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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한 점주의 분노 "배민으로 팔았더니 최종 정산은 55%"

배민 수수료 9.8%의 함정
나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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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이하 배민)과 점주 간 해묵은 갈등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배민의 계속된 중개 수수료 인상에 점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한 상황인데요. 배민은 "동종 업계와 동일한 수수료 9.8%"라는 입장이지만 점주들은 "수수료 9.8%만 내세우는 건 반칙"이라며 뚜렷한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슈체크팀은 첨예하게 대립 중인 배민의 수수료 구조를 통해 전체 배달앱의 정산구조를 자세히 뜯어봤습니다.

■꾸준히 오른 수수료…배민은 "경쟁업체와 동일"

점주 대상으로 한 배민 서비스는 가게배달과 배민배달로 구분됩니다. 가게배달은 점주가 배민 앱을 통해 음식 주문을 받고 배달원을 별도로 구하는 서비스입니다. 배민은 단순히 음식 주문을 받아주는 중간 다리 역할만 합니다. 월 8만8000원(부가세 별도)을 중개수수료로 지불하면 가게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죠.

배민배달은 배민이 배달까지 진행하는 서비스입니다. 주문과 배달 두가지 역할을 수행하는 건데요. 배달대행업체가 아닌 배민라이더(우아한청년들)가 직접 음식을 배달합니다. 이 때 중개수수료는 음식가격의 9.8% 정률제를 적용합니다.

현재 문제가 되는 건 배민배달의 중개수수료입니다. 점주들은 "배민이 배민배달 서비스 가입을 유도한 뒤, 중개수수료를 지속 인상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배민배달은 '건당 1000원(2021년)→중개수수료 6.8% 변경(2022년)→중개수수료 9.8%(2024년)' 과정을 거치며 지속적으로 이용료가 인상됐습니다.

이에 대해 배민 측은 경쟁 업체와 동일한 중개수수료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실제로 배민의 가장 큰 경쟁 상대인 쿠팡이츠의 중개수수료도 9.8%로 동일합니다. 배민 관계자는 "작년부터 경쟁사의 최혜대우 요구로, 더 낮은 수수료율로 정상적인 경쟁을 할 수 없었다"며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수수료율 개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개수수료 9.8%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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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점주들은 배민의 이 같은 주장에 '함정'있다는 입장입니다. 단순히 중개수수료만 내세워선 안된다는 건데요. 배민배달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가적인 비용까지 고려해야 비로소 문제들이 보인다는 주장입니다. 점주들은 "배민이 중개수수료만 내세우는 건 일종의 반칙"이라고 누차 강조하죠.

배민배달의 정산 구조를 더 정확히 파악해보겠습니다. 아래 표는 주문금액 2만5000원을 기준으로 점주들의 실제 정산 비용을 나타낸 자료입니다. 2만5000원은 배민 이용자들의 평균 금액이라고 하고요. 매장 별로 상이할 순 있지만 전체적인 구조는 비슷합니다.

일단 가장 먼저 2만5000원 중 중개수수료 2450원이 빠져나갑니다. 여기에 배달비 3300원(중개수수료 인상 과정에서 배달비는 2900원으로 변경)을 배민라이더에 지급해야 하는데요. 이 밖에도 카드결제수수료 3%가 발생하고요. 배달 과정에서 반드시 발생하는 세가지 비용만 포함하더라도 전체 주문 금액의 26%를 차지하게 됩니다. 부가세까지 포함하면 약 28~29%를 차지하게 되고요.

점주들은 최대 수용가능한 배달관련 비용과 중개수수료는 합해서 음식값의 30% 정도라고 합니다.
점주 부담은 중개수수료나 배달비에서 그치는 게 아닙니다. 광고비 지출이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광고비는 물론 선택 사항이긴 합니다. 하지만 광고를 하지 않으면 앱 상단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배민을 사용한다면 광고비 역시 고정 지출 비용이라는 게 점주들의 설명입니다.

1회 광고비는 통상 200~600원 정도 하는데요. A 식당에서 200원으로 광고비를 책정했는데 B식당이 300원으로 올렸다면 B식당 광고가 배너 상단에 위치하는 식입니다. 사실상 점주끼리 가격 경쟁을 펼치는 것이죠. A 점주는 "보통 10회 광고를 하면 1번꼴로 주문이 들어온다"며 "그 구조를 보면 사실상 을과 을 간의 싸움을 붙여 배민이 돈을 버는 구조"라고 지적합니다.

주문 1건에 대한 광고비가 3000원(300원X10회) 투입된다고 보면 전체 주문 가격의 12%로 적지 않은 비중인데요. 여기에 포장비(1000원·4%), 고객할인 비용(825원·3%) 등 부가적인 비용까지 포함하면 실제 정산 금액은 1만3675원입니다. 판매 가격에서 실제 정산받는 비율이 54.7%인 것이죠.

다만 배민 측은 점주들의 광고비 지출은 점포 출점, 신메뉴 출시 시점에 집중된다고 강조합니다. 광고비를 배달비의 고정적 지출 성격으로 봐선 안된다는 건데요. 아울러 점주 간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한 조치까지 취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배민 관계자는 "데이터를 공개할 순 없지만 광고는 새롭게 점포를 열거나 신메뉴를 출시할 때 점주들이 주로 사용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점주 간 과다 경쟁을 막기 위해 광고비 집행도 한달 최대 30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정산 비율이 이와 같은지 비교를 해봐야겠지요. 아래 표는 이슈체크팀이 6곳의 매장들로부터 받은 실제 배민의 정산 비율 자료입니다. 할인 쿠폰 등이 적용되기 때문에 세부적인 비율이 다를 순 있는데요. 하지만 최종 정산 비율(빨간 네모박스)을 보면 대부분 절반 가까이가 이런저런 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자료=독자 제공.

최근 배달 업계에서 논란이 되는 '이중가격제'도 이 같은 낮은 정산률에서 비롯된다는 게 점주들의 주장입니다. 이중가격제는 배달앱 음식 가격과 매장 판매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겁니다. 이미 맥도날드, 롯데리아 등 일부 프랜차이즈는 이중가격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이중가격을 설정하는 것조차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배민이 이중가격 업체에 일종의 패널티를 부과하기 때문인데요. B점주는 "이중가격을 설정하면 배민으로부터 배너 노출 관련 불이익을 준다는 연락을 받는다"며 "비프랜차이즈는 배너 노출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사실상 이중가격을 설정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다만 이 역시 점주와 배민 측의 입장은 첨예하게 갈립니다. 배민 측은 이중가격제 설정에 대한 불이익은 단연코 없었다고 강조하는데요. 한국소비자원의 지적에 따라 동일가격제를 실시하는 점포에게 인증 마크를 준 것이 불이익이라고 봐선 안된다는 입장입니다.

■ "가격 올렸고, 일감 밀어줬고, 최혜 대우 요구"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지난 27일 공정위에 배민을 신고했습니다. 협회는 "배민의 ①가격남용행위 위반 ②자사우대행위 ③최혜대우요구행위 등 각종 불공정 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배민이 시장지배적사업자 지위를 활용해 배달 가격을 인상했다고 주장합니다. 시장지배적 사업자란 1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인 기업을 의미(공정거래법 제6조) 하는데요. 협회 관계자는 "각종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해 점주들을 모아 시장 점유율을 60%까지 끌어 올려 플랫폼을 구축한 뒤, 배달 가격을 인상하는 건 가격남용행위를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배민이 점주들의 배민배달 서비스 사용을 유도해 배민라이더 기업 '우아한청년들'의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고도 주장합니다. 실제로 우아한청년들의 매출은 크게 증가했는데요. 2020년 2870억원이었던 우아한청년들의 매출은 지난해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죠.

A 점주는 "지난 몇 년 간 우아한청년이 인센티브를 적극 제공하며 라이더를 모집했다"며 "배달 인력이 배민 측에 쏠리면서 배달대행업체를 구하기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가게배달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음식 가격과 할인 혜택 등을 다른 배달앱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도록 입점 업체에 강요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이른바 최혜대우를 요구한 건데요. 배민 측은 "최혜 대우는 경쟁사가 먼저 시작한 것"이라며 "경쟁사의 최혜대우 요구로 정상적인 경쟁이 되지 않아 불가피했다고"고 말합니다.

나은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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