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대기발령자 '대란'에 골머리...자회사 외부채용 제한 카드 꺼낼까
넥슨코리아 사내 기존 대기발령자 100여명에 더해 자회사 니트로도 대기발령자 대거 양산"전향적인 신규개발로 관련 적체 해소해야"
"넥슨게임즈 외부 채용 동결로 관련 문제 해소 가능" 의견도 나와
서정근 기자
넥슨 그룹 내 일감을 잃은 대기발령 개발자들의 수가 다시 급증해 넥슨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대훤 전 개발총괄역 재임 종반부에 라인업 정비를 단행하며 넥슨코리아 신규 개발 본부 내에 대기발령자가 대거 나왔고, 최근 자회사 니트로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개발진을 감축하며 대기발령자가 추가로 양산됐다.
원치 않게 넥슨코리아를 떠나 니트로로 소속을 옮겼던 직원들은 "약속했던 대로 본사가 고용을 책임져라"고 요구하는 상황. 넥슨 내 신규 개발 수요가 많지 않아 다시 일감을 찾기 여의치 않다는 평가다.
갈등이 증폭될 수 있는 상황인데, 넥슨코리아 뿐 아니라 다른 핵심 계열사의 외부 채용도 동결하고 적극적인 신규 개발에 임해 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머니투데이방송MTN 취재에 따르면 최근 니트로에서 일감을 잃은 직원들이 넥슨코리아로 복귀하지 않고 니트로에 소속된 상태에서 대기발령하는 안이 확정됐다. 이들은 모회사 넥슨코리아나 넥슨 그룹 내 다른 계열사의 개별 개발팀에 전환배치 기회를 모색하게 된다.
니트로는 넥슨코리아에서 '카트라이더' 라이브 개발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신작 개발을 하던 제작자들이 분사해 설립한 회사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PC 플랫폼을 통해 한국과 대만에서만 서비스하고, 다른 권역과 콘솔 플랫폼의 서비스를 중단키로 확정했다.
이들보다 앞서 넥슨코리아 대기발령소 'R팀'에는 100명 가량의 개발자들이 배속되어 있다. 이들은 김대훤 전 개발총괄역 시절 흥행에 성공하지 못해 서비스를 종료했던 게임에 몸담았던 이들이다. 일감을 잃은 개발자 중 일부가 라이브 본부 등으로 전환배치 됐으나 아직까지 100명 가량이 대기발령 중이다.
자회사 니트로에 생긴 대기발령팀에 몸담은 직원들을 합치면 그룹 내에 200명 가량이 대기발령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기업 규모가 게임업종에서 넥슨 다음으로 가장 많은 엔씨소프트의 경우 대기발령자 수가 40여명 가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넥슨 내 대기발령자 적체가 가장 심했던 시기는 2020년 전후한 시기다. 정상원 전 개발총괄역이 퇴임한 후 다수의 게임이 라이브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개발을 중단해 한 때 대기발령자 수가 500명에 육박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일감을 찾았는데, 이는 이정헌 당시 대표와 김대훤 개발총괄역이 신규 개발 프로젝트를 대거 가동했고, 개발 대형화를 추진하며 수요가 많았기에 가능했다.
원칙적으로 현업부서에서 원치 않는 직원을 강제할당 할 수 없는 만큼 진통도 적지 않았다. 면접 주선과 매칭 성사가 당시에도 여의치 않았다.
당시 지원조직을 총괄하는 CCO로 재임했던 김정욱 대표, 인사총괄역을 맡았던 백한주 CHRO 등 지원조직장 들이 인내를 발휘했던 점, 김대훤 총괄역이 상당수 대기발령자들을 사실상 직권배치했던 것이 대기발령자 '대란'을 해소하는데 역할을 했다.
넥슨에 재직하는 한 개발자는 "대기발령자의 숫자 자체는 지금이 2020년 피크에 비해 적으나, 당시와 달리 지금은 넥슨코리아 내에 신규 개발 추진 프로젝트의 수가 많지 않고, 라이브 프로젝트 중심으로 회사가 돌아가고 있어, 실질적인 상황은 지금이 더욱 좋지 않다"고 밝혔다.
박용현 대표가 맡고 있는 빅게임 본부, 황재호 본부장의 민트로켓 본부 모두 당초 예상과 달리 적극적으로 신규 프로젝트 리빌딩에 나서지 않고 있고, 라이브 본부 내 신규 프로젝트도 대체로 인력 세팅이 완료된 상태다.
이 때문에 니트로에서 신규 대기발령자가 된 직원들의 불안감이 적지 않은 상황. 이들은 "니트로가 폐업하게 되면 본사에서 채용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분사는 취업사기인 셈"이라는 입장이다.
2020년 당시 넥슨코리아는 "설령 도전이 실패로 귀결된다 하더라도 넥슨그룹 차원에서 용기내어 도전했던 구성원들이 불이익을 당하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내부공지를 통해 밝힌 바 있다.
니트로 법인 자체가 아직 폐업하지 않은 상황, 넥슨코리아 내 신규 일감 수요가 적은 점을 감안하면 일감을 잃은 직원들이 즉각 본사에 원대복귀해 일감을 곧장 맡게 주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현 시점에서 "넥슨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단정하긴 무리인 상황.
이 때문에 "넥슨코리아 뿐 아니라 넥슨게임즈 등 핵심 계열사들도 한시적으로 외부 채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또 다른 개발자는 "그룹 내에서 가장 활발한 신규 개발이 이뤄지고 있고, 직원수가 가장 많이 증가하는 넥슨게임즈의 신규채용만 당분간 동결해도 200명 대기발령자는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넥슨게임즈에 이를 일방적으로 강요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넥슨게임즈는 히트작을 연속 양산하고 있으나, 지속가능 이익 창출 규모에 비해 인건비가 많아 손익분기를 오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인건비 부담은 개별 직원들의 연봉이 높아서가 아닌, 직원 숫자 자체가 많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직원수는 1300명을 넘어선 상태다.
넥슨게임즈 직원들 입장에선 "노후한 의자 교체도 못하게 하면서 '고통분담'만 시키느냐"고 불만을 가질법도 한 상황.
결국 경영진의 의지와 결단, 지원조직장 들의 인내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강대현 대표와 김정욱 대표가 신규 개발에 보다 전향적으로 나서고, 용형호제(박용현·황재호) 듀오가 신규 게임 리빌딩에 적극 임해야 '대란'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발령자들을 쓰는 것을 꺼리는 사내풍토도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두가 노력하고 인내해야, 고성장에 걸맞는 고용안정을 이룰 수 있다는 평가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김대훤 전 개발총괄역 재임 종반부에 라인업 정비를 단행하며 넥슨코리아 신규 개발 본부 내에 대기발령자가 대거 나왔고, 최근 자회사 니트로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개발진을 감축하며 대기발령자가 추가로 양산됐다.
원치 않게 넥슨코리아를 떠나 니트로로 소속을 옮겼던 직원들은 "약속했던 대로 본사가 고용을 책임져라"고 요구하는 상황. 넥슨 내 신규 개발 수요가 많지 않아 다시 일감을 찾기 여의치 않다는 평가다.
갈등이 증폭될 수 있는 상황인데, 넥슨코리아 뿐 아니라 다른 핵심 계열사의 외부 채용도 동결하고 적극적인 신규 개발에 임해 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머니투데이방송MTN 취재에 따르면 최근 니트로에서 일감을 잃은 직원들이 넥슨코리아로 복귀하지 않고 니트로에 소속된 상태에서 대기발령하는 안이 확정됐다. 이들은 모회사 넥슨코리아나 넥슨 그룹 내 다른 계열사의 개별 개발팀에 전환배치 기회를 모색하게 된다.
니트로는 넥슨코리아에서 '카트라이더' 라이브 개발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신작 개발을 하던 제작자들이 분사해 설립한 회사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PC 플랫폼을 통해 한국과 대만에서만 서비스하고, 다른 권역과 콘솔 플랫폼의 서비스를 중단키로 확정했다.
이들보다 앞서 넥슨코리아 대기발령소 'R팀'에는 100명 가량의 개발자들이 배속되어 있다. 이들은 김대훤 전 개발총괄역 시절 흥행에 성공하지 못해 서비스를 종료했던 게임에 몸담았던 이들이다. 일감을 잃은 개발자 중 일부가 라이브 본부 등으로 전환배치 됐으나 아직까지 100명 가량이 대기발령 중이다.
자회사 니트로에 생긴 대기발령팀에 몸담은 직원들을 합치면 그룹 내에 200명 가량이 대기발령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기업 규모가 게임업종에서 넥슨 다음으로 가장 많은 엔씨소프트의 경우 대기발령자 수가 40여명 가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넥슨 내 대기발령자 적체가 가장 심했던 시기는 2020년 전후한 시기다. 정상원 전 개발총괄역이 퇴임한 후 다수의 게임이 라이브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개발을 중단해 한 때 대기발령자 수가 500명에 육박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일감을 찾았는데, 이는 이정헌 당시 대표와 김대훤 개발총괄역이 신규 개발 프로젝트를 대거 가동했고, 개발 대형화를 추진하며 수요가 많았기에 가능했다.
원칙적으로 현업부서에서 원치 않는 직원을 강제할당 할 수 없는 만큼 진통도 적지 않았다. 면접 주선과 매칭 성사가 당시에도 여의치 않았다.
당시 지원조직을 총괄하는 CCO로 재임했던 김정욱 대표, 인사총괄역을 맡았던 백한주 CHRO 등 지원조직장 들이 인내를 발휘했던 점, 김대훤 총괄역이 상당수 대기발령자들을 사실상 직권배치했던 것이 대기발령자 '대란'을 해소하는데 역할을 했다.
넥슨에 재직하는 한 개발자는 "대기발령자의 숫자 자체는 지금이 2020년 피크에 비해 적으나, 당시와 달리 지금은 넥슨코리아 내에 신규 개발 추진 프로젝트의 수가 많지 않고, 라이브 프로젝트 중심으로 회사가 돌아가고 있어, 실질적인 상황은 지금이 더욱 좋지 않다"고 밝혔다.
박용현 대표가 맡고 있는 빅게임 본부, 황재호 본부장의 민트로켓 본부 모두 당초 예상과 달리 적극적으로 신규 프로젝트 리빌딩에 나서지 않고 있고, 라이브 본부 내 신규 프로젝트도 대체로 인력 세팅이 완료된 상태다.
이 때문에 니트로에서 신규 대기발령자가 된 직원들의 불안감이 적지 않은 상황. 이들은 "니트로가 폐업하게 되면 본사에서 채용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분사는 취업사기인 셈"이라는 입장이다.
2020년 당시 넥슨코리아는 "설령 도전이 실패로 귀결된다 하더라도 넥슨그룹 차원에서 용기내어 도전했던 구성원들이 불이익을 당하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내부공지를 통해 밝힌 바 있다.
니트로 법인 자체가 아직 폐업하지 않은 상황, 넥슨코리아 내 신규 일감 수요가 적은 점을 감안하면 일감을 잃은 직원들이 즉각 본사에 원대복귀해 일감을 곧장 맡게 주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현 시점에서 "넥슨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단정하긴 무리인 상황.
이 때문에 "넥슨코리아 뿐 아니라 넥슨게임즈 등 핵심 계열사들도 한시적으로 외부 채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또 다른 개발자는 "그룹 내에서 가장 활발한 신규 개발이 이뤄지고 있고, 직원수가 가장 많이 증가하는 넥슨게임즈의 신규채용만 당분간 동결해도 200명 대기발령자는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넥슨게임즈에 이를 일방적으로 강요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넥슨게임즈는 히트작을 연속 양산하고 있으나, 지속가능 이익 창출 규모에 비해 인건비가 많아 손익분기를 오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인건비 부담은 개별 직원들의 연봉이 높아서가 아닌, 직원 숫자 자체가 많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직원수는 1300명을 넘어선 상태다.
넥슨게임즈 직원들 입장에선 "노후한 의자 교체도 못하게 하면서 '고통분담'만 시키느냐"고 불만을 가질법도 한 상황.
결국 경영진의 의지와 결단, 지원조직장 들의 인내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강대현 대표와 김정욱 대표가 신규 개발에 보다 전향적으로 나서고, 용형호제(박용현·황재호) 듀오가 신규 게임 리빌딩에 적극 임해야 '대란'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발령자들을 쓰는 것을 꺼리는 사내풍토도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두가 노력하고 인내해야, 고성장에 걸맞는 고용안정을 이룰 수 있다는 평가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