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엔터그알] 민희진이 입을 열면 큰일이 나게 돼있다

천윤혜 기자

사진 제공=뉴스1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모회사 하이브와 석 달 넘게 싸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와 얽힌 고소 및 소송만 최소 여섯 건이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최악으로 치달은 건 상당 부분 스스로 자초한 탓인데, 과연 그는 알고 있을까.

민희진 대표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측은 용산경찰서에 하이브 대표이사 박지원, 감사위원회 위원장 임수현, 최고법률책임자 정진수, 최고재무책임자 이경준, 최고커뮤니케이션 책임자 박태희를 업무방해, 전자기록 등 내용탐지,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 등),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24일 밝혔다.

불법으로 취득한 메신저 대화를 편집, 왜곡해 유출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전날 한 매체가 민 대표의 뉴진스 빼앗기 의혹을 제기한 과정에서 카카오톡 대화 내역, 내부 회의록 등이 공개된 것에 대한 대응이다.

해당 매체 보도에 따르면 민 대표는 2021년 3분기 데뷔를 목표로 하이브 레이블 쏘스뮤직이 걸그룹을 준비할 당시 브랜딩 책임자를 맡았지만 업무를 지연시켰고, 그 결과 데뷔가 미뤄진 팀을 자신의 레이블로 빼냈다. 또한 무속인에게 "걸그룹 애들 내 레이블로 데려오고 싶어졌다"고 얘기하는가 하면 "귀신(에) 씌었니? 쟤" "문제 일으키려나?" 등을 질문하며 데뷔조 멤버를 선발했다. 그렇게 탄생한 그룹이 뉴진스다.

이에 민 대표 측은 추측에 기반해 재구성된 허위 사실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하이브가 소속을 옮긴 아티스트(뉴진스) 개인 정보를 허락 없이 공공에 노출하고 개인 메신저 대화를 무단으로 유출한 거라고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하이브도 민 대표의 대응에 강경하게 맞섰다. 회사는 민희진 대표가 과거에 반납한 노트북을 포렌식 한 적 없음을 가처분 심문기일에 법정에서 이미 밝혔다며, 입수 경위에 대해 수차례 알렸음에도 고소를 진행한 것에 대해 무고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레이블 쏘스뮤직 또한 민 대표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민 대표가 앞선 매체 보도를 반박하는 과정에서 쏘스뮤직이 자신의 론칭 전략 상당 부분을 카피했다고 주장하자, 강력 부인하고 나선 것.

사진 제공=쏘스뮤직, 빌리프랩

민희진 대표와 하이브 사이 갈등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양측은 고소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이로써 민 대표는 자처하는 '뉴진스 맘' 본분 대신 경찰서와 법정에 드나드는 일이 잦아질 전망이다.

돌이켜 보면 그가 소송에 휘말린 건 직접 발언한 내용이 문제가 된 영향이 컸다. 앞선 4월 하이브는 민 대표의 경영권 침탈 의혹을 제기하며 그를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하지만 민 대표는 하이브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면서 오히려 소속 걸그룹 뉴진스가 차별 대우 받았다고 주장, 이 과정에서 하이브 소속 타 아티스트인 르세라핌과 아일릿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방 의장이 뉴진스를 하이브 첫 걸그룹으로 데뷔시켜 주겠다 했지만 르세라핌을 먼저 데뷔시켰다며 르세라핌이 뉴진스에 피해를 준 것처럼 얘기했으며, 또 아일릿의 헤어, 메이크업, 의상, 안무 등이 뉴진스와 비슷하다며 아일릿을 '아류'라 표현했다.

이는 두 팀 소속사의 분노를 불렀다. 르세라핌 소속사 쏘스뮤직과 하이브 측은 민 대표가 본인의 별도 레이블에서 팀을 만들겠다고 강력히 주장해 회사를 분할하고 계약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뉴진스 데뷔가 지연됐다고 해명했고, 아일릿 소속사 빌리프랩은 표절 여부는 개인의 일방적이고 왜곡된 해석이 아닌 합당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판단돼야 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 민 대표의 발언에 의해 대중에 부정적으로 낙인찍힌 두 그룹의 이미지는 되돌리기 힘들었고, 결국 쏘스뮤직은 민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명예훼손, 업무방해 및 모욕 혐의)을, 빌리프랩은 형사고소와 손해배상소송(업무 방해 및 명예훼손 혐의)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민희진 대표의 일방적인 주장, 그리고 거침없는 발언은 본인에게 칼날이 돼 돌아오고 있다. K팝 업계 잔뼈가 굵은 '어른'으로서 과격한 한마디 한마디가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예상하지 못했다면 그것 또한 실책 아닐까. 그의 배려 없는 발언들은 많은 후배 아티스트를 상처받게 했고, 가요계의 다른 이슈까지 덮어버렸다.

정작 해명이 필요한 부분에는 반응하지 않는 선택적 반박이 진실을 판단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앞선 보도를 통해 무속인과의 대화 내용 일부가 공개됐음에도 이에 대한 반론을 쏙 뺀 건 어떤 계산일까. 이후 성희롱 피해를 당한 여직원을 외면하고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의 편을 들며 신고자를 무고죄로 고소하라고 조언한 내용도 추가로 나왔지만 역시 입을 닫고 있다. 그가 평소에 펼친 거친 언사 역시 끊임없이 공개되고 있는데, 제대로 된 해명 없이 '허위 사실'이라고만 방어하는 상황이 대중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그가 정녕 배임을 저질렀는지는 수사기관이 판단할 일이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과거의 책임감 없는 말과 어쩌면 계속 현재 진행형인 무분별한 행동은 우선 대중을 실망시키고 있다. 마지막에 이르러 민희진은 법적으로나 도의적으로나 과연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을까.


천윤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