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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 높여준다는 '산소발생기' 효능은?

전문가들 "산소발생기 건강 효과, 의학적 근거 부족"

산소 자체와 제품의 효능 오인하도록 광고해 문제
전혜영 기자

자이글이 출시한 ZWC 산소발생기 숲속. (자료=자이글 ZWC 홈페이지)

코로나19 유행으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산소를 발생시켜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공기청정기처럼 실내에 켜놓기만 해도, 공기 중 산소량을 높여 여러 가지 건강상 이점을 줄 수 있다며 여러 언론에서도 소개된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제품의 효능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산소는 면역력과 집중력 높여 주는 만병통치약?
산소발생기는 산소를 만들어 공기 중으로 방출하는 제품이다. 가정용 전기그릴로 유명한 '자이글'에서 '산소발생기 숲속'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해 200만원 가량에 판매되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산소발생기는 1분당 1L의 산소를 뿜어내는데, 이는 20년산 편백나무 250그루에서 생산되는 양과 같다는 설명이다.

산소발생기 숲속의 상품페이지에서는 해외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하며 산소는 건강한 세포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신체 면역력 증대를 위해 충분한 산소 공급이 필요하며, 암의 원인은 산소 부족이므로 산소가 부족하면 암세포를 키울 수 있다는 식의 무서운 설명까지 등장한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산소의 긍정적 효능'을 언급하며 ▲면역력 증진 ▲조직재생 증진 ▲혈액순환 향상 ▲집중력 증진 ▲스트레스·피로·불면증 개선 ▲태아와 유아의 두뇌발달 촉진 ▲신체 저항력 강화 ▲유산소 운동 효과 증대 ▲알레르기 치료 증진 등을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 "산소발생기 건강 효과, 의학적 근거 부족"
그러나 의료계 전문가들은 산소발생기의 효능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박동원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산소가 정상적인 일반인에게 면역력 등 건강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근거는 없다"며 "산소발생기의 의학적 근거는 미약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예컨대 고지대 등에 사는 이유로 산소가 부족해서 우울감이 느껴진다는 연구는 있지만, 그렇다고 산소를 처방했을 때 우울감이 개선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며 "그 밖에 다른 효능에 대한 연구들도 세포나 동물 단위 실험이어서 일반인에게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이글은 산소발생기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LED마스크도 판매하고 있다. LED에 산소 공급을 더해 피부 개선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측은 이와 관련된 '인체적용시험 보고서'를 제시했으나, 기계를 단독 사용한 것이 아닌 화장품과의 병행 사용 후 진행돼 단일 기계만의 효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박귀영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고압산소치료가 피부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고, 실제 피부과 치료에도 쓰이고 있다"며 "그러나 가정용 산소발생기를 일반적인 가정에서 사용했을 때 미용상 효과가 있다는 것은 보장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산소의 효능도 검증 안 됐는데… '의학적 효능' 있는 것처럼 광고
사측은 이들 제품이 '한국광고자율심의 기구'의 광고적합 인증을 받았으므로 '과장'이나 '허위광고'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분명 산소발생기가 의학적 효능이 있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대목이 많다.

지난 6월 자이글의 산소발생기와 LED마스크는 의료기기 승인을 받았는데, 의료기기법에 따르면 의료기기를 광고할 때는 제품의 효능이나 효과를 암시하거나 과대 광고해선 안 된다.

자이글 홈페이지에 게재된 '산소의 의학적 효능'. (자료=자이글 ZWC 홈페이지)

그러나 자이글 측은 홈페이지에서 '산소' 자체의 효능을 '산소발생기'의 효능과 혼동하기 쉽도록 기재하고 있다. 산소 자체의 효능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산소에 효능이 있다고 해도 제품의 효능을 입증한 것은 아니다.

작은 글씨로 '제품과 무관하다'는 부연 설명이 있으나 자료를 광고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제품과 무관하다고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신뢰성을 더하기 위해 각종 언론 보도까지 인용하고 있는데, 대부분 산소나 고압산소치료에 대한 설명일뿐 제품의 효능과는 무관한 정보다.

한편 자이글 관계자는 "자사 제품은 산소 표출량에 관한 검증을 거친 제품이며, 그렇다보니 산소의 효능을 중심으로 광고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연구소에서 추가적인 효능 검증을 위해 준비하고 있지만, 자세한 진척 상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혜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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