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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진짜 매각 배경은 '한양산업개발'…급한불 꺼질까

한양산업개발, 한양학원 계열 건설사이자 사실상 김종량 이사장 가족회사
"한양증권 매각 진짜 이유는 한양산업"…매각자금 투입해 가족회사 살리고 재단 부실 차단
김혜수 기자

한양증권 매각의 핵심 배경으로 지목되는 한양산업개발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한양증권 특수관계인의 지분 매각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양산업개발은 학교법인 한양학원 계열 건설사이자 김종량 한양학원 이사장과 친인척이 소유한 회사가 대주주로 있는 사실상 가족회사다. 이사장 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가족회사에서 발생한 부실이 재단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사장 일가가 급한대로 알짜회사인 한양증권 매각 자금을 투입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가족 회사의 부실로 인해 한양학원의 재정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법인이 보유한 우량 자회사를 서둘러 매각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적지 않다.

1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한양학원은 한양증권 보유 지분 보통주 16.29% 중 4.99%를 제외한 11.3%와 우선주 14.56%를 매각한다. 이밖에 특수관계인으로 묶인 백남관광(10.85%)과 에이치비디씨(7.45%) 등도 매각 대상이다. 보통주를 기준으로 전체 지분의 30%를 매각한다.

한양학원이 보유한 한양증권 지분 매각 자금은 곧바로 학교법인으로 들어간다. 매각 대금의 절반은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분류되는 정기예금으로, 나머지 절반은 법인 운용비 등에 사용된다. 처분 예상 금액은 직전 4개월 평균주가(2월29~6월28일)를 기준으로 165억원이다.

한양학원은 이번 한양증권 매각 이유로 학교와 병원 재정 악화를 들었는데, 이 매각 자금이 투입되면 재정 상황이 다소간 숨통을 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부동산 부실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한양산업개발 지원을 이번 매각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한양산업개발은 1962년에 설립된 건설회사로 최대주주가 에이치비디씨(65.23%), 백남관광(34.77%)이다. 에이치비디씨의 최대주주는 대한출판이며, 대한출판의 최대주주는 에이치와이코퍼레이션(36.4%), 김종식(25.0%), 김종량(15.9%) 등이다.

김종량은 한양학원 이사장, 김종식은 김종량 이사장의 동생이다. 단일 최대주주인 에이치와이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인 홍택준(18.76%) 에이치와이코퍼레이션 대표는 김 이사장의 외조카이다. 한양산업개발의 최대주주인 에이치비디씨를 기준으로 지배구조를 들여다보면 한양산업개발은 사실상 김 이사장 일가의 가족회사로 볼 수 있다.

한양산업개발의 또 다른 최대주주인 백남관광 역시 에이치비디씨가 50.78%, 김종량 이사장이 0.1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절반인 49.03%는 한양학원 소유다.

한양산업개발은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49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대규모 적저전환했다. 서현회계법인도 감사보고서를 통해 한양산업개발이 시행사 브릿지론과 PF보증을 위해 제공하는 최대 약정액이 5072억원으로 주의를 기울여야한다고 평가했다. 이 가운데 사업 초기 자금 대출인 브릿지론 약정액은 1712억원, 본PF는 3359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가족회사이지만, 한양학원도 백남관광을 통해 한양산업개발을 간접 지배하는 만큼 한양산업개발의 부실이 확대될 경우 재단도 악영향 받을 수 있다. 특히 백남관광은 한양산업개발의 부동산 PF사업에 대해 지난해 말 기준 약 790억원의 보증 및 담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양산업개발에서 부실이 발생할 경우 백남관광을 거쳐 재단으로도 손실 여파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IB(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한양산업개발이 부동산PF 딜을 할 때 백남관광이 신용보강을 많이 하고 있다"며 "백남관광이 한양학원의 자회사인 상황에서 한양산업개발이 부실하면 도미노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한양증권을 보유하고 있는 백남관광(10.8%), 에이치비디씨(7.45%)의 매각 자금이 한양산업개발로 투입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양학원이 보유한 한양증권 매각 대금은 한양산업개발 지원에 사용하지 못 하는 만큼 특수관계인 지분이 투입될 것이란 관측이다. 가족회사의 재정 악화를 일단 막고 재단으로 확산되는 부실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선 자금 투입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한양학원측 설명과 달리 실질적 매각 배경을 한양산업개발이라고 볼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이사장 일가 소유의 회사가 재단 전체를 흔들고 이를 막기 위해 알짜배기 자회사를 매각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논란도 적지 않다.

사립학교법상 재단이 사적 회사를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정은 없지만 학교 재정에 영향을 미칠 만큼 리스크가 높은 사업을 확장하는 것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특히 학교법인과 이사장이 소유한 회사가 대부분 건설사라는 점에서 경기 부진시 그에 따른 손실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게다가 한양증권의 경우 배당금 이외에도 1년간 20억원의 기부금을 내는 알짜 회사라는 점에서도 이번 매각 결정에 따른 도덕성 논란도 제기된다. 재단으로 확산되는 부실의 고리를 끊어내야 하지만, 가족 회사를 지키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재단 입장에선 간접적 이유 때문에 우량한 자산을 포기해야하는 셈이기도 하다.

시장 관계자는 "학교법인이 유지·존속을 위해 재산을 매각하는 게 불가피한 조치라고 한다면 제재할 명분이 없겠지만, 사실상 가족 회사로 인해 벌어진 일이고, 그로 인해 재단까지 영향을 미칠 만큼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그에 따른 책임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혜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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