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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피플] 이세영 "사카구치 켄타로 배시시 웃는데 어떻게 안 빠져"

천윤혜 기자

사진 제공=쿠팡플레이

티 없이 맑은 눈망울에 쓸쓸함을 더한 이세영(31)의 로맨스는 한층 더 먹먹해졌다. 하지만 실제로 대면한 그에게선 아련함은 온데간데없이 밝은 에너지만 가득 느껴졌다. 옆에 있는 사람까지 기분 좋게 하는 매력이 유독 인상적이었다.

27일 첫 공개되는 6부작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감독 문현성/제공 쿠팡플레이/제작 (주)실버라이닝스튜디오‧CONTENTS SEVEN)은 운명 같던 사랑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잊은 여자 홍(이세영)과 후회로 가득한 남자 준고(사카구치 켄타로)의 사랑 후 이야기를 그린 감성 멜로드라마.

이세영은 운명적인 사랑이 끝난 후 모든 것을 잊은 여자 홍을 연기했다. 일본 유학 시절 운명처럼 나타난 첫사랑 준고(사카구치 켄타로)와 이별한 뒤 차가워진 인물. 한국에 돌아온 후 자신을 오랫동안 바라본 민준(홍종현)과 결혼을 약속하지만 우연히 준고를 재회하면서 마음이 복잡해진다.

작품 공개 전 만난 이세영은 "보통은 전작과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단 생각을 하면서 작품을 보는데 이번에는 사랑 이야기가 아름답단 생각이 들었다"며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 빠져든 이유를 밝혔다.

문현성 감독과의 인연은 2022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서울대작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영화에 이세영이 특별출연을 하면서 감독과 연을 맺었고, 당시 이세영에게서 홍의 모습을 본 문 감독이 이후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출연을 제안하면서 차기작까지 함께하게 된 것.

"'서울대작전'을 통해 감독님을 뵀는데 인연이 신기하더라고요. 또 같이 작업을 해보면 쉽지만은 않겠지만 재밌고 제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성격적으로는 홍과 많이 비슷하진 않지만 이 인물을 그리면서 사랑 이야기를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단 생각도 있었고요."

사진 제공=쿠팡플레이

이세영은 출연을 결정지을 당시만 해도 일본어 연기에 대한 부담과 고민이 없었다고 얘기했다. 새로운 경험이었기에 마냥 들뜬 마음으로 대본을 봤을 뿐. 하지만 막상 촬영을 준비하면서 언어의 장벽에 부딪혔다.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그 대사에 감정까지 싣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했다.

"촬영을 준비하면서 (일본어 연기가) 쉽지 않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말도 말이지만 상대의 말을 들으면서도 연기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즉각적인 리액션이나 표정 변화를 봐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까) 죽겠는 거예요. (촬영장에서) 다른 사람들은 화기애애한데 저는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은 타들어 가고 항상 식은땀을 흘렸어요. 대사는 일본어를 많이 공부한 사람이 구사하는 정도로는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지만 그 밖의 회화는 한국 스태프분들보다도 못해요. 대사에 있는 말이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자연스럽게 홍이 톤으로 할 수 있었죠."

대사만 어려웠던 건 아니다. 멜로 호흡을 맞추는 상대 배우가 일본 배우였기에 한국과 일본 사이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이 간극을 고스란히 드라마에 녹이는 과정도 거쳐야 했다. 이 또한 쉽지는 않은 일.

"한국인 입장에선 준고가 많이 표현하지 않는 게 무뚝뚝하다고 생각했는데 일본인 입장에선 되게 다정한 편인 거예요.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놀라웠어요. 저희는 '준고는 사랑하는데 왜 그래?' 생각하지만 준고는 나름 엄청 스윗했던 거죠. 그리고 확실히 나카무라 안(칸나 역) 배우와도 대화를 해보니 함께 촬영한 배우 중 사카구치 켄타로만큼 다정한 배우는 처음 봤다고 하더라고요. 보통은 현장에서 가만히 있거나 말이 없는 배우가 많은데 특히 사카구치 켄타로 배우는 세심하게 챙겨주는 편이라면서요."

사카구치 켄타로와의 호흡도 특별했다. 이번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의 전작 '남은 인생 10년'(2023)을 찾아봤다는 그는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기 위한 과정을 거쳤다. 두 배우 모두 활기찬 성격이었기에 금세 친해지긴 했다지만 그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

"외국인과 연애하는 커플이 언어가 가장 빨리 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붙어있는 시간도 많고 저도 사카구치 켄타로 배우와 빨리 친해지고 싶으니까 (일본)말을 찾아보고 연습하게 되더라고요. 카카오톡 대화를 해도 (일본어로) 번역해서 보내야 하잖아요. 처음엔 하고 싶은 말을 일본어로 번역하고 듣고 다시 따라 해서 녹음해서 보냈죠. 또 현장에선 말로 소통이 안 돼도 감정적으로 통하는 게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사카구치 켄타로가) 경험이 많은 분이다 보니까 눈치로도 많이 알아들은 것 같더라고요. 제가 일본어를 하는 것보다 사카구치 켄타로 배우가 한국어를 더 잘하는 것 같아요."

이세영은 촬영 현장에서 남자 스태프들조차 사카구치 켄타로를 사랑 가득한 눈으로 봤다며 귀여운 질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그조차도 사카구치 켄타로를 향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 덕에 이세영도 보다 수월하게 홍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던 게 아닐까.

"민준이 이렇게 챙겨주고 다정한데 (준고를 잊지 못하는 건) 드라마니까 가능한 일 아닐까요. 가장 큰 개연성은 얼굴이죠. 준고와 어떻게 사랑에 빠지냐고 하는데 다 필요 없고 (사카구치 켄타로가) 배시시 웃으면 현장에 있는 사람도 다 사랑에 빠지는데 (홍이라고) 어떻게 안 빠졌겠어요."

사진 제공=쿠팡플레이

그럼에도 준고와 이별하고 5년 후 차가워진 홍의 모습을 연기하면서는 유독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홍과 달리 사람 이세영은 상처받는 일이 있어도 회복을 잘하는 편이었기 때문. 그의 마음가짐이 이렇게 긍정적으로 변한 건 축구 덕분이었다. 토트넘 홋스퍼 FC 소속 축구선수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하는 모습을 보다 축구에 빠져들었고, 손흥민의 팬이 되며 삶의 가치관까지 바뀌게 된 거다.

"선수들을 보면 존경심과 안타까움이 공존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노력하고 땀 흘린 만큼 결과가 나오지만, 때로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다 해도 행복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죠. 항상 남과 비교하면서 불행할 순 없잖아요. 선수들의 페어플레이와 스포츠맨십, 동업자 정신을 보면서 건강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경기가 끝나면 쿨하게 인사하는 걸 보면서 순수함이라는 걸 많이 생각한 것 같아요. 축구를 즐겨 보다 보니까 선수들이 부상 당하면 재활하고 다시 경기에 나가는 것처럼 저도 제 인생에서 깊고 어려운 문제가 생겼을 때 그걸 어렵게 여기지 않는 방향으로 생각이 바뀐 것 같아요"

이런 건강한 마인드는 연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어느새 배우로 데뷔한 지 27년이 지났고 그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이 겪었을 테지만, 그는 긍정적인 소신으로 내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행복은 쉽게 오진 않는 것 같아요. 진짜 열심히 노력해야 오는 것 같다고 할까요. 그래서 행복하려고 많이 노력해요. 사소한 것에서도 행복을 많이 찾으려 하고 (다른 사람과) 비교를 안 하려고 하죠. 올림픽 경기를 보면 (선수들이) 자기 기록과 싸우잖아요. 그게 절 발전하게 하고 갉아먹지 않게 하는 것 같아요. (다른 배우의 연기를) 보면서 순수하게 '와 멋있다' '부럽다' 할 순 있죠. 그게 자극제가 될 순 있지만 '나도 닮게 연기해 봐야지' 그런 쪽으로만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럼에도 배우로서의 욕심은 있다. 우선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통해 '쿠팡플레이의 딸'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낸 그는 일본 작품에도 출연해 꾸준히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아직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잘 해낼 수 있을 거란 자신감도 넘친다.

"아무래도 한국에선 신인이 아니다 보니까 시청자분들도 저에게 익숙하고 새로운 걸 기대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을 거라고 봐요. 감독님 입장에서도 그렇고요. (그런데 일본 작품에 출연하면) 만들어진 이미지에 갇히지 않고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이번 작품에서 사카구치 켄타로 배우보다 일본말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보통의 인물이라면 (일본어로) 연기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천윤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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