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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상반기 실적 분석]① 한투 수익·키움 효율 '압도'…10대 증권사 전체 순익 87% 차지

'밸류업 훈풍' 거래대금 증가·부동산 PF 우려 완화 등 호실적 '주효'
한투 5000억 돌파, '1조 클럽' 기대…키움, 업계 유일 20%대 ROE
11~20위 증권사 순익, 대형사 1곳 못 미쳐…한양, ROE 6위 '약진'
남궁영진 기자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한 증권업계가 올해 뚜렷한 실적 반등을 이뤘다. 주식 거래대금 증가와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평가 손익 개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완화 등이 호실적을 지지했다. 일부 증권사는 자기자본 대비 높은 수익을 내는 효율적 영업활동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이런 가운데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양극화 현상은 더 심화됐다.

◇10대 증권사 순익 3.38조 '39%↑ 한투·삼성 '투톱'…대형사, 전체 87% 차지

22일 머니투데이방송(MTN)이 증권사 공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의 별도 기준 올해 상반기 순이익 합은 3조3774억원이다. 전년 동기(2조4345억원)와 비교해 38.7%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다수가 적자를 냈지만 올해 들어 큰 폭 반등에 성공, 10곳 중 8곳의 실적이 개선됐다. 50% 이상 성장률을 보인 곳도 절반에 달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한국투자증권의 성장세가 단연 돋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5168억원(자회사 배당금 제외)으로 집계됐다. 2위 삼성증권(4721억원)을 400억원 이상 압도하는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2930억원)과 비교해 76.40% 급증했는데, 업계에서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2021년 상반기(5547억원) 이후 3년 만에 순이익 5000억원을 넘어섰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위탁매매(BK)를 비롯, 투자은행(IB), 자산운용(트레이딩)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낸 점이 주효했다"며 "개인고객 금융상품잔고(62조6300억원)가 반년 새 10조원 가까이 불어난 데 따른 자산관리(AM) 약진이 실적 상승에 크게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올 초 새로 취임한 김성환 사장이 중점 과제로 삼은 'AM 부문 확대'가 주효했다. 다른 사업과 시너지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마중물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이다.

최근 몇 년간 다소 주춤했던 삼성증권은 올해 들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분기까지 키움증권(4525억원)에 밀려 3위였지만, 2분기 선전하며 한 단계 올라섰다. 2021년 상반기(53979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해외주식 거래 증가에 더해, 초고액 자산가를 타깃으로 리테일, WM부문에서 선전했고, 대형 딜 수임에 따른 IB 수익이 업계 최상위권에 자리했다.

메리츠증권(3918억원)은 전 사업 부문의 고른 성과에 힘입어 26개 분기 연속 10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냈고, KB증권(3728억원)도 사상 최대(3769억원)에 필적할 만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118억원에 그쳤던 하나증권은 올해 1506억원으로 무려 12배 이상 성장했다. 다만 신한투자증권(2106억원)과 대신증권(1062억원)의 경우, 전년 대비 각각 15.7%, 11.1% 뒷걸음하며 온도차를 보였다.

대형사들이 전반적으로 실적 축포를 쐈지만, 중소형사들과의 양극화 추세는 더욱 심화한 양상이다. 자기자본 11위~20위권 증권사들의 순이익 합은 3515억원으로, 6위 NH투자증권(3596억원) 한 곳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모두 200억~600억원대에 형성됐다. 대형사 10곳이 벌어들인 순이익(3조3774억원)은 54개 증권사(3조8880억원)의 무려 86.9% 비중을 점유한다.


◇거래 활성화 '톡톡' 키움, 자본 1000억 굴려 202억 벌어…한양, 존재감↑


상반기 순이익 3위에 오른 키움증권은 수익성 부문에서 타사의 추종을 불허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가 무려 20.2%로 업계 선두에 올라섰다. 2위 삼성증권(14.7%)보다 5.5%p 높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전년과 당해년도 평균자본총계로 나눈 값이다. 기업이 자기자본을 활용해 얼마나 벌여들였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 수익성 지표다. 키움증권의 경우, 1000억원을 굴려 202억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키움증권은 다른 대형사에 비해 몸집이 가벼운 대신, 비등한 실적을 거두면서 '최고 ROE' 증권사'에 이름을 올렸다. 올 들어 '밸류업' 훈풍에 기댄 거래대금과 해외주식 수수료 증가에 힘입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큰 폭 개선됐다. 실적 선두를 수성한 한국투자증권은 ROE도 12.40%로 4위에 올랐다. 자기자본 8조원을 웃도는 '거함'임에도 효율적 자본활용을 했다.

중소형사들이 대체로 지지부진한 성과를 냈지만 한양증권은 수익성 지표 면에서 약진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ROE 10.5%로 중소형사 중 최상위권에 올랐다. 업계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6위로 대형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259억원을 냈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IB와 트레이딩, 채권 등 3개 부문에서 고른 성장이 나타났다"며 "실적 턴어라운드 한 부동산PF 부문의 약진도 돋보였다.

하반기에도 증시 호조와 금리 인하 기대감 등에 현재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권 연구원은 "향후 기준금리가 인하를 거듭한다면 시장금리는 더욱 크게 하락할 것이기 때문에 증권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증시가 급락 후 반등하고 있고, 증시 변동성 확대로 거래대금도 증가했기 때문에 3분기 순이익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궁영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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