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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피플] '흑백요리사' PD "백종원 눈 가린 순간 '터진다' 확신"

박정훈 기자

사진 제공=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은 올 한 해를 통틀어 가장 핫한 문화 트렌드를 양산한 프로그램으로 회자되며 한동안 사그라든 글로벌 K-푸드 붐에도 다시 불을 지폈다.

기존 요리 경연 프로그램들과의 차별화를 강조한 프로그램은 매 회차가 방영 당시의 화제(+논란)를 이끌었고, 급기야는 넷플릭스가 제작한 예능 최초로 글로벌 시청순위 1위에 오르며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이토록 수많은 시청자들을 짧은 기간에 과몰입시킨 사람들은 과연 어떤 생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었을까.

넷플릭스가 프로그램의 시즌2 제작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지난 15일 '흑백요리사' 김학민 PD, 김은지 PD, 모은설 작가 등 제작진을 인터뷰로 만나 프로그램 비하인드 스토리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9월17일 넷플릭스를 통해 첫 공개돼 지난 8일 종영한 '흑백요리사'(기획 윤현준/연출 김학민, 김은지/제공 스튜디오슬램/제작 넷플릭스)는 초일류 셰프들로 구성된 '백수저' 그룹과 재야의 요리 고수들로 구성된 '흑수저' 그룹이 다양한 요리 미션에 도전하면서 오직 음식의 맛으로 대결하는 과정을 담아낸 요리 서바이벌 예능이다.

'흑백요리사' 시즌2 제작 확정에 대해 김학민 PD, 김은지 PD, 모은설 작가는 각자만의 방식으로 벅찬 감정을 설명했다.

김학민 PD는 "시즌1을 기획하면서 생각했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시청자 여러분에게 '시즌2를 빨리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이렇게 빠르게 실현될 줄은 몰랐.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김은지 PD는 "넷플릭스와 제작진의 의견이 완전히 일치했다. '이건 무조건 다음 시즌 가야한다'고. 시즌2 제작이 결정된 순간에는 정말로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

모은설 작가는 "프로그램 방영 내내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 고생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제작진. (왼쪽부터) 김학민 PD, 모은설 작가, 김은지 PD. 사진 제공= 넷플릭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은 프로그램의 인기 요인으로 제작진은 '차별화'를 꼽았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볼거리를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피나는 노력이 만든 결과물이었다.

모 작가는 "프로그램의 목표는 '새로운 걸 만들어 보자'였다. 다들 고생이 많았다. 다양한 콘셉트의 미션에서 우리가 의도한 볼거리를 뽑아내기 위해서 준비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많았다"고 말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안성재 셰프는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끌어올린 1등 공신이다.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두 심사위원의 시즌2 참여 여부에 대해 "긍정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학민 PD는 "시즌2는 제작 확정 외에 결정된 것이 정말 아무것도 없다. 시즌1이 끝난 이후로도 넷플릭스가 두 분과 계속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분위기는 긍정적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제작진은 '섭외'를 꼽았다. 출연 여부를 수도 없이 번복한 어떤 셰프(?)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김은지 PD는 "최현석 셰프같은 경우는 출연을 여러 번 번복하시면서 애간장을 녹이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수많은 유명 셰프들을 섭외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이기지 못해 일을 그만둔다고 한 제작도 있었다"고 말하며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모은설 작가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까지 프로그램과 관련해 대략적인 콘셉트 외에 모든 것은 극비에 부쳐졌다. 심지어 흑수저, 백수저의 기준도 설명하면 안 됐다. 요리업계에서 이미 슈퍼스타이신 분들에게 '원 오브 뎀 챌린저'로 프로그램에 참여해 달라 부탁하는 것도 부담감이 컸다"고 말했다.

섭외 걱정은 참가자들에서 끝나지 않았다. 심사위원의 섭외는 마치 큰 산 같은 미션이었다. 안성재 셰프의 한 마디로 이 모든 걱정은 한 방에 해소됐다.

김은지 PD는 "백종원 대표님은 음식과 요리에 대한 조예가 깊으신 분이시니 안심이 됐지만 나머지 한 명을 정하는 것이 문제였다. 수많은 대상자들과의 미팅 끝에 안성재 셰프님을 만나게 됐고, 출연을 수락하시면서 하신 한 마디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안 셰프님은 '제가 (심사위원을) 하면 누구도 토를 달지 못할 것'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넷플릭스

두 심사위원이 검은 안대를 쓰고 요리의 맛을 평가하는 장면은 패러디 밈과 쇼츠 영상을 양산했다. 제작진은 이 장면의 폭발적 반응을 방송 전부터 예측했다.

김은지 PD는 "촬영장에서 백종원 대표님이 요리를 드시는 모습을 보자마자 '이거 터진다'고 확신했다. 어떤 시청자는 안대를 쓴 채 요리를 맛보는 백 대표님을 보고 '섹시하다'는 반응을 남기기도 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흑백요리사'는 반응만큼 논란도 뜨거웠다. 레스토랑 운영 미션에서 탈락한 안유성 셰프가 경쟁의 공정성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날선 비난을 받기도 했다.

김학민 PD는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에 대해 몇몇 셰프님들이 불만을 표출한 일이 있었다. 감사하게도 나중에는 모든 분들이 우리의 입장을 잘 이해해주셨다. 이제는 셰프님들과 자주 메시지를 수고 받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됐다"며 전후 사정을 설명했다. 이어서 김 PD는 "참가자들의 피드백과 시청자 여러분이 보내주신 의견을 시즌2의 제작에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한된 요리 재료로 30분마다 새로운 요리를 계속 선보이는 '무한 요리지옥' 미션은 긴장감이 넘치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폭발적 호응을 이끌어냈다. 제작진의 '독기'가 가장 많이 반영된 미션이었다.

모은설 작가는 "방송 초반의 라운드가 진행되면서 '미션이 너무 쉬운 것 아니냐'는 의견을 주신 셰프님들이 있었다. 우리는 웃으면서 이후의 라운드가 진행되길 기다렸다. 무한 요리지옥은 최고 레벨의 셰프들이 극한의 상황에서 보여주는 역량에 집중한 '아주 매운' 미션이었다. 모든 셰프님들이 열정적으로 임해주셔서 의도한 것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뽑아낼 수 있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김은지 PD는 "30분마다 새 요리를 만들어 내야 하는 셰프들도, 또 그 요리를 계속 드셔야 하는 심사위원들도 세미 파이널 미션은 지옥이었을 거다. 우리는 그 쫄깃한 긴장감을 최대한 방송에 담아내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넷플릭스

파이널 미션에서 흑수저 나폴리 맛피아 셰프와 백수저 에드워드 리 셰프의 대결이 이뤄진 것에 대해 일부 시청자들은 '흑 vs 백 콘셉트에 맞춘 조작이 있었던 것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두 PD와 작가는 "그런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김학민 PD는 "흑수저 혹은 백수저 셰프 끼리의 파이널 대결도 충분히 가능한 것이 프로그램의 룰이다. 실제로 그런 결과가 나와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모든 라운드의 결과는 철저하게 두 심사위원의 평가에 맡겨졌고 우리는 그 결과를 토대로 이야기를 엮는 역할만 했다. 파이널 미션에 누가 진출하는지는 처음부터 중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즌1의 성공에 힘입어 제작진은 시즌2의 스케일을 더 키울 수 있는 큰 용기를 얻었다. 그들이 밝힌 시즌2의 섭외 1순위 셰프는 바로 글로벌 톱클래스 셰프 '고든 램지'다.

모은설 작가는 "시즌1의 오픈 후 첫 반응을 확인하자마자 저희는 고든 램지 셰프의 회사에 정식으로 출연 요청 공문을 보냈다. 워낙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분이기 때문에 출연이 쉽지는 않겠지만, 시청자 여러분이 보내주신 관심과 기대에 충족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냐는 게 우의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김학민 PD는 "고든 램지 셰프 외에도 수많은 국내외 특급 셰프들을 다음 시즌의 참가자로 모실 생각이다. 라인업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박정훈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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