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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교육부, AI 디지털교과서 '연구학교' 60곳 지정…학습 효과성 검증한다

-디지털선도학교에서 AI코스웨어 적용해 AI교과서 효과성 간접 증명
-"일반적인 프로세스 거치지 않고 밀어붙여 우려 커져"
-기기 과몰입·학습 효과 의심 등 비판 여론 여전…실물은 11월에 공개
윤석진 기자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월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교실혁명 선도교사 연수 개회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교육부가 AI 디지털교과서의 실효성을 검증하기 위한 연구에 돌입했다. 디지털 기기 과몰입, 학습 효과 반감 등의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현재 운영 중인 디지털선도학교 1000곳 중 60곳을 '연구학교(가칭)'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나온 결과를 토대로 AI교과서가 지닌 학습 효과성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AI교과서의 맛보기 격인 AI코스웨어를 몇몇 학교에 적용해, 새로운 학습 방식을 시도해 보는 디지털선도학교 사업을 진행해왔다.지난해 350개 학교로 시작해 올해 1000개로 늘었다.

AI 코스웨어는 인공지능에 교육 과정, 교과를 뜻하는 '코스(course)'와 소프트웨어를 뜻하는 '웨어(ware)'가 합쳐진 단어로, AI 기술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학교 현장에서 테스트된 AI코스웨어와 내년에 도입될 AI교과서는 맞춤형 교육이란 점에서 핵심 기능이 겹친다. 디지털선도학교의 성공 사례가 AI교과서에 대한 긍정 여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교육부가 디지털선도학교 사업을 벌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도재우 공주교대 교수는 "AI디지털교과서라는 명칭을 지닌 도구는 없지만 그 안에 들어가 있는 기능이 구현된 개별 도구는 굉장히 많고, 기존에도 많이 써왔다"며 "명칭이 다를 뿐 2000년대 초부터 데이터를 분석해 교사에게 알려주는 학습 분석 개념은 존재해 왔다"고 말했다.

현재 디지털선도학교 별로 AI코스웨어 이용 사례가 속속 접수되고 있다. 그중엔 학생들의 학습 주도성과 기초 학력이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대구 월배초등학교의 경우, AI코스웨어 이용 후 자기 효능감은 57.1%에서 71.4%로 높아졌고 학습 애착은 53.6%에서 64.3%로 올라갔다. 호기심은 46.4%에서 60.7%로 책임 의식은 60.7%에서 71.4%로 향상됐다.

아산 테크노중학교는 1학년 상대로 AI교육을 실시한 결과, 기초학력 미도달 학생의 향상도가 22%에서 62%로, 2학년은 8%에서 40%로 올라갔다.

이런 연구 결과에도 AI교과서는 물론이고 디지털 교육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았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AI교과서의 장점과 단점, 기술적인 제약 조건들을 각각 위원회를 조직해서 접근하는 프로세스를 밟아야 했다"며 "일반적으로 파일럿 테스트 등의 프로세스를 거치기 마련인데 교육 쪽에선 그런 게 잘 안 보여서 우려가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AI교과서 도입 재검토를 요청하는 국민동의 청원글이 5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기도 했다. 청원인은 "전면적인 디지털교과서 사용이 서면 교과서를 사용하는 것보다 객관적, 과학적으로 더 효과적인 교육 방식이 맞는지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 후 이 정책에 관해 다시 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일부 의원들은 AI교과서 효과성 재검토와 도입 시점 연기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청문회나 공청회를 열고 국민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교육부가 AI교과서 효과성 검증을 강화하려는 이유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장 적용도 안해보고 AI교과서를 도입한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사실 작년부터 디지털선도학교에서 AI코스웨어를 통해 계속 테스트를 해왔다"며 "올해 연구학교를 강화해 사례 중심이 아니라 증거 기반으로 하는 효과성 검증을 진행하는 중이다. 좀 더 객관적인 사례와 증거들이 나오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학교 조사가 비판 여론을 잠재울지는 미지수다. 어찌 됐든 AI교과서를 이용한 연구는 아니기 때문이다. 7월 현재 '교실혁명 선도교사'의 연수 과정에 투입된 것도 AI교과서가 아닌 'AI 교과서 프로토타입'이다.

AI교과서는 검정심사가 완료되는 오는 11월에야 공개된다. 내년 3월부터 실제 사용에 들어가는 걸 감안하면, AI교과서 테스트 기간은 넉 달에 불과하다.

AI교과서는 비상교육, 아이스크림미디어, 천재교육, 웅진씽크빅 등 스마트 학습 서비스를 제공 중인 민간 교육회사와 에듀테크 업체들이 함께 개발하고 있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기술적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개발 일정이 촉박한 것이 사실"이라며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사업이고 인공지능 맞춤형 교육에 대한 눈높이가 각각 다르다 보니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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