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연내 기업신용 새 모델"…속도는 '의문부호'
조정현 기자
[앵커멘트]
지금까지 중소기업에 흘러들어간 기업신용의 성과를 측정하는 작업에 처음으로 착수한 정부가 이를 바탕으로 이르면 올 연말 기업금융의 새 모델을 제시하기로 했습니다.
생산성이 높은 부문에 자금이 더 많이 투입되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조정현 기자입니다.
[기사내용]
대출과 채권 등을 더한 국내 기업신용은 2800조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국내총생산 대비 125% 수준으로, 세계 26개 선진국 평균인 60%를 두 배 이상으로 웃돕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 "부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부분을 다른 방식으로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문제는 생산성이 낮은 중·소규모 산업에 신용이 집중됐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지금까지 4년간 건설·부동산과 도소매·숙박음식업 신용이 340조원 급증해, 전 산업 신용 증가분의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업 고도화와 부가가치 개선에 금융이 제 역할을 못한 것입니다.
정부도 대응에 나서기는 했습니다.
금융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에, 5대 금융지주 연구소 등 민관이 모여 협의체를 구성했습니다.
산업별 신용 투입 규모와 그에 따른 생산성, 부가가치 제고 효과를 따져보기로 했습니다.
산업계에 흘러들어가는 돈의 흐름을 포착해야 하는 만큼, 신용정보원의 방대한 금융데이터를 분석하는 첫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협의체에서 나오는 다양한 의견을 중소기업 금융 위기 대응뿐만 아니라 미래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에도 반영하겠습니다."]
다만 최근 들어 추진 속도에 의문부호가 붙었습니다.
한달에 한번 가동한다던 협의체는 하반기에는 소식이 없습니다.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티메프 사태, 금융위원장 교체 등을 거치면서 동력이 약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취약산업 보호를 내세우는 중기부와 신용증가에 따른 생산성 제고에 초점을 둔 금융위 간 입장도 다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국민의 세금을 가지고 투입을 하는 만큼 이들에게 있어서 어느 정도의 경쟁과 생산성을 요구하는 거는 당연한 권리라고 보여지고요."]
금융위는 "실무 차원 협의는 계속 진행 중"이라며 "이르면 연내에 산업별 상황에 맞는 신용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정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