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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피플] '무도실무관' 김우빈 인터뷰 갔다가 '미담 추가' 실시간 목격한 날

박정훈 기자

사진 제공= 넷플릭스

인터뷰로 마주한 잠시 동안의 시간에도 알 수 있었다.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김우빈의 '개념 행동'들은 절대 가식이 아니라는 것을. 성장 과정을 통해 몸에 익은 그의 본성이라는 것을.

이와 관련한 평판에 대해 그는 "좋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커서 그런가봐요"라면서 주변 사람들을 치켜세우는 센스를 보여줬다. '무도실무관'의 정의로운 청년 이정도의 모습이 매우 짙게 오버랩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무도실무관'(감독 김주환/제공 넷플릭스/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세븐오식스)은 태권도 3단, 검도 3단, 유도 3단까지 도합 9단의 무도 유단자 이정도(김우빈)가 보호관찰관 김선민(김성균)의 제안으로 범죄 예방을 위해 전자발찌 대상자들을 24시간 밀착 감시하는 무도실무관으로 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작품에서 김우빈은 무도실무관 임무를 통해 어른으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열혈 청년 이정도를 연기했다. 배역을 위해 그는 작품 촬영 수 개월 전부터 무술감독과 함께 태권도, 검도, 유도를 매일 배우고 연마하는가 하면, 범죄자들을 압도하는 몸집을 위해 3개월에 걸쳐 열심히 먹으면서(?) 몸무게 8kg을 늘리는 등으로 준비했다.

김우빈은 '무도실무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교훈적 메시지에 감동을 받아 작품 출연을 결정했다. 적절한 코미디가 덧입혀진 메시지에 신선함을 느꼈다.

"작품의 시나리오를 처음 전달 받았을 때 우선은 '신선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무도실무관이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됐고요. 일상 생활에서 그분들을 마주칠 일은 거의 없지만, 우리의 안전을 위해 목숨을 걸고 위험한 상황에 온몸을 내던지는 분들이죠. 작품을 통해 현역 무도실무관 분들이 마주하는 현실적 고민을 조금이라도 알리고자 하는 김주환 감독님의 메시지가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그 다음으로 느낀 것은 반가움이었어요. 한동안 유쾌한 코미디 장르의 작품에 출연하지 못했거든요.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겨서 출연을 결정했어요."

영화 촬영을 앞두고 김우빈은 김성균과 함께 실제로 현역 보호관찰관, 무도실무관들을 만나 긴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생각 이상으로 고된 실제 업무 강도에 그는 적지 않게 놀랐다.

"보호관찰관, 무도실무관 여러분의 노고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우선 그분들의 업무를 제대로 알아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성균이 형과 함께 현업에 계신 분들을 직접 만나뵈었죠. 많은 분들과 인터뷰도 하고 하루 일과에 대한 설명을 들었죠. 제가 어렴풋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고되고 힘든 일을 하시는 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선민과 정도의 대사에도 그분들이 얼마나 힘들게 일하고 계시는지 설명하는 내용이 녹아있죠. 작품을 통해 우리 일상 속 영웅들을 알릴 수 있다는 점은 촬영에 열심히 임하는 동기부여가 됐어요."

사진 제공= 넷플릭스

태권도 '노란 띠'가 무도 경험의 전부였던 김우빈은 영화 설정상 무도 유단자인 이정도를 소화하기 위해 촬영 전부터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촬영에 들어가기 3개월 전부터 무술감독님의 지도 아래 매일 태권도, 유도, 검도를 1시간씩 배웠고요. 그 일정이 끝나면 집에 갖춰둔 운동 기구로 몇 시간씩 개인 연습을 했죠. 커다란 샌드백을 매일같이 발로 차고, 주먹으로 치면서 그날 배운 동작의 감을 잃지 않으려고 했어요. 물론 촬영 전까지 3단의 실력을 갖춰야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어설프게 보이고 싶지는 않았어요."

극 후반의 '장독대 액션'은 영화의 백미로 꼽혔다. 배우들이 며칠을 고생해가며 찍은 장면인데 실제 작품에 나온 분량은 단 몇 분에 불과했던 것에 대해 김우빈은 '허허허' 웃으며 아쉬움을 표했다.

"제가 악당들에게 고추장, 된장이 들어있는 장독대를 집어 던지는 아이디어는 시나리오 구성 단계부터 정해진 것이었고 여기에는 '신박한' 느낌의 액션을 찍고 싶어하신 감독님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요. 장독대는 잘 깨지는 소재로 특수 제작된 소품이었고, 그 안에 들어있는 고추장과 된장은 진짜였어요. 당시가 추운 겨울이라 장독대 안의 내용물이 굳거나 얼어버려 생각처럼 바닥에 잘 풀어지지 않아서(?) 다들 고생을 많이 했어요. 쏟고 치우고, 쏟고 치우고를 몇 번이나 반복했어요. 그렇게 한 3, 4일 동안 촬영한 것 같은데 나중에 완성된 작품을 보니 휙휙 지나가서 1분인가 2분만에 장면이 끝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웠어요."

김우빈은 습기(김요한), 강 작가(강형석), 지렁이(차왕현) 등 작품에서 정도의 세 친구를 연기한 배우들과 실제 촬영 현장에서도 친구처럼 지냈다.

"세 명 모두 너무 착하고 사랑스러운 친구들이었어요. 촬영 도중에 잠깐 여유가 생겼을 때 넷이서 짧게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 밥도 자주 먹으러 다녔어요. 그렇게 해서 쌓인 유대감이 작품에서도 드러난 것 같아요. 특히 요한이는 진짜 너무 귀여웠어요."

주인공의 이름, 탈색한 머리 등 영화에는 김우빈이 직접 낸 아이디어들이 상당수 반영됐다. 배우들의 다양한 의견을 존중해 준 감독의 열린 사고 덕분이었다.

"촬영장에서 감독님하고 정말 하루 종일 작품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 같아요. 감독님은 제 의견을 많이 들어주셨고요. 주인공의 이름도 사실 기획 단계에서 여러 차례 수정이 됐는데요. '이정도'는 제가 낸 아이디어였고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정도의 캐릭터를 나름대로 구상할 때 제 주변에 탈색한 분들이 많이 보였어요. 그래서 감독님께 정도의 머리를 탈색하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말씀드렸죠. 이것도 작품에 반영됐죠."

사진 제공= 넷플릭스

김우빈은 영화계를 대표하는 '미담의 아이콘'이다. 오래 전 행방불명된 딸을 찾다가 끝내 임종한 한 아버지의 소식을 듣고 일면식도 없는 그에게 개인적으로 근조 화환을 보냈으며, 자신의 차량을 주차해 준 건물 발렛파킹 직원에게 연신 고개숙여 감사 인사를 전한 모습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이에 많은 이들은 '무도실무관' 속 정의로운 캐릭터 이정도와 그의 높은 싱크로율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평가에 대해 김우빈은 부끄러워하며 웃었다.

"따님을 찾는 현수막이 몇 년 째 걸려 있는 것을 보면서 항상 마음 아파 했어요. 아버님의 안타까운 임종 소식을 전해듣고 저도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의 저는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어요. 특별히 착한 일을 한다는 생각은 안 했고요. 인사도 늘 주변 분들에게 하는 것처럼 했는데 화제가 돼서 조금 당황했어요. 제 실제 모습은 그렇게 정의롭거나 모범적이지 않은데 말이죠.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웃음) 물론 많은 분들이 긍정적으로 봐 주시는 것은 당연히 너무 감사할 일이지만, 가끔은 약간 부담이 되기도 해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김우빈은 매일매일 그날의 감사한 일들을 기록하는 '감사 일기'를 쓰고 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좋은 사람,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인생 목표 달성을 위한 작은 실천이라고 그는 말했다.

"업계가 어렵다는 시기에 계속 작품을 하고 있는 것도 감사한 일이고, 좋은 배우들, 제작진들과 '무도실무관'을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요.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늘 올바른 방향을 알려주는 가족들, 업계의 선배님들, 친구들이 제 주변에 있는 것 또한 감사하고요. 생각해보면 우리의 매일은 사소한 일부터 큰 일까지 감사할 일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이런 기억들을 잊지 않으려고 계속 기록하고 있어요. 좋은 사람 그리고 좋은 배우가 되는 게 평생의 목표에요. 지금도 그 기준을 매일 찾고 있고요."

배우라는 직업을 떠나 한 명의 건실한 청년과 건설적 대화를 나눴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으며 이날 김우빈과의 인터뷰를 마쳤다. 한동안 이슈가 된 건강 상태에 대한 질문에 그는 재치있게 답했다.

"'무도실무관'에서 이리저리 저 막 날아다니는 거 보셨잖아요? 이제는 괜찮습니다.(웃음)"

인터뷰 종료 후 벌어진 작은 에피소드 하나. 일정이 진행된 카페에 나이 든 어머니를 모시고 한 남성 팬이 찾아왔다. 다소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김우빈은 팬과 반갑게 인사했고 담소를 나누며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뿐인가. 찌는 더위 속에서도 자신을 오래 기다렸을 팬과 어머니를 위해 시원한 음료를 대접하는 센스까지!

생각 이상으로 간단하고(?) 자~연스럽게 미담 하나가 추가되는 현장을 실시간으로 목격해버린 날이었다. 내가 김우빈이라면 저렇게 대처할 수 있었을까.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 '나도 좀 더 착하게 살자...'고 되뇌이면서.



박정훈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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