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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유업계 위기에도 멸균 공장은 풀가동

흰 우유 수요 줄어도 가공유·기능성 음료 수요↑
이수현 기자

연세유업 아산 공장 전경/사진 제공=연세유업

저출산으로 흰 우유 소비가 지속적으로 줄며 유업계의 위기가 장기화되고 있다. 위기 속 유업계는 멸균 제품의 생산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는데, 가공유와 두유, 단백질 음료 등 다변화되고 있는 소비자의 수요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후디스와 연세유업은 각각 멸균 공장 생산 설비를 대규모 증축했다. 우유를 멸균 처리하면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음료에도 활용된다.

일동후디스는 춘천에 멸균 공장을 신설했다. 단백질 브랜드 '하이뮨'의 고속 성장으로, 기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으로 생산하던 제품을 자체 생산할 수 있도록 공장을 준공한 것이다. 월 단위로 1800만팩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이유식 중심의 사업을 전개한 일동후디스는 단백질 제품의 인기로 새 전성기를 맞은 회사다. 이유식 수요는 천천히 줄고 있는 반면 단백질 음료의 수요는 가파르게 오르는 양상이다.

단백질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젊은층부터 고령층까지 전 연령층에서 크게 늘었고, 브랜드 '하이뮨'의 인지도가 높아지며 설비 투자까지 단행할 시점이 온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자체 생산 시설을 갖춘 만큼 수출로도 판로를 개척하기 쉬워졌다는 구상이다. 흰 우유보다 유통기한이 긴 멸균우유는 수출에 유리하지만, 각국의 유제품 규제로 공장 실사를 진행해야 하는 등 걸림돌이 많은 분야이기도 하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생산시설 확충으로 미래산업을 위해 자체 생산 강화 및 내실을 키우려고 한다"고 "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뮨 음료/사진 제공=일동후디스

연세유업의 경우 연간 멸균 제품 생산 가능 규모를 90% 늘렸다. 기존 대비 1.7배 빠른 테트라팩 E3 설비를 도입해 시간당 4만팩을 생산한다.

스트로우 타입과 캡 타입 등 여러 형태와 자동 선물상자 포장이 가능한 설비도 갖추고 있고, 125ml 소용량부터 200ml, 250ml, 750ml, 1L 대용량까지 다양한 수요에 맞는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전통적인 흰 우유 생산 기업인 연세유업은 자체 브랜드 외에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으로 수익원을 넓혔고, 수출 규모도 증가세다. 지난해 기준 해외 수출 증가율은 33%에 달한다.

최근에는 국산 'A2원유'를 활용한 단백우유, 단백질 음료와 과채 음료 등 멸균 신제품을 선보였고, OEM 거래 업체도 지난해 13곳으로 올해 18곳으로 늘렸다.

멸균 우유는 다양한 제품에 여러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고, 오늘날 소비자 수요도 같은 방식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실제 편의점과 마트에 가봐도 흰 우유보다는 가공유와 각종 음료의 비중이 점차 높아진 모습이다.

앞서 유제품에 대한 수요 변화로 제품단에서 먼저 변화가 일었지만 곧이어 생산단계가 재편되는 모습을 통해 산업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유업계의 수요 감소는 이미 예정된 수순이지만 기능성 음료나 가공유 등 여러 방식으로 우유를 소비하고 있다"며 "유업계의 장기화된 위기 속에서 수요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이 살아남는다는 공통적인 위기의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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