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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민자사업 자금조달 ‘비상’… GTX·이수과천터널 착공 ‘빨간불’

올 하반기 필요 자금수요만 10조원 육박… 보험사·연기금 투자 난색
최남영 기자

GTX-B 노선도. /자료=국토교통부

올 하반기 착공이 예정된 대형 SOC(사회기반시설) 민간투자사업들이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등 5여개 사업에만 약 9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인데, 시장 자금 사정이 녹록지 않아서다.
 
1일 민간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중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GTX-C·B노선 건설사업을 비롯해 ‘이수∼과천 복합터널 건설사업’, ‘대장∼홍대 간 광역철도 건설사업’(이하 대장홍대선) 등이 현재 10조원에 가까운 자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

먼저 KB국민은행이 금융주선사인 GTX-C노선(3조원)과 대우건설·신한은행이 필요자금을 알아보고 있는 B노선(3조3000억원)이 각각 조달해야 하는 자금의 규모는 각각 3조원 이상씩이다. 총 6조3000억원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 KDB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이 자금원을 알아보고 있는 대장홍대선이 필요로 하는 자금은 1조7000억원 이상이다. 민자철도사업에만 약 8조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민자도로사업도 약 1조원을 바라고 있다. 롯데건설과 신한은행이 주도하고 있는 이수∼과천 복합터널과 현대건설이 담당 민간사업자인 ‘부산 승학터널 건설사업’도 각각 5000억원 안팎을 외부에서 끌어와야 한다.
 
문제는 시장에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데, 자금조달 시점이 몰려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일부 사업은 계획대로 추진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민자시장에서 큰 손 역할을 했던 보험사들이 지갑을 닫아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은행권을 통해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이 최대 6조원 가량으로 파악되는데, 나머지 3조원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GTX-B노선과 이수∼과천 복합터널 등이 국내 연기금과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인프라) 등을 향해 SOS를 외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모양새다. 국내 연기금들은 낮은 수익률 등으로 국내 민자사업에는 관심이 없는 편이고, 맥쿼리인프라는 비교적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고 있어서다.
 
실제 한 대형 민자철도사업은 맥쿼리인프라와 관련 협상을 벌이다 조달 조건이 맞지 않아 사실상 결별을 선언했다.
 
이처럼 자금조달 수요가 몰리면서 해당 사업들이 예정대로 착공에 돌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GTX와 대장홍대선 모두 연내 첫 삽 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조달이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들 사업 가운데 일부는 착공 시기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사례가 GTX-C노선 등이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시장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 자금 수요가 몰리면서 민간사업자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정부가 이런 상황을 파악해서 자금조달 시점에 시차를 뒀으면 대형 민자사업들이 지금처럼 착공 시점을 걱정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최남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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