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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피플] 신민아에게 물었다, 실제로 젤리반지 프러포즈 받는다면

천윤혜 기자

사진 제공=에이엠엔터테인먼트

"제 (연기) 경력이 짧지 않잖아요. 많은 인물을 연기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세월인데 (다양한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은 의지와 마음이 (꾸준히) 있었어요. 그냥 직업이니까 한다는 태도가 아니라 제 마음이 저를 계속 열심히 하게끔 하는 것 같아요. 표현의 욕심이 아직 있는 것 같다고 할까요."

데뷔 27년 차에 접어든 신민아(40)에게선 여전히 에너지가 넘쳤다. 특유의 보조개 미소로 주위를 사랑스럽게 만들면서도, 눈빛에는 뜨거운 열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지난 1일 12회를 끝으로 종영한 tvN 드라마 '손해 보기 싫어서'(연출 김정식/제작 CJ ENM 스튜디오스‧본팩토리)는 손해 보기 싫어서 결혼식을 올린 여자 손해영(신민아)과 피해 주기 싫어서 신랑이 된 남자 김지욱(김영대)의 손익 제로 로맨스물.

신민아는 이번 작품에서 어디서나 어떠한 상황에서든지 손해 보기 싫어하는 손해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손해영은 승진을 위해, 또 치매에 걸린 엄마를 위해 단골 편의점의 아르바이트생 김지욱과 가짜 결혼식을 치르지만 점차 그와 엮이면서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다.

드라마 종영 후 만난 신민아는 "워낙 좋아했던 캐릭터였는데 작품이 끝나서 시원섭섭한 마음이다. 작년 10월쯤부터 촬영했는데 (종영까지) 1년 동안 해영이를 갖고 있던 마음인지라 떠나보내고 있다"며 애정을 가득 드러냈다.

실제로 살면서 '손해를 본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고. 당장 눈앞의 일만 볼 땐 손해를 보는 것처럼 느끼는 상황이 있다 해도 결국 모든 일에는 얻는 게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손해영을 연기하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대한 애착도 커졌다.

"손해를 보지 않는 손해영이라고 하지만 손해의 기준이 조금 남달랐던 것 같아요. 따뜻한 마음이나 일에 대처하는 행동을 보면 부정적이고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손해가 아닌, 다른 의미의 손해를 표현한 것 같더라고요. 그 점이 매력적이지 않았나 싶어요."

손해영이 손해를 따지게 된 데에는 엄마의 영향이 컸다. 위탁아들을 데려오면서 자신이 받아야 할 부모님의 사랑을 어쩔 수 없이 나눠야 하는 과정에서 결핍을 느꼈기 때문. 신민아는 캐릭터의 이런 서사에 공감하면서 안쓰러운 마음을 가졌다.

"이 결핍이 성숙해지는 과정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마지막회에서 엄마 장례식 이야기가 좀 긴데 (그 장면들은) 손해영이 위탁아들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선이라고 생각했죠. 또 아이러니한 건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지 못했단 결핍이 있는데 위탁아인 남자연(한지현)과 성희성(주민경)과의 애착이 엄청나잖아요. 캐릭터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장면인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엄마에 대한 감정만 있는 거지 주변 인물을 미워하지 않는 거잖아요. 손해영의 마음도 멋있다고 생각했죠."

사진 제공=tvN '손해 보기 싫어서'

동시에 손해영의 직설적인 면모는 그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솔직한 표현 방식, 그리고 비속어도 서슴지 않는 말투를 통해 배우로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컸던 거다.

"대본을 봤을 때 너무 잘하고 싶었어요. 이런 부분을 진짜 표현하고 싶었고 잘하면 제가 여태까지 했던 캐릭터와 차별화되지 않을까 했죠. 또 잘하고 싶단 마음 이전에 캐릭터가 시원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했고요. 내부적으로는 손해영이 비호감으로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는데 저는 처음 대본을 봤을 때 비호감처럼 안 느껴지고 귀엽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귀엽게) 표현하려 했는데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주고받는 계산이 정확한 성격이 부정적으로 보일까 우려한 것도 사실. 그러나 이를 유쾌하게 풀어낸 작가의 대본에 믿음을 가졌다. 또한 직설적인 인물을 연기하면서 나름의 통쾌함도 느낄 수 있었다고.

"제가 그동안 로맨틱코미디 장르에서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많이 연기해 왔는데 그럼에도 손해영은 대본을 보고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연상연하여서 손해영이 터프하고 과감한 모습일 수 있던 것이기도 했지만 시대도 많이 변했구나 싶었던 거예요. 과감한 표현법 때문에 우려했던 지점을 코믹하게 잘 풀었다는 생각도 하고요."

12살 연하 김영대와의 로맨스 케미스트리에 대한 만족감도 덧붙였다. 손해영과 김지욱이 가짜 결혼으로 맺어진 사이였기에 시청자들이 이 로맨스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걱정했던 것.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에 안도했다는 그는 김영대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선한 호흡이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도 나이 차이가 나지만 극 중에서도 나이차가 있는 연상연하 커플이잖아요. 찍을 때도 신선함과 낯선 기운이 잘 표현됐던 것 같아요. 김영대씨도 욕심 있게 열심히 해줬고 거기에 제 열정이 맞물려서 재밌게 찍었어요. 설정 자체가 가짜 결혼이라 멜로가 금방 붙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첫 촬영을 하고 감독님도 '케미스트리가 빨리 붙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시청자분들도 초반부터 응원해 주셔서 좋았고 마음이 놓였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 또한 김영대와 함께 한 장면에 있었다. 김지욱이 손해영이 가장 좋아하는 젤리로 편의점에서 프러포즈를 한 장면이다.

"젤리반지 프러포즈 장면 반응이 좋았는데 연하남의 귀여움 같았어요. 많은 분이 그 행동에 열광해 주셨죠. 김영대씨가 잘해준 것 같아요. (실제로 그런 프러포즈를 받는다면) 젤리가 너무 많긴 했는데 귀여운 것 같아요. 단종된 젤리를 모아서 프러포즈하는 게 너무 귀엽지 않나요. 하하"

사진 제공=에이엠엔터테인먼트

이들의 케미스트리, 그리고 유쾌한 전개에 힘입어 드라마는 아마존프라임 비디오 글로벌 일간 TV쇼에서 최고 2위(OTT 플랫폼 내 콘텐츠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를 기록하는 등 해외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신민아는 드라마가 글로벌하게 사랑받는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가득 표현했다.

"몇 년 전부터 (외국인 사이에서) 한국 드라마에 대한 호감도와 애정이 진짜 많아졌다고 느꼈어요. 로맨틱코미디 장르도 굉장히 좋아하시는 것 같고요. '갯마을 차차차'(2021)를 하면서도 느꼈는데 한국인들이 이해하는 감정선을 외국인들도 너무 똑같이 느끼더라고요. 저희는 한국 사회에서의 시대적 흐름이 있잖아요. 그걸 받아들일 수 있을까 했는데 세계적으로 비슷한 감정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느 나라든, 어떤 세대든 이야기에 힘이 있다면 많은 사람이 따라가 주는 것 같아서 외국팬분들이 가깝게 느껴졌죠. 한국 드라마의 영향력이 많이 높아졌다는 생각이 들고, 그 안에서 계속 드라마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그간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 '오 마이 비너스'(2015), '갯마을 차차차' 등 로맨틱코미디 장르에서 유독 많은 사랑을 받은 그는 이번 작품으로 다시 한 번 '로코퀸'이라는 수식어를 증명해 냈다. 이같은 대중의 큰 사랑은 분명 고마운 일.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신의 캐릭터가 한정될까 고민이 있을 법도 했다. 이에 신민아는 로코퀸 수식어를 깨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물론 로맨틱코미디를 얼마나 더 오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는 건 맞지만 스스로 나이를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 게 소신이다.

"사실 로맨틱코미디만 한 건 아니었는데 대중적으로 많이 기억해 주시고 사랑해 주신 게 로맨틱코미디라 좋아해 주시는 것에 감사함을 느껴요. 표현할 때도 즐겁고요. 사실 '손해 보기 싫어서'를 찍은 후에 장르물(넷플릭스 시리즈 '악연')도 촬영을 마무리한 상태예요. 그런 면을 응원해 주는 분도 있으니까 굳이 한 장르로 가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좋아해 주시는 걸 깨면서까지 (로맨틱코미디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그럼에도 뛰어놀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코미디다. 실제로도 친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웃음을 주고 싶어 하는 편이라는 그는 손해영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코믹 욕심을 더 키우게 됐다고. 신민아의 또 다른 연기 변신을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하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진짜 코미디를 해보고 싶어요. 시트콤 같은 것도 해보고 싶고 대놓고 코믹 연기를 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굳이 망가져야 웃긴 건 아니잖아요. 하려는 이야기가 웃음을 자극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망가지는 건 표현하기 쉬워요. 그런데 시트콤은 이야기에 힘이 있으니까 우리나라에서 다시 시트콤이 나와도 재밌지 않을까 싶어요."


천윤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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