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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먼 : 귀신전' 상상 압도 현실 공포...시즌2 물었더니

천윤혜 기자

사진 제공=티빙

무속세계를 제대로 다룬 위험한 작품이 막을 내렸다. 매회 충격적인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인 '샤먼 : 귀신전'이 한국 오컬트를 사실적으로 그리며 의미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25일 8회 전편이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샤먼 : 귀신전'(연출 박민혁‧이민수‧신민철‧서영민/제공 티빙/제작 JTBC)은 귀신 현상으로 고통받는 일반인 출연자와 무속인의 의식 과정을 따라가며, 지금도 여전히 한국 문화에 남아있는 샤머니즘에 대해 밀착 취재한 다큐멘터리.

이 작품은 지난 11일 첫 공개 후 역대 티빙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중 공개 첫 주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에 올랐다. 공개 첫날에는 티빙 실시간 인기 시리즈 1위를 기록하기도. 이후에도 종영 다음날까지 꾸준히 10위권 내에 들며, 다큐멘터리로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성과를 냈다.

기분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시즌2를 기다린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물론 시즌2 제작 여부는 티빙이 결정할 테지만, 제작진 입장에서는 더 하고 싶은 얘기도 많을 터. 이민수 PD는 종영을 맞아 머니투데이방송 MTN에 "한국의 샤머니즘, 무속의 세계는 엄청나게 방대하고 다양하다. 전통문화로서의 가치를 가진 세습무도 있고,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굿도 있다"며 "샤먼을 소재로 한다면 다룰 수 있는 주제는 매우 많을 것 같다. 한국의 무속과 닮은 점이 많은 다른 나라의 샤머니즘, 이를테면 몽골, 태국, 일본 등 해외에서 제작을 해봐도 좋을 것 같다"고 얘기해 기대감을 높였다.

'샤먼 : 귀신전'이 사랑받은 가장 큰 포인트는 과장이 없다는 거였다. 이 작품은 귀신 현상을 겪는 사례자들이 자신의 경험담을 전하고 무속인에게 굿을 받고 치유하는 과정을 담았다. 사연을 제보한 50여명 중 최종 선정된 7명의 사례자들은 자신이 겪은 일화를 프리젠터와 인터뷰하면서 사실적으로 풀어냈고, 무속인을 만나 문제를 해결했다. 한 사례자는 몸에 조상신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자신의 집에 직접 관찰카메라를 설치하기도. 이를 통해 그가 귀신 현상으로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지 고스란히 전달됐다.

연출적인 의도 없이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건 오히려 공포의 강도를 올렸다. 평범한 사람이 빙의되는 모습, 무속인이 돼지 사체를 먹는 굿거리 장면은 충격적이었지만 제작진은 이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사진 제공=티빙

이 원칙은 사례자에게도 통했다. 귀신 현상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내 주변에 충분히 있을 법한 사람이었다. 바꿔 말하면 이런 충격적인 일은 나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거다. 제작진은 지극히 이성적이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출연자를 선정해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올렸다. 4회에 등장한 굿을 믿지 않던 평범한 남자친구가 무속인을 만난 뒤 몸을 떨고 칼에 반응을 보인 장면은 그래서 더 극적으로 그려질 수 있었다.

볼거리도 풍부했다. 백미는 단연 굿거리. 제작진은 굿거리 장면을 위해 10대 이상의 카메라와 씨네마틱 장비, 24fps(frames per second) 프레임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에는 총 여섯 번 굿거리가 등장했는데 이북굿의 군웅거리, 뒷전거리 등 여러 의식을 실감 나게 보여줬다. 작두를 타는 장면, 무속인의 몸에 출연자와 연관된 조상이 들어오는 장면 등은 화면으로 봐도 소름 돋을 정도로 생생하게 전달됐다.

이외에도 귀신의 형상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과정도 거쳤다. 사례자에 콘티 작가를 붙여줘 사례자가 본 귀신의 모습을 생생하게 반영하는 그림을 만든 거다. 1회에 등장한 귀신 그림도 그렇게 탄생했다.

그렇다 해서 '샤먼 : 귀신전'이 단순히 재미만 좇은 건 아니다. 다큐멘터리 장르답게 귀신, 무속에 대한 여러 전문용어를 다뤄 시청자들의 이해를 높였다. 무속인을 비롯해 민속학, 종교학, 인류학 박사들의 인터뷰를 통해서는 신뢰성을 확보했고, 무속신앙에서 한발 떨어져 있는 프리젠터(유지태, 옥자연)를 투입시켜 객관성도 유지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무속 세계에 대한 정서적 공감과 객관적 이해를 동시에 가져갈 수 있었다.

제작진은 마지막까지 함께 해준 시청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사례자를 위한 당부의 메시지를 남기는 걸 잊지 않았다. 서영민 PD는 "과거 한 마을에 굿판이 벌어지면, 대부분의 마을 사람이 굿에 참여해 굿의뢰자(사례자)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공유하고 공감했다. 여기서 굿의뢰자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문제가 된다. 개인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마을 사람들이 함께 대처하는 '집단적 보살핌'의 기능을 당시의 굿이 담당하고 있던 것"이라며 "'샤먼 : 귀신전'을 시청해 주시는 여러분께서도 힘든 시기를 겪은 사례자들을 보면서, 그 옛날 한 마을에서 벌어졌던 굿판에 참여한 마을 사람들처럼 '보듬어주고 공감하는 마음'으로 봐주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천윤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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