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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티메프' 직격탄 맞은 NHN, 페이코 '공든탑' 무너졌다

관련 결손금 규모 1000억원 상회 추산
이준호 회장 '격노'...정연훈 NHN 페이코 대표 사퇴 가닥
정승규 COO 중심 비상경영체제 전환
서정근 기자

NHN이 페이코를 통해 공들여온 간편결제 사업이 티메프 사태로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티메프 사태가 터지기 직전 티몬캐시와 페이코포인트 간 전환가능 한도를 두 배로 상향하고, 티몬이 판매한 상품권이 페이코에서 대거 현금화된 것이 화근이 됐는데, 이로 인해 NHN 그룹이 입은 전체 결손금 규모가 1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잠정 추산된다.

티메프 사태로 NHN이 단일 기업 중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양상인데, 이 여파로 정연훈 NHN 페이코 대표가 사직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NHN 페이코는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했다.

페이코를 통한 간편결제 사업은 NHN이 네이버에서 분할해 출범한 후 이준호 회장이 가장 공을 들인 역점사업이다. 빠르면 2026년 중 별도 IPO를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티메프 사태로 직격탄을 맞아, 이같은 계획은 요원하게 됐다는 평가다.

NHN 사옥 전경


2일 머니투데이방송MTN 취재에 따르면 NHN 페이코는 최근 최고운영책임자(COO) 직제를 신설하고 정승규 NHN KCP 사장을 COO로 임명했다. 정승규 COO는 기존 정연훈 대표 체제하에 편성됐던 조직장들로부터 업무 보고와 조직 인수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연훈 대표는 회사 조직도 상에 아직 이름을 올리고 있으나, 퇴사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NHN 페이코는 2017년 4월 NHN의 간편결제 및 광고사업 부문이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모회사 NHN이 지분 68.4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대주주 한화생명보험이 지분 9.06%를, 이준호 NHN 회장이 8.55%를 보유하고 있다.

NHN 페이코는 지난해 매출 724억원, 영업손실 15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022년(영업손실 495억원)보다 적자폭을 상당부분 줄였다. 허리띠를 졸라매 흑자전환을 달성하고 2026년에 별도 IPO를 단행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

NHN 페이코가 정연훈 대표 체제에서 정승규 COO 중심의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한 것은 최근 티메프 사태로 촉발된 대규모 결손 때문.

NHN 페이코는 티몬캐시와 페이코포인트 전환한도를 최근 기존 1인당 월간 100만원 상당에서 200만원으로 확대한 바 있다. 티몬캐시는 티몬이 발행하는 포인트 시스템이다. 티몬은 지난 7월 중 10%대의 할인율로 티몬캐시를 발행하며 적극 유동화에 나선 바 있다.

티몬이 판매한 상품권이 해피머니·컬처랜드 등 발행사 플랫폼을 통해 페이코로 대거 유입되며 결손 규모를 키웠다. 고객들이 상품권을 페이코를 통해 현금화하고, 페이코는 포인트와 현금 환전 수수료율을 4% 적용하며 이익을 봐왔다.

NHN은 티몬캐시의 페이코포인트 전환이 증대되고 상품권 현금화가 늘어날 수록 수수료 수입으로 앉아서 이익을 보는 구조였다. 그러나 티메프 사태로 인해 정산금 지급이 무기한 지연되면서 전환금액이 고스란히 결손금이 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 때문에 다른 간편결제 업체보다 NHN의 피해규모가 커졌던 것이다.

NHN 페이코는 티메프 사태가 촉발된 직후인 7월 24일부터 티몬캐시와 페이포코인트 전환과 상품권 충전 시스템 운영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1인당 월간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늘어났던 전환한도는 1인당 월간 10만원으로 축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NHN 내부 관계자들은 "NHN 그룹 내의 관련 결손금이 1000억원이 넘어설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이같은 추산에 따르면 NHN이 티메프 사태의 최대 피해자가 된 것이다.

이준호 NHN 회장


이준호 회장이 격노하고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 파악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티메프 사태 촉발 직전 전환한도를 대폭 증액한 것을 둔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NHN 페이코에는 티몬 출신 임직원들이 적지 않게 포진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환한도가 늘어난 것은 티몬·컬처랜드·해피머니 등 업체들의 요청이 먼저 제기되고 임원과 실무진이 이 요청을 받아들여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 출신인 한 인사는 "이런 일이 생길 것으로 예상하기 어려웠고, 앉아서 돈 버는 사업모델이라 이를 안하는게 더 어려웠을 것"이라며 "이준호 회장이 페이코에 쏟아온 관심과 비중을 감안하면, 포인트 전환 등 사업정책 변경을 아예 몰랐을 것 같진 않다"고 전했다.

NHN은 티몬이 출범한 후 초기 투자를 단행해 티몬 주식 9712주를 보유해왔다. 이중 500주를 중도처분하고 보유하고 있던 지분 잔량의 규모는 지분율 기준 1.28%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분은 큐텐 지분 0.38%와 맞교환 됐다.

초기 투자를 단행했고, 이를 통해 취득한 지분을 큐텐 지분과 맞교환하는 등 NHN과 큐텐 진영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티몬과 NHN이 원활한 사업제휴를 이어온 것이 이상할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NHN과 티몬 간 투자 규모가 그리 크지도 않았던 점, '불운'이었다곤 하나 사업제휴를 통한 피해가 너무도 크다는 점에서 원인규명과 책임소재 파악, 경영 긴축 등 후유증이 심대할 전망이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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