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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AI 기본법' 논하자더니 도망치듯 자리 뜬 의원들

11일 국회 AI기본법 입법토론회
30분도 안 돼 의원들만 쏙 빠져
이수영 기자

정부, 산업, 학계 관계자 앞에 있어야 할 국회의원들이 자리를 뜬 모습. 자리에 있는 명패 앞에는 다른 인물들이 앉아 있다. /사진=이수영 기자

"의원들 없이 우리들끼리 회의했네요(웃음)."

국회 인공지능(AI) 기본법 토론회에 참석한 관계자의 발언이다.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AI 기본법 입법토론회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정무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등 AI 산업과 관련된 국회 위원회 위원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22대 국회 출범 이후 AI 기본법은 6건이 발의됐다. 이날 토론회는 AI 기본법 제정에 앞서 업계와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였으나, 정작 이들 의견을 경청해야 할 위원들은 일찌감치 자리를 떴다.

국회 토론회장에서 참석 의원들이 중간에 자리를 뜨는 건 일상적이다. 다만 AI가 국가 산업으로 부상한 마당에 축사만 하고 뜨는 행위는 이해하기 어렵다. 당초 여야 모두 'AI 기본법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마련한 자리 아니었던가.

결국 이번에도 국민 세금으로 의원들 없는 토론회만 열었다. 여당 측 인사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날 축사가 끝나고 오래지 않아 자리를 뜬 위원은 △이강일(정무위·민주당) △이훈기(과방위·민주당) △황정아(과방위·민주당) △김남근(정무위·민주당) △김우영(과방위·민주당) 등이다.

참석자 위원 총 9명 중에 8명이 중간에 자리를 떴다. 사람들 모아 놓고 정작 자신들은 중요한 일이 있나 보다. 자리를 뜨지 않은 위원은 좌장을 맡은 차지호 의원(외교위원·더불어민주당)뿐이다.

문체위원인 민형배 의원(민주당)은 22대 국회서 AI 기본법을 발의한 인물임에도 현장 목소리를 듣지도 않은 채 10초 만에 토론장을 빠져나갔다.

국토위원인 윤종근 의원(민주당) 역시 오전 10시50분에 토론장을 찾았는데, 5분 후인 오전 10시55분에 퇴장했다. 행사 시작 시간은 오전 10시 정각이다.

결국 보여주기식으로 행사 주최 측에 이름만 올린 셈이다. 이름을 올린 게 성과로 반영되는진 모르겠으나 참석하긴 했으니 국회의원으로서 뭔가를 하는 것처럼 비춰지긴 했다.

이름만 올리고 참석조차 하지 않은 의원들도 있다. 과방위는 노종면(민주당), 박민규(민주당), 이정헌(민주당) 의원이 불참했고, 정무위에선 조승래(민주당) 의원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결국 토론은 의원들 없이 진행됐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병욱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변호사 △김영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1실장 △남철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기반정책과장 △이준헌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정책과장 △이진석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정책과 사무관 등은 각자 역할을 다했다. 비록 듣는 이 없는 공허한 외침이었지만 말이다.

세계 주요국들이 AI 기본법과 제도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입법 논의도 입을 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무대에서 우리나라의 AI 기술력 순위가 점점 내려가고 있다고 토로하던 한 AI 기업 관계자가 떠오른다.

이날 30분도 안 돼 자리를 뜬 의원들이 공통으로 한 말이 있다.

"AI 기본법 입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자리 비움


이수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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