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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그알] 흉흉한 카카오엔터? SM 손 더 꽉 잡아야 할 이유

천윤혜 기자

사진 제공=뉴스1

SM과 만나 탄탄대로를 걷는 줄만 알았던 카카오엔터가 암초를 만났다. 모회사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로 인한 타격을 입은 거다. 그럼에도 그동안 그려온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해선 방법이 없다. 앞만 보고 달리는 것뿐.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 기한이 연장됐다. 지난달 23일 구속된 데 이어 서울남부지법이 김 위원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 기한 연장 허가 신청을 인용하면서 그는 오는 11일까지 구속 상태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현재 김 위원장은 자본시장법 위반(시세조종)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하이브가 SM(SM엔터테인먼트) 지분 공개매수를 단행하던 때 카카오가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공모해 SM의 주가를 공개 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하이브는 공개매수에 실패했고, 이후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통해 SM 인수에 성공했다.

김 위원장의 구속으로 인해 카카오 분위기는 흉흉해졌다. 그중에서도 특히 직격탄을 맞은 곳은 카카오엔터(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가 SM과의 협업 주체였기 때문이다.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6월 SM과 음반‧음원 유통 협업으로 협력을 시작했고, 두 달 뒤 북미통합법인 출범을 알리면서 본격적으로 협업을 확장했다. 최근 카카오엔터 공동대표 자리에 앉은 장윤중 대표는 북미통합법인 대표와 SM CBO(최고사업책임자)를 겸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만큼 카카오엔터는 SM과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겠단 의지가 컸다.

그러나 카카오의 SM 인수 과정에 위법 요소가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양사의 협업이 지속될 수 있는지 우려하는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약 1년간 SM과 손발을 맞춘 끝에 이제서야 제대로 달리기 시작하던 찰나 벌어진 일이기에 카카오엔터 입장에서도 더욱 아쉬울 터.

다만 SM과의 협업에 대해선 달라진 게 없는 상황이다. 결국 이같은 사태 속에서도 해오던 일을 무사히 해내야 하는 게 카카오엔터의 현재다. 이들 협업의 핵심 거점은 북미통합법인이다. 북미통합법인은 현재 영국 엔터테인먼트 및 TV 프로그램 제작사 문앤백(Moon&Back)과 손잡고 영국 보이그룹 론칭을 준비 중이다. 이 팀은 올 하반기 데뷔 예정이며, 데뷔 전에는 이들의 성장 과정을 담은 TV시리즈가 BBC One과 BBC iPlayer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SM과 카카오엔터의 노하우를 결합시켜 팝의 본고장 영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기획인 만큼 이 프로젝트는 양사에 굉장히 중요하다. 북미통합법인도 궁극적으로 글로벌 현지 IP 기획 및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이번 성과에 따라 두 회사의 추후 활동 방향도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윤중, 권기수 카카오엔터 공동대표/사진 제공=카카오엔터

이 법인은 두 회사 소속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SM 소속 라이즈와 카카오엔터 레이블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브가 각각 소니 뮤직 산하 레이블 RCA 레코드, 소니 뮤직 산하 레이블 컬럼비아 레코드와 파트너십을 맺은 것도 북미통합법인의 성과다. 이들 그룹은 해당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음원 유통과 북미 현지 마케팅 및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었다.

양사 소속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활동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선 북미통합법인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올해도 SM 소속 NCT DREAM, 에스파 등을 비롯해 카카오엔터 레이블 이담엔터 소속 아이유, IST엔터 소속 더보이즈 등이 월드투어를 갖는다. 이들의 활동이 차질 없게 이뤄지게 하는 게 카카오엔터가 해야 할 일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카카오엔터는 전년 동기 대비 13.1% 상승한 4872억7372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75억8132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9억1926만원 손실을 본 것에 비하면 손실폭을 크게 줄였다. 같은 시기 카카오 실적을 살펴보면 SM 인수 편입 효과로 인해 뮤직 부문에서 성과가 유독 두드러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뮤직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2% 늘었는데, 이는 회사 부문별 매출 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수치다. 다음으로 높은 상승폭을 보인 부문인 미디어가 같은 기간 41% 오른 것과 비교하면 차이는 상당하다.

이처럼 SM 인수 효과를 톡톡히 본 카카오엔터였기에 이번 사태는 뼈아프다. SM과의 협업이 길을 잃는다면 향후 실적 추락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렇기에 카카오엔터로서는 더욱 이를 꽉 물고 진행하던 사업을 성공시켜 성과로 보여줘야 할 것.

게다가 회사는 이와는 별개로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고가에 인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2020년 카카오엔터가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김성수 당시 대표와 이준호 당시 투자전략부문장이 바람픽쳐스에 시세 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비싸게 매입했다는 혐의다.

검찰은 김 전 대표가 이 전 부문장과 공모해 기업 가치평가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인수대금을 부풀려 카카오엔터에 경제적 손해를 입힌 걸로 보고 있다. 법원은 올 초 두 차례에 걸쳐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지만, 김범수 위원장의 시세조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에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해당 의혹에 대한 수사에 충실히 임해야 한다.

회사가 여러모로 위기에 빠진 건 분명하다. 일각에선 SM은 물론, 카카오엔터 매각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이럴 때일수록 SM과 진행하던 기존 사업 방향대로 달려나가면서 결과로 존재감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천윤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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