팝 이야기

천윤혜 기자

서울아레나 착공식 / 사진 제공=뉴스1

서울에 K팝 전용 공연장이 만들어진다. 서울아레나 공사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K팝 콘서트 대관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하는 동시에 공연의 질도 한층 올라갈 거라는 기대가 이어진다.

서울시는 지난 2일 서울아레나 건립 예정지(서울 도봉구 창동 1-23)에서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 민간투자사업' 착공식을 개최했다.

서울아레나는 창동역과 노원역에 인접한 약 5만㎡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6층의 연면적 11만9096㎡ 규모로 들어선다. 최대 2만8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아레나공연장(1만8269석)과 최대 7000명 수용 가능한 중형 공연장(2000석)을 비롯해 영화관, 대중음악지원시설, 판매 업무시설 등 K팝 중심의 복합문화시설로 조성될 예정. 오는 2027년 3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서울시는 서울아레나 조성을 통해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공연의 특색을 살리는 동시에, 대규모 관객과 호흡하며 최고의 공연을 펼칠 공간을 제공하겠단 계획이다.

서울아레나가 첫 삽을 뜨면서 K팝 업계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해당 공연장이 계획대로 준공되고 개관할 경우, K팝 전용 공연장으로 활용될 예정이기 때문. 최근 K팝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정작 K팝의 본고장인 한국에 마땅한 K팝 공연장이 없던 게 사실이다.

서울에서 가장 큰 경기장 중 하나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은 지난해 8월부터 리모델링에 들어간 상태다. 최대 10만명을 동원할 수 있던 공연장을 당분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는 공연장은 찾아보기 힘든 현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6만6000명 정도 수용할 수 있지만 잔디 훼손 등을 우려해 대관을 쉽게 내주지 않는다. 올해는 세븐틴, 임영웅, 아이유만 대관에 성공했다. 이보다 규모는 작지만 K팝 공연장으로 많이 활용되는 올림픽공원 KSPO돔(구 체조경기장), 고척돔 등도 있다.

그러나 이곳은 모두 K팝 공연이 아닌 스포츠 경기를 위해 지어진 경기장이다. 현재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프로축구가, 고척돔에선 프로야구가 정기적으로 진행 중. 결국 스포츠 경기가 우선 배정되면서 K팝 콘서트를 위한 대관은 쉽지 않다.

올 상반기만 해도 세븐틴, 아이유, 임영웅, NCT 드림, 에스파, 샤이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악뮤, 데이식스 등 많은 아티스트가 국내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그러나 대관 가능한 공연장도 적고, 스포츠 경기를 피해 공연을 잡아야 한다는 제약까지 있으니 엔터사끼리 치열하게 대관 경쟁을 해야 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에 따르면 반년 이상 여유를 두고 대관하지 않으면 원하는 날짜에 공연하기 힘들다고.

사진 제공=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YG엔터테인먼트, 물고기뮤직, SM엔터테인먼트

대안으로 떠오른 건 지난해 오픈한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다.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한국 최초 다목적 공연장으로, 설계 단계에서부터 음향을 고려한 건축 음향 설계 기법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져 공연에 최적화된 장소로 주목받았다. 개관 후 2023 멜론 뮤직 어워드를 시작으로 태민, 동방신기, 악뮤, 샤이니 등의 콘서트가 이뤄졌다. 팝스타 마룬 파이브도 같은 장소에서 단독 공연을 펼쳤다.

그러나 인스파이어 아레나의 가장 큰 문제는 접근성이 좋지 않다는 거다. 물리적인 거리로만 봤을 때 서울과 떨어져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교통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공연이 끝난 후 팬들이 공연장을 빠져나오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공연을 기획하는 관계자 입장에서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만족할 만한 선택지가 되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대 부지 32만6400㎡에 세계 최대 규모의 K팝 공연장(아레나)과 스튜디오·테마파크·숙박시설·관광단지 등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은 'K-컬처밸리' 사업이 백지화되면서 업계의 걱정도 커졌다. 공사비 상승 등의 이유로 공사가 지연됐고, 결국 경기도가 사업시행자인 CJ라이브시티와의 협약을 해제한다고 발표한 상황. 이에 따라 해당 사업은 언제 재개될지 불투명해졌다.

그런 가운데 서울아레나 착공 소식은 가요계에 더없는 희소식이다. 잠실주경기장, 서울월드컵경기장 정도의 대형 공연장은 아니기에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공연장 대관 문제만큼은 어느 정도 해결해 줄 걸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K팝이 글로벌로 성장한 만큼 K팝 전문 공연장의 필요성이 꾸준히 대두된 바. 공연에 적합한 음향 시설과 가변형 무대를 갖춘 전문 공연장을 통해 K팝 공연 퀄리티를 높일 거라고 전망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아레나가 개관한다면 당연히 공연에 숨통이 트일 걸로 기대한다. 사실 잠실 주경기장, 잠실실내체육관, 서울월드컵경기장, 고척돔 등은 공연할 장소가 없어서 하는 곳일 뿐이다. 경기장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이지 않나. 그런 점에서 서울아레나는 공연을 위한 공간이 탄생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티스트 입장에서도 공연장 음향 시설이 좋다면 기존 경기장에 더 이상 의존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 다만 중요한 건 교통이 원활해야 한다는 거다. 팬들이 편하게 공연장을 다닐 수 있게 만들어진다면 서울아레나는 완벽한 대체재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천윤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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