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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그알] 건담·원피스·'데메크'...넷플릭스가 '덕후'에 침흘리는 이유

박정훈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신작 '데빌 메이 크라이' 사진 제공=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덕후 고객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수의 코어 팬덤을 보유한 IP를 활용한 콘텐츠로 자사 플랫폼의 장기 고객을 추가로 확보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넷플릭스가 최근 공개한 신규 콘텐츠 라인업에서는 인기 게임 및 애니메이션을 원소스로 활용한 작품들이 두드러졌다.

넷플릭스는 현지시간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 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신규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등 자사 플랫폼이 새롭게 선보일 콘텐츠를 전 세계 회원들에게 소개하는 팬덤 이벤트 넷플릭스 긱드 위크(Netflix Geeked Week)를 개최했다. 처음 시작된 2021년 이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매년 온라인으로 개최돼 온 긱드 위크는 올해 최초로 오프라인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넷플릭스는 글로벌 인기를 구가하는 게임 LOL(리그 오브 레전드)의 세계관을 담아낸 애니메이션 '아케인: 시즌2' 그리고 전 세계에 두터운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의 소년만화 '원피스'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원피스: 시즌2'의 공개 일정 등 관련 정보를 공개했다. 2021년 제작된 시즌1부터 이어진 대서사의 마지막 챕터를 다룰 '아케인: 시즌2'의 일부 장면은 긱드 위크 현장에 모인 수많은 LOL 덕후들을 격하게 흥분시켰다. 아울러 넷플릭스는 '원피스: 시즌2'의 대본 리딩 현장을 보여준 영상을 통해 원피스의 인기 캐릭터인 순록 '쵸파'의 귀여운 모습과 새롭게 캐스팅된 성우들의 라인업을 공개해 두 번째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드라마 '원피스 시즌2' 예고 영상 중 '쵸파' 등장 장면. 사진 제공= 넷플릭스

여기에 이어 넷플릭스는 지난 20일 동명의 액션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데빌 메이 크라이'(Devil May Vry)의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했다. '데빌 메이 크라이'는 2001년 일본의 게임사 '캡콤'(CAPCOM)이 제작한 플레이스테이션2(PS2) 전용 스타일리쉬 액션 게임 시리즈다. 작품은 액션 게임 장르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대작으로 평가받으며 여러 편의 후속작이 출시돼 20년 이상 많은 유저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이 작품에는 한국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미르'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데빌 메이 크라이' 국내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넷플릭스와 캡콤의 게임 콘텐츠 간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바이오하자드: 더 시리즈' 역시 캡콤의 동명 게임 속 세계관을 확장한 작품이었다. 현재 넷플릭스는 캡콤의 벨트 스크롤 게임 '록맨'(영문명: Mega Man)의 영화도 제작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넷플릭스는 전 세계 게임 마니아들에게 최고의 여자 게임 캐릭터로 꼽히는 '라라 크로프트'의 모험을 다룬 게임 '툼 레이더'의 애니메이션 '툼 레이더: 라라 크로포트의 전설'을 오는 10월10일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작품의 시점은 게임 3연작 이후를 다루며 전 세계의 온갖 험지를 안방처럼 드나드는 라라 크로프트의 박전감 넘치는 액션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2020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사이버펑크: 엣지러너'의 후속 격이 될 새로운 작품 정보도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사이버펑크: 엣지러너'는 폴란드의 게임 제작사 CDPR과 넷플릭스가 협업해 만든 애니메이션으로, CDPR의 오픈월드 게임 '사이버펑크 2077'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넷플릭스 대자본의 향이 짙은 고퀄리티의 작화로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전작이었기에 이후 공개될 새로운 작품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최근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덕후 중에서도 '하드코어 덕후'들의 관심이 넷플릭스에 집중되고 있다. 오는 10월17일 넷플릭스는 1979년 제작된 일본의 SF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의 세계관을 계승하는 3D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복수의 레퀴엠'을 공개한다.

'기동전사 건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인구를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게 된 지구에서 우주 식민지(콜로니)로 이주한 '스페이스 노이드'들이 지구 연방정부의 폭압에 저항하며 일으킨 '1년 전쟁'을 다룬 작품이다. 특유의 반전(反戰) 철학과 스페이스 오페라급의 큰 스케일로 약 40년 동안 전 세계에서 수많은 '건담 덕후'들을 양산하고 있다.

사진 제공= 넷플릭스

'기동전사 건담: 복수의 레퀴엠'은 패색이 점점 짙어지는 전장의 한가운데에서 고군분투하는 '지온군' 강습 부대의 이야기를 다룬다. 본 작품에 등장하는 메카닉인 'MS-06F 자쿠 II F형', 'RX-78(G)E 건담 EX'의 조립 모형이 일본의 콘텐츠 기업 반다이(BANDAI)를 통한 발매가 예정돼있어 '기동전사 건담: 복수의 레퀴엠'은 전 세계의 건담 덕후들을 비롯해 키덜트 마니아들까지 넷플릭스에 주목하도록 만드는 콘텐츠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회원 계정공유 제한, 구독료 인상 등 리스크에도 최근 유료 구독자를 증가시키며 상승세에 오른 넷플릭스가 높은 콘텐츠 충성도가 특징인 덕후 고객들의 확대를 통해 현재의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넷플릭스의 2분기 매출은 미국 증권가의 컨센서스(예상치 평균)인 95억3000만달러를 상회하는 95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 성장한 액수다. 이러한 넷플릭스의 성장을 이끈 가장 주된 요인은 유료 회원 수의 증가였다.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2분기 기준 넷플릭스의 글로벌 총 가입자 수는 약 2억7765만명을 기록했다. 이 역시 미국 증권가의 예상치인 2억7440만명을 뛰어넘은 수치다.

전 세계 단위 팬덤을 보유한 애니메이션 및 게임의 인지도를 활용하는 넷플릭스의 전략은 자사 콘텐츠의 장르적 범위 확장과 동시에 충성도 높은 덕후 고객들을 플랫폼의 유료 회원으로 장기간 붙잡아두는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머니투데이방송 MTN에 "기존의 인기 IP를 신큐 콘텐츠에 활용하는 것은 자사 콘텐츠 장르의 확대와 장기 가입자 확보 측면에서 분명 유리한 면이 있다"면서 "앞으로도 넷플릭스는 다양한 외부 콘텐츠 IP들과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훈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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