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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분사 결정한 인텔...최악 위기에 구조조정 속도

구조조정 방안 발표에 시간외 거래 8% 급등
파운드리 자회사로 분사, 상장도 검토
유럽·아시아 공장 건설 중단·알테라 지분 매각
김이슬 기자

팻 겔싱어 인텔 CEO./사진=뉴시스

최악의 위기에 봉착한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자회사로 분사하기로 했다. 독일과 폴란드, 말레이시아에서 진행 중인 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하고,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생산업체인 알테라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 방안을 추진한다.

1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위기 극복을 위한 일환으로 파운드리 분사를 추진하고 외부 자금조달 조달 및 상장을 검토하기로 했다.

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 분리를 통해 인텔과 경쟁 관계에 놓인 고객사들의 기술 유출 우려를 덜면서 외부 고객사 수주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인텔은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 사업을 동시에 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이다. 올해부터 파운드리 사업부에 대해 별도 재무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완전한 독립 자회사로 만들기로 최종 결정한 것이다. CNBC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이 외부 자금 조달을 고려하는 것을 넘어 파운드리 부문을 별도 상장 회사로 만들 수 있는지를 저울질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인텔이 자금난 해소를 위해 파운드리 사업 매각까지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분사로 그쳤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추후 고려해볼 수 있으나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겔싱어 CEO는 "우리는 함께 할 때 더 나아지고, 다른 기회와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점점 더 차별화되고 있다"면서 "사업 분리를 통해 독립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독립성에 대한 고객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텔은 아마존 웹서비스 (AWS)에 들어가는 인공지능(AI)용 맞춤형 칩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건설 중인 미국 오하이오주 공장에서 AWS용 AI칩을 포함한 최첨단 칩 생산에 나설 예정으로, 인텔의 18A 프로세서가 적용된다. 인텔은 "추후 아마존과 18AP, 14A 제조 공정에 대한 추가 협력을 기대한다" 했다.

인텔은 또 15일 미국 방위 산업을 위한 군사용 반도체 제조를 위해 최대 30억달러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시큐어 엔클레이브'로 불리는 프로젝트로 군사와 정보 분야에 사용될 최첨단 반도체 챙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 2021년 겔싱어 CEO가 취임한 이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고 신공장 건설과 극자외선 노광장비(EUV) 장비 마련 등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쏟았다. 수백억 달러의 돈을 투자해 '4년 만에 5개 공정을 출시한다'는 목표로 기술 개발 속도를 끌어올려 2030년이면 파운드리 업계 2위인 삼성전자를 제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럼에도 기술 경쟁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고객사 확보에 부진했고 올 상반기까지 53억달러 누적적자가 쌓이면서 대규모 투자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인텔은 결국 신공장 건설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독일과 폴란드 공장 프로젝트는 2년간 중단하고, 말레이시아 제조 시설은 수요가 회복될 때까지 보류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올해 말까지 사무실을 3분의 2로 줄이는 비용절감에도 나서기로 했다.

또 2015년 167달러를 들여 인수했던 프로그래밍 칩 조직 알테라 지분 일부도 매각하기로 했다. 당초 인텔은 알테라를 독립 법인으로 분리해 IPO를 추진해왔다.

앞서 지난 2분기 최악의 실적 낸 인텔은 전체 직원의 15%를 감원하고 4분기부터 배당금 지급을 중단, 연간 자본지출을 20% 가량 삭감하기로 한 바 있다. 3분기 순손실을 기록할 거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당시 주가가 20% 넘게 폭락하는 등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번에 파운드리 분사를 포함한 구조조정안이 발표되면서 인텔 주가는 6.36% 오른 20.91달러로 마감한 데 이어 시간 외 거래에서도 8% 가량 급등했다. 다만 지난 1년 최고치와 비교하면 60%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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