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논란 여의도 생숙…대규모 마케팅비 집행에도 미분양 여전
마스턴투자운용, 여의도 환승센터 앞 NH투자증권 사옥 매입해 생숙 조성가장 작은 40㎡도 분양가 14억1760만원…3.3㎡ 당 1억2000만원
지난 6월 말 360억원 분양 마케팅비 집행했지만 분양률 60% 수준
박동준 기자
옛 여의도 NH투자증권 사옥 자리에 고급 생활형숙박시설 '앙사나 레지던스 여의도 서울' 공사 모습. 지난 2022년 착공 이후 분양했지만 현재까지 분양률이 60% 수준으로 미분양에 시달리고 있다./사진=박동준 기자 |
마스턴투자운용이 여의도 NH투자증권 사옥을 매입해 짓고 있는 고급 생활형숙박시설(이하 생숙)이 고분양가 논란에 대규모 미분양 늪에 빠졌다. 지난 6월 말 300억원 이상 자금을 분양 마케팅에 투입했지만 분양률은 60% 수준이다.
29일 마스턴투자운용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NH투자증권 사옥 자리에 '앙사나 레지던스 여의도 서울'(이하 앙사나 레지던스)이 들어서고 있다. 지하 6층~지상 57층, 1개 동 건물에 전용면적 40~103㎡, 총 348실 규모로 조성된다. 반얀트리그룹 최상위 브랜드 앙사나가 적용됐다.
시행사는 '마스턴제51호여의도피에프브이'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다. 이 회사 주주는 오버나인와이디가 44.64% 지분율로 최대주주다. 이외에 우미글로벌(23.13%), NH투자증권(20%), 마스턴투자운용(6.97%), 무궁화신탁(5.36%) 등으로 구성됐다.
마스턴제51호여의도피에프브이는 지난 2019년 NH투자증권 여의도 사옥을 2548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현대엔지니어링과 책임준공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2022년 6월 착공해 오는 2026년 9월 완공 예정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공정률은 24.67%다.
2022년 최초 분양 당시 고금리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와 높은 분양가, 생숙 규제 등으로 계약률은 저조했다. 회사 측은 총 앙사나 레지던스 분양수익으로 총 8913억원을 예상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분양수익은 795억원에 그쳤다.
앙사나 레지던스 분양가는 3.3㎡ 당 1억2000만원 대로 전용면적별로 제일 작은 40㎡은 14억1760만원부터 103㎡은 53억원 수준이다.
특히 정부가 생숙을 주거용으로 불법 전용할 경우 매년 공시지가 10%를 이행강제금으로 부과하겠다고 한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낮은 분양률에 앙사나 레지던스 시행사는 지난 6월 말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와 자산담보부대출 등으로 360억원을 조달했다. 해당 자금은 분양 프로모션 활동비 등으로 집행했다.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지난 6월 시장서 조달한 금액으로 분양 촉진 활동에 투입했다"며 "현재 정확한 분양률은 외부 공개가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은 현재 앙사나 레지던스 분양률을 6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40% 수준에서 올랐지만 생숙 규제가 남아있어 추가적인 개선은 미지수다. 정부는 최근 생숙을 오피스텔로 전환하는 사업장에 각종 특혜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오피스텔로 전환하지 않는 사업장서 주거용으로 사용할 시 예정대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겠다고 엄포했다.
앙사나 레지던스 분양 관계자는 "현재 분양률은 작년보다 많이 올라 60% 수준"이라며 "오피스텔 전환 관련해서는 사업장이 해당하는지 파악이 안 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급등기 정부가 주택 규제를 하자 규제 사각지대인 생숙에 투자금이 몰렸다"며 "앙사나 레지던스도 수분양자에 각종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마케팅을 했지만 생숙 규제로 분양률은 낮았다. 오피스텔로 바뀌면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동준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