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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표준되는 RPKI…우리나란 예산 '0원'

인터넷 접속장애 원인 'BGP' 취약점 탓
대안 기술로 RPKI 주목…이집트도 30%
우리나라만 '0.27%'…내년 예산 '0원'
김경문 기자

한국인터넷진흥원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박정섭 인프라보호단장의 모습/사진=한국인터넷진흥원

최근 네트워크 간 정보 교환을 위한 프로토콜인 'BGP(Border Gateway Protocol)의 취약점을 노린 디도스 공격으로 인터넷 접속 장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BGP는 네트워크 간 데이터 이동 시 가장 빠른 경로를 설정해 주는 프로토콜이지만, IP 대역의 경로를 임의로 전파하거나 정보 오류 및 위변조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는 심각한 보안 취약점이 존재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지난 6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BGP 취약점을 해결하기 위한 '리소스 공인 인프라(RPKI)' 기술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과거 BGP 취약점으로 인해 2022년에는 KT 전국망 장애가 발생했고, 호주에서도 6시간 동안 전국망이 마비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된 기술이 바로 RPKI이다. RPKI는 네트워크 경로 정보를 검증하는 디지털 인증서를 발급해 BGP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악의적인 경로 전파를 차단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전세계 RPKI 기술 도입 현황./사진=한국인터넷진흥원

현재 미국은 70% 이상의 네트워크에 RPKI를 적용하고 있으며, 이집트와 같은 개발도상국도 30%에 달하는 적용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의 RPKI 적용률은 0.27%에 불과해 OECD 38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들은 RPKI 기술 적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RPKI가 없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RPKI가 국제 표준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네덜란드는 지난해 모든 정부 통신 장비에 RPKI 기술을 도입했다. 한국도 RPKI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나, 예산 문제로 인해 기술 적용이 지연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RPKI 관련 예산으로 100억원을 요청했으나, 2025년 예산에 실제로 배정된 예산은 '0원'으로 전액 삭감됐다.

네트워크 경로 보안의 핵심으로 떠오른 RPKI는 BGP의 근본적인 보안 취약점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KISA와 같은 공공기관들은 ISP가 RPKI 기술을 적극 도입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과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한국은 RPKI 도입에 있어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어, 국제 사회에서의 인터넷 보안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한국의 인터넷 경로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예산 지원과 ISP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정섭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프라보호단장은 "최근 네덜란드가 모든 정부망에 RPKI 기술을 적용하기로 결정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RPKI 확대 적용에 앞장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우리나라는 RPKI 적용 현황이 0.27%에 불과하는 등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RPKI 기술을 도입하지 않아도 ISP의 AS(Autonomous System·여러 IP 주소 묶는 네트워크 단위) 관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 국내 ISP의 RPKI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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