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합병 조속히 실현해 장부가와 시가 차이 줄일 것"
"장부가 대비 현저히 낮은 주가로 일부 주주 불만 기인""SK E&S KKR RCPS 수익률 상향, 현금 상환 염두에 둔 것 아냐"
엄수빈 기자
/사진=뉴스1 |
SK이노베이션이 SK E&S와의 합병 발표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우려에 대해 "장부가 대비 현저히 미달하는 현 주가 수준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조속한 합병을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하반기에는 메탈가 하향 안정화와 전기차 전방 수요 증가, 정제마진 회복세, 윤활기유 및 윤활유 수요 증가 등으로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은 1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같이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특히 "두 회사가 합병을 통한 시너지로 2030년까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약 2조2000억원 수준의 추가 수익성을 달성할 것"이라며 "당사가 직면하고 있는 과제 해결을 위해서는 합병이 최선의 솔루션이라는 점에 대해 시장의 이해를 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지난달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합병안이 오는 27일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인되면 합병법인은 11월1일 공식 출범하게 된다.
■ "주주가치 극대화 노력…KKR RCPS 현금 상환 염두에 두지 않아"
이 과정에서 나온 주주들의 불만과 합병비율 산정 방식에 대한 의문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경영진과 이사회는 평가 방법에 대해 충분히 논의했고, 합병과 연관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과 SK E&S의 상대적인 합병 가치 등을 고려했을 때 시가 적용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당사는 장부가 대비 현저히 미달하는 현 주가 수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고, 시가 적용에 대한 일부 주주분들의 불만도 이에 기인한다고 본다"며 "합병을 조속히 실현해 시가와 장부 가치의 차이를 줄여나가고 최종적으로는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EV 시장 성장의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성장 속도가 기대 대비 다소 더디게 나타나면서 시장의 우려가 높은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주주 및 투자자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SK E&S와의 합병과 관련해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맺은 3조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 관련 협의 진행 상황도 설명했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어제 SK E&S에서 RCPS 관련 현물 상환 대상 자산인 도시가스 사업 관련 7개 자회사를 관리하는 신설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승인하고 기존에 발행했던 RCPS를 현금 상환할 경우 보장 수익률을 7.5%에서 9.9%로 상향하는 안건을 승인 공시한 바 있다"며 "두 건의 결정 모두 RCPS 최초 발행 시 취지를 염두에 둔, 이를 유지하는 방안으로 구조하는 계획과 관련이 있고 합병 과정에서 보장 수익률 9.9% 현금 상환하는 것을 염두에 둔 의사결정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RCPS 최종 만기 시점에 현금 상환을 결정하지 않는 한 보장 수익률의 상향이 SK E&S 혹은 당사 주주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현물 혹은 현금 상환에 대한 의사결정은 모두 회사에 있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 이후 신용등급에도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본부장은 "합병을 통한 산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SK E&S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더해지면 중장기적으로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도 이런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합병을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용평가사들은 향후 배터리 부문의 가시적인 영업 성과 개선과 IPO 등에 기반한 주요 재무 구조 안정화 여부를 등급 결정의 주요 요인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재무구조 확보와 신용등급 관리를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하반기 배터리 수요 증가, 정제마진 회복세 기대"
SK온의 하반기 배터리사업은 메탈가 하향 안정화로 전기차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하반기 고객사 신차 라인업 확대에 따른 전방 수요 증가를 예상했다.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생산 라인 효율화 등 전사적 원가 절감 노력에 힘입어 수익성 또한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는 전 공장 수율이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및 2025년에도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수율을 달성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소재사업은 북미 신규 고객 출하 개시 등으로 판매량 증가를 기대 중이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방 수요 회복이 당초 예상 대비 지연되고 있으나 고객사 배터리 재고 리스토킹(재고확충) 수요와 더불어 신차 라인업 확대, 금리 인하, 하락한 메탈 가격을 기반으로 상반기 대비 전기차 및 배터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전사 차원의 원가 절감 활동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원가 개선 활동과 시장 수요 회복에 힘입어 하반기 중 영업이익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위해 전사적으로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SK온은 하이브리드 수요 증가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나아가 NCM(니켈·코발트·망간) 파우치 기술력을 바탕으로 폼팩터 케미스트리 확장을 가속화하고 전(全) EV 세그먼트를 커버 가능한 포트폴리오를 구축 중이다. 현재 각형 폼팩터 기술 개발은 완료된 상황으로, 양산 시기 등에 대해 복수의 고객과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향후 1~2년 내 신규 예정된 EV 모델로는 포드의 트랜짓 커스텀, 현대차 그룹의 EV9, 아이오닉 대형 SUV 등 북미 생산 모델 등이 있다.
김 CFO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의 합병으로 추가적인 손익 확보 및 안정적인 현금 흐름 창출을 통해 재무적 기초 체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중장기적으로 구매 비용 절감 및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석유사업은 OPEC+ 감산 정책 지속, 이동 및 냉방 등 계절적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유가는 하단을 지지하고 정제마진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화학사업은 동절기 의류 수요 대비를 위한 폴리에스터 수요 증가에 따라 PX(파라자일렌) 스프레드는 보합세를 유지하고 벤젠은 미국의 견조한 수요에 힘입어 지난해 연평균 스프레드 수준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레핀 계열의 경우 하반기 중국 정부 주도 내수 활성화 정책 등에 따른 수요 개선을 기대 중이다.
윤활유사업은 금리 인하에 따른 거시경제 회복으로 윤활기유 및 윤활유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개발사업은 하반기 동남아시아 지역 내 유망 광구 신규 취득을 위한 입찰에 참여하고,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의 기존 보유 광구의 가치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재원을 토대로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 확보와 더불어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엄수빈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