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9부 능선…노조 반발 막판 변수되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기/ 사진=머니투데이미디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9부 능선을 넘어섰다. 이르면 이달 중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최종 판단이 나오는 가운데 노동조합의 반발이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EC는 이르면 이달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앞서 지난 2월 EC는 두 회사의 결합이 시장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과 유럽 4개 노선 이관 등을 내걸고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대한항공은 EC가 내건 승인 조건을 모두 이행했다. 중장거리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에 유럽 4개 노선을 이관했고 6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우선협상자로 에어인천을 선정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EC가 두 회사의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의 반발이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최근 두 회사의 기업결합을 최종 불허해달라는 서한을 EC에 보냈다.

서한에는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의결에 참여한 윤창번 김앤장 고문이 대한항공 측 이해관계인에 해당해 의결권 행사가 부적절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노조는 당시 이사회가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매각안을 가결 처리했는데, 윤 고문이 속한 김앤장이 대한항공 측에 기업결합과 관련한 법률 자문을 제공해 온 만큼 이해 충돌 여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일자리 위협을 우려하면서 에어인천이 안정적이고 독자적인 화물사업 운영 능력이 있는지, 나아가 티웨이항공의 유럽노선 운영능력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증해 달라고 EC에 요청했다.

이달 중 EC의 최종 판단이 나오면 미국 경쟁당국의 심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경우 법무부가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승인으로 간주된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미국 법무부가 우려를 제기해 온 미국 노선 독과점 해소를 위해 에어프레미아와 미주노선 연계 운항을 확대했다.

이달 EC에 이어 다음 달로 예상되는 미국 경쟁당국의 심사가 완료되면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14개 필수 신고국에 대한 모든 승인을 완료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모든 경쟁당국의 심사가 끝나면 12월 말 아시아나항공 신주인수를 통해 대한항공 자회사로의 편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후 인력과 조직 정비, 저비용항공사 통합(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마일리지 통합 등 실질적 결합을 위한 절차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