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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피플] '굿파트너' 장나라가 꼽은 최악의 불륜 남편은 역시

천윤혜 기자

사진 제공=라원문화

그야말로 시청자들의 '굿파트너'였다. 올해로 데뷔 24년을 맞이한 장나라(43)는 '굿파트너'를 통해 귀여운 이미지를 완벽하게 벗어던졌다. 대신 열받게 하는 말투, 그리고 감정을 폭발시키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겼다. 덕분에 드라마도 최고 시청률 17.7%(시청률조사 전문기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2024년 SBS 금토극 시청률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던 게 아닐까.

지난 20일 16회를 끝으로 종영한 SBS 드라마 '굿파트너'(연출 김가람/제작 스튜디오S‧스튜디오앤뉴)는 이혼이 천직인 스타변호사 차은경(장나라)과 이혼은 처음인 신입변호사 한유리(남지현)의 차갑고 뜨거운 휴먼 법정 오피스물.

극 중 장나라가 연기한 차은경은 17년 차 베테랑 이혼전문변호사다. 모두가 인정하는 워너비지만 직설적이고 까칠한 인물. 그러던 중 남편 김지상(지승현)의 외도를 알게 되면서 이혼 기로에 서고, 때마침 자신과 정반대인 신입변호사 한유리(남지현)를 만나면서 변화를 맞이한다.

드라마 종영 후 만난 장나라는 많은 시청자의 사랑에 "대본을 처음 볼 때 TV 보듯 아무 생각 없이 보는데 먼 이야기가 아니더라. '사촌의 누가 그랬다더라' 할 법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았고 그 이야기를 법률로 풀어가는 것도 흥미로웠다. 시청자분들도 그런 면에서 공감과 흥미를 느끼지 않았나 싶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그는 시청자들의 호평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무엇보다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연기 칭찬에 마냥 고마운 마음뿐이었다.

"제가 댓글을 볼 수 있을 만큼 여유롭진 않아요. 그래도 다행인 게 주변에서 좋은 반응과 나쁜 반응을 다 얘기해 주는 편이죠. 제가 캐릭터를 특이하게 잡았거든요. 그런데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대본 리딩할 때도 '모험인데?' 하는 분이 있었는데 (시청자들이) 다행히 편안하게 봐주셔서 감사했죠."

장나라는 최근 4년을 돌아보며 연기적으로 고민이 많은 시기였다고 털어놨다. 부족한 점에 집중하다 보니 지치고, 발전하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 힘든 순간이 많았다고. 그러던 중 만난 작품이 바로 '굿파트너'였다.

"'굿파트너'를 하면서 남지현씨를 만났는데 너무 멋있는 사람이더라고요. 건강하고 믿음직스러운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 또 건강하고 믿음직스러운 한유리를 연기하더라니까요. 그걸 보니 복잡하게 저를 중심으로 생각하면 오히려 안 풀릴 것 같았어요. 그래서 한유리를 가운데 세워놓고 모든 걸 맞춰서 생각했죠. 말투, 눈빛, 행동, 톤의 높낮이조차 '어떻게 하면 한유리가 화가 날까?' '어떤 말투로 어떤 식으로 해야 한유리가 밤마다 퇴사를 하고 싶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만들어 갔던 것 같아요."

사진 제공=스튜디오S·스튜디오앤뉴

디테일한 어조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결과 차은경 특유의 톡톡 쏘는 말투는 완성됐다. 이는 실제 직장인 사이에서 화를 부르는 상사 말투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남지현씨와 대본 리딩을 하다 보니까 톤이 부딪히는 게 생기겠더라고요. 두 사람이 극에서 도드라져 있으니 보는 분들이 재밌으려면 둘의 극명한 차이가 필요할 것 같아서 톤을 완전히 다르게 가야 할 것 같았죠. 약을 올리려면 어미를 드는 게 일명 '킹받는'(열받는) 말투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먼지처럼 날아다니면서 눈앞에 있는데 잡을 수 없는 그런 느낌이요."

자연스럽게 남지현과의 호흡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남지현 이야기만 나오면 눈에 하트가 가득하던 장나라는 연신 애정을 표하며 자신보다 14살 어린 동생임에도 그의 덕을 봤다고 말했다.

"(남지현을) 보기만 해도 행복할 정도로 말할 수 없이 좋았어요. 그 친구가 말뚝처럼 굳건하게 있으니까 저도 자유롭게 생각하면서 차은경을 풀 수 있었죠. 얼마나 예쁘고 복덩이처럼 보이겠어요. 어느 날은 너무 예뻐서 '(네가) 복주머니처럼 보여' 하기도 했다니까요"

남지현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행복했던 장나라였지만 그런 그에게도 감정적 위기는 있었다. 차은경의 남편 김지상의 불륜 행각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것. 장나라가 가장 분노를 느낀 지점은 이혼 소장을 받은 김지상이 차은경에게 전화를 걸어 "내 사무실에 CCTV 달았냐?"며 화를 낸 장면이었다.

"(김지상의 대사를 듣는데) 이루 말할 수 없이 비참하더라고요. 잘못은 본인이 해놓고 도대체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싶었죠. 제가 불륜 작품을 여러 개 했는데 김지상이 최고였어요. 상상하지 못한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전작이었던 'VIP'(2019)에선 불륜을 저지른 남편 박성준(이상윤)을 용서 못 하고 작품이 끝났거든요. 그런데 얼마 전에 'VIP' 감독님과 얘기하다가 '박성준은 용서하고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어요. 용서 못 할 줄 알았는데 김지상을 보니까 (박성준이) 꽤 괜찮은 거더라니까요."

차은경과 김지상의 이혼뿐만 아니라 이번 작품에는 여러 건의 이혼 사례가 등장했다. 다양한 사연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이혼에 대해, 더 나아가 인생에 대해 배운 지점도 있을 터.

"저는 현재 (결혼하고) 너무 행복한 상황이라 잘 모르겠지만 (드라마를 하면서) 느낀 건 마지막 회 대사 중에 '결혼, 이혼, 비혼 다 선택이다. 잘해야 하는 건 선택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선택을 옳게 만드는 노력이다. 그리고 그 노력을 다했다면 후회하지 않고 또 다른 선택을 하면 된다'가 있거든요. 이혼 케이스를 보면서 제가 느낀 감정과 닿아있었어요. 저는 40대다 보니까 이혼은 안 하는 게 좋다는 고정관념이 없지 않아 있었을 텐데 이런 드라마를 하면서 잘못됐다고 느껴지는 순간 다시 새로운 걸 시작하는 용기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사진 제공=라원문화

차은경은 초반만 해도 집안일에 무심하고 오로지 일만 보고 달려 나가던 인물이다. 하지만 이혼을 계기로 가족에도 집중하며 일과 가정 사이 밸런스를 맞춰가는 삶을 살게 됐다. 그렇다면 장나라는 배우 장나라와 인간 장나라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가고 있을까.

"일을 쭉 하다 보니까 그냥 생활적으로 사는 장나라와 연기자 장나라의 밸런스를 맞춘다는 게 아예 분리하는 거더라고요. 제 생활이 안정적이고 즐겁고 고민이 없어야 고민이 많은 연기도 되는 거예요. 제 생활에 갈등이 있으면 그 생각에 빠져서 온전히 (연기에) 집중이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인간 장나라의 삶은)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편이에요. 일하면서 느낀 감정을 집에 가져가지도 않고요."

결혼을 한 후에는 보다 안정된 삶을 살게 되면서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이 나오고 있다고. 그는 드라마 'VIP' 촬영 중 만난 6세 연하의 촬영감독과 지난 2022년 결혼한 후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다.

"마음가짐이 달라진 건 없는데 안정적이고 편안해지고 재밌다 보니까 집중이 훨씬 잘 된다는 느낌은 있어요. 역시 생활이 행복해야 집중이 잘 되는 것 같아요. 예전에 한 드라마에서 슬픈 신을 찍을 때 우울하고 입맛도 없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적이 있었어요. 그때 촬영을 대기하다가 김미경 선배님한테 '입맛이 없다'고 말했죠. 그런데 그렇게 말하는 순간 (연기가) 끝나더라고요. 입 밖으로 그 얘기를 꺼내는 순간 제 감정에 매몰돼 (캐릭터의) 슬픈 감정을 느낄 수 없는 거예요. 그때 감정이 안 잡혀서 (스태프분들이) 한시간을 대기해 주셨어요. 촬영 후 차 안에서 눈물 콧물 다 흘렸죠. 그때 사는 게 평안해야 뭘 할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안정된 생활 덕분에 연기에 더 열정을 쏟을 수 있다는 그에게 바람이 있다면 악역, 그리고 장르물 연기를 하고 싶다는 거다. 워낙 동글동글한 얼굴에 동안 이미지가 시청자들에 각인되다 보니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싶은 마음. 그는 나이에 맞게 잘 나이 들어가고 있다며 다양한 작품에서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어필했다.

"제 몸도 적당히 노화가 잘 되고 있어요. 지금도 엄마랑 만나면 뽀뽀를 하는 편인데 엄마가 바닥에 누워있으면 뽀뽀하기 꺼려지더라고요. 뽀뽀하려고 앉으면 일어날 때 무릎에서 소리가 나면서 힘들어서요. 그럴 때 나이를 느끼죠. 물론 가꾸려고 노력은 해요. 그런데 30대 중반처럼 보이고 싶다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아름답게 늙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노력하는 거예요. 또 언젠가 저에게 액션이 주어진다면 무리 없이 (액션을) 소화하기 위해서 체력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고요."


천윤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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