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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코노미] 내홍·역성장 홍역 하이브, 비 온 뒤 땅이 굳듯...

천윤혜 기자

사진 제공=하이브

하이브가 올해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내홍 속 여러 이슈로 실추된 위상도 뼈아팠다. 이젠 반드시 정상화가 이뤄져야 하는 시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브(352820)는 올 3분기 매출액 5278억47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9% 하락한 금액. 영업이익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4% 떨어진 541억8500만원으로 집계됐다.581억원 수준을 예상한 투자업계의 컨센서스를 밑돈 영업이익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매출의 하락은 올 7~8월 열린 파리 올림픽으로 인해 아티스트들의 앨범 발매가 순연되면서 직접 참여형 매출(3229억7600만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음반/음원과 공연 매출 부문에서 각각 18.8%, 14.8% 하락했다.

회사는 올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51.2% 하락한 652억88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역성장한 바 있다. 하이브 라틴법인, 수퍼톤, 퍼플리싱 게임 '별이되어라2: 베다의기사들' 등 신사업을 론칭하면서 초기 비용이 집행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투어스, 아일릿 등 신인 아티스트 라인업이 확대되면서 비용 지출도 컸다.

주가 또한 쉽사리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초만 해도 25만원선에 머물던 하이브 주가는 약 11개월 사이 최대 38.3% 떨어졌다. 엔터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던 상황 속,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데 이어 최근 하이브를 둘러싼 악재까지 겹친 결과였다.

올해 회사를 둘러싼 가장 큰 악재는 레이블 어도어의 민희진 전 대표와의 내홍이다. 올 4월 하이브는 민 전 대표의 경영권 침탈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권을 발동했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주장했지만, 민 전 대표 측은 경영권 찬탈 의혹을 받는 문건은 사담이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내부고발에 대한 보복 행위라며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비롯한 하이브 경영진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양측의 첨예한 대립 속 하이브는 민 전 대표와 체결한 주주간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며, 지난 8월에는 어도어 이사회에서 민 전 대표를 해임했다. 이에 민 전 대표는 즉각 반발했다. 주주간계약의 유효성을 주장, 어도어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후 대표로 복귀하겠단 의지를 드러내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한 것. 하지만 법원에서 각하 결정을 내리면서 대표직 복귀는 불발됐고, 다음날 열린 어도어 이사회에서도 민 전 대표의 대표 선임안은 부결됐다.

사진 제공=뉴스1, 어도어, 빅히트 뮤직

물론 민 전 대표의 추가 법적 대응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럼에도 우선은 대표 자리를 둔 싸움은 조금씩 정리되는 모양새. 하이브로서는 큰 산을 하나 넘은 상황이다.

그런 만큼 지금까지의 논란은 뒤로 한 채 주가와 실적을 다시 끌어 올려야 할 시기다. 4분기에는 방탄소년단(BTS) 진의 솔로 앨범 발매를 비롯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등 여러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예정돼 있다. 이들의 활동으로 견고한 실적을 보여주겠단 계획.

회사가 신경 써야 할 또 다른 사안은 손상된 이미지 회복이다. 특히 최근 어도어 소속 뉴진스 멤버 하니가 사내 괴롭힘을 주장한 데 이어,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는 물론 타 회사 소속 아티스트들을 원색적으로 품평한 내용이 담긴 하이브 내부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파장을 낳았다. 이에 이재상 대표는 아티스트들과 업계 관계자, 팬들에 공식적으로 사과하며 수습에 나섰다. 모니터링 문서 작성도 즉시 중단했으며, K팝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는 뜻을 표했다.

뉴진스 정상화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뉴진스는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민 전 대표의 편에 서며 그의 대표직 복귀를 요구해 왔다. 하지만 하이브로서는 뉴진스 요구를 수용할 수는 없는 노릇. 대신 민 전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뉴진스 프로듀싱 업무를 유지시키는 것으로 절충안을 내놨다. 이제 회사는 뉴진스를 끌어안고 이들이 계획된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이 대표 또한 역량을 총동원해 뉴진스를 지원할 것이라고 알렸다. 뉴진스의 향후 행보를 통해 회사의 위기관리 능력을 확인할 수 있을 걸로 보인다.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에도 하이브가 최근 4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에 성공한 것을 보면 시장은 여전히 회사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의 위기를 넘고 개선광정(改善匡正) 하는 하이브의 미래를 기대해도 좋을지 주목된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의 올해를 "노이즈도 많고, 실적도 부진했던 해"라며 "인적 노이즈와 관련된 여러 이벤트 여전히 진행 중이나, 일단은 소강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판단한다. 실적도 4분기부터는 본격 증익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천윤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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