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이슈체크] 또, 또 티웨이…원인은 '짠물' 정비비?

티웨이는 아시아나를 대체할 수 있을까
나은수 기자

thumbnailstart


티웨이항공의 잇따른 항공기 결함에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비행기 결함에 운항이 지연되는 일들이 잦아지면서 일각에선 '안전 관리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됩니다. 이슈체크팀이 항공안전투자내역을 분석해 본 결과 티웨이항공은 주요 항공사 중 가장 낮은 정비비를 투입하고 있었습니다.

■올해만 몇 번째??

올해 티웨이항공의 결함 이슈 중 가장 논란이 됐던 건 파리 비행기 편일 겁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사업결합(인수)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내리면서 "일부 유럽 노선에 대해 독점을 해소하라"고 요구한 바 있는데요. 이에 따라 대체자로 나선 티웨이항공은 지난 5월 대한항공으로부터 비행기를 이관 받은 뒤, 8월에 파리 노선을 첫 취항하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첫 운항 때부터 발생합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의원실로부터 받은 'TW402(HL8211) 지연 보고서'에 따르면 이 항공편은 파리 도착 4시간 40분 전, 유압유 용량이 절반 정도로 지속 감소 중임을 위성 통신을 통해 전달받았습니다. 도착 1시간 전에는 'Y유압유 저용량 (5ℓ 이하)' 경고등이 떴고요. 유압유가 빠르게 감소했다는 건 누수가 발생했다는 의미입니다.

Y유압유는 항공기의 조종면, 랜딩 기어, 브레이크 등의 장비들을 제어하는 Y유압기의 원활한 작동을 돕는 유체입니다.

파리 공항에는 안전 도착했지만 착륙 후 즉각 실시한 정비에서는 원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후 지원 정비사가 파리까지 파견돼 재점검을 하는 과정에서 누유 흔적을 발견했고 조치가 취해졌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비행기가 21시간 지연됐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운영하는 동안 이 항공기는 별 문제 없이 운항됐다고 합니다. 티웨이항공이 정비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죠.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당시 사건 이후, 파리 운항을 하면서 문제가 단 한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최근에는 이륙 직후, 비행기에 연기가 발생하면서 회항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문 의원실로부터 받은 'HL8564 기내연기발생 검토 자료'에 따르면 이 사고는 버드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인한 연기 발생으로 추정됩니다. 이륙 직후, 1번 엔진에 조류가 유입되면서 내부 장비에 연기가 난 건데요. 비교적 낮은 고도에서 충돌했고 엔진 손상은 없었지만 자칫 위험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사건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았습니다. 새롭게 취항한 크로아티아 행 항공기에 문제가 발생하자 오사카행 비행기로 급히 바꿔 운항하며 '비행기 바꿔치기' 논란이 있었고요. 안전 규정 미달을 이유로 운항을 거부한 기장에게 정직 징계를 내리는 등 안전을 도외시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정비비 대당 30억원…국내 주요 항공사 중 꼴찌

업계에선 티웨이항공의 정비 역량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 중이지만 외부에선 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긴 힘듭니다. 하지만 티웨이항공의 안전 관련 투입 비용을 살펴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래 표는 문 의원실로부터 받은 주요 항공사 8곳의' 항공안전투자공시' 자료입니다. 최근 3개년(2022~2024년)도를 살펴보면 진에어, 에어부산을 제외한 모든 항공사의 안전투자 비용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 기간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3배, 2.7배 증가했고요. 대부분의 저비용항공사(LCC) 역시 관련 비용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티웨이항공의 올해 항공안전투자 비용은 575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0% 급증했는데요. LCC 항공사 중에선 세 번째로 많은 수치입니다. 이 수치를 보면 ' 티웨이항공이 다른 항공사보다 안전을 도외시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에는 약간의 함정이 들어가 있습니다. 세부 항목을 살펴 보면 '안전 투자'라고만 보기 어려운 내역들이 포함돼 있어서입니다. 대표적으로 항공기 교체, 예비 항공기 구입 등이 있는데요.고객을 비행기에 태워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구조상 항공기 구입을 '안전 만을 위한 투자'라고만 보긴 어렵습니다. 항공기 1기 가격이 수천 억원을 호가하는 만큼 당해 년도에 비행기를 구입했다면 안전 투자 비용이 크게 올라가는 착시 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항공안전투자공시 내역엔 '항공기의 정비·수리·개조', '항공 안전을 위한 연구 개발', '전산관리시스템 구축' 등도 포함돼있습니다. 티웨이항공의 비행기 결함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만큼 '항공기의 정비·수리·개조' 부분을 집중해 살펴보겠습니다.

아래 표는 주요 항공사의 정비·수리·개조 비용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1조9491억원, 1조9억원을 관련 비용에 투입 중입니다. 티웨이항공은 105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5% 증가했는데 이는 LCC 기준 4번째로 많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 수치가 정성적 의미를 포함하고 있진 않습니다. 항공사마다 보유한 항공기 수가 각자 다르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전체 정비·수리·개조 비용을 보유 항공기수로 나눠 1기 당 투입 정비 비용을 산출해야 합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반기 말 기준 33대의 항공기를 보유 중입니다. 정비·수리·개조 비용을 보유 항공기 수로 나누면 1대당 정비 비용은 32억원이 산출됩니다. 주요 8곳 중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티웨이항공의 비행기 가동시간(372시간)이 평균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비행기 가동은 비슷하게, 정비 비용은 적게 투입'이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티웨이항공의 '짠물' 정비비에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유럽 노선의 대체자로서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LCC는 태생적으로 비용 효율화가 첫 번째 목표인데 장거리 노선(유럽 노선)을 취항하면 손(정비)과 비용이 더 많이 들 수 밖에 없다"며 "앞으로 유럽 노선을 더 취항하게 되면(현재 5개 노선만 취항) 정비를 더 타이트하게 해야 할텐데 이러한 역량을 갖췄는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나은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