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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스토리]'엔비디아 천하' 도전장 내민 한국 AI반도체

김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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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오픈AI의 챗GPT 등장으로 AI 반도체 기업들의 몸값이 뛰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미개척지인 반도체 설계 분야, 팹리스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스타트업들이 늘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김이슬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사내용]
앵커1> 얼마전 챗GPT를 개발한 미국 회사, 오픈AI의 대표 샘 알트만이 방한했었죠. 그때 한국이 집중해야 할 분야는 '반도체'라고 언급했는데, 국내 업체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뜻이겠죠?

기자> 샘 알트만은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한국이 AI 영역에서 특화할 분야는 '반도체'라고 하면서 "한국 기업과 반도체 칩 개발을 함께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 발언 이후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사이에서는 오픈AI와의 투자나 협력을 기대하면서 상당히 고무적인 반응이 나왔습니다.

아시다시피 AI반도체 강자는 미국 반도체 설계업체인 엔비디아입니다. 오픈AI도 챗GPT 구동을 위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 GPU를 쓰고 있습니다.


AI 데이터 학습을 위해 개당 1500만원짜리 GPU 1만개 정도가 들어갔다고 하는데요. 챗GPT 열풍 덕분에 엔비디아는 시총 1조달러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MS와 구글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빅테크들 사이에서 GPU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주문이 밀리고 가격도 폭등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독주가 불편해진 상황에서, 국내 역량 있는 팹리스 스타트업들에게 새 기회가 열리고 있는 겁니다.


AI반도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44억달러(약 56조8천억원) 규모에서 2026년이면 861억달러(약 110조원)로 100조를 넘길 전망인데요. 이제 개화 단계인 만큼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입니다.

엔비디아가 한해 30조원을 벌어들이는데, 국내 AI반도체 회사가 1~2% 정도만 대체한다고 하면 연 수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앵커2> AMD도 새 AI GPU로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 같습니다.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들이 개발한 AI반도체가 어떤 경쟁력을 갖고 있는 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엔비디아에게 고사양 GPU가 있다면, 국내 스타트업들은 신경망처리장치, NPU와 같은 AI 특화 반도체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초거대 언어 모델에서 고사양 GPU 수요가 늘고 있는 건, 기존 CPU 같은 다른 칩보다 동시에 많은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전력 소모가 큰 편이어서, GPU를 AI 전용 반도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국내 AI반도체 업체들은 에너지 효율을 강점으로 내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챗GPT와 같은 초거대 언어모델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되면 엄청난 에너지 규모가 필요하기 때문에 GPU에서 AI전용 반도체로 대전환이 이뤄지는 건 어찌보면 필연적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국내 업체가 만든 AI반도체의 성능은 이미 엔비디아를 능가하고 있습니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엔비디아) GPU를 대체한다고 했을 때 가성비, 그러니까 에너지 효율이나 전력 대비 성능에서 보통 2배 이상 많게는 5배 이상 달성하는 걸 보여주고 있다. 2세대 칩은 챗GPT와 같은 언어 모델에 집중하고 있고, 현재 있는 고성능 GPU 대비 훨씬 우월한 가성비를 갖고 있어..]

엔비디아 GPU가 인공지능 데이터 학습용에 최적화된 반면, 국내 업체는 즉각적인 답변을 끌어내는 추론 영역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요.

퓨리오사AI의 경우, 챗GPT와 같은 초거대 언어모델 시장을 겨냥한 2세대 칩을 내년 상반기 양산하고, 북미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목표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매출이 본격화되는 2026년경 나스닥에 상장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앵커3> AI 반도체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건, 결국 소프트웨어일텐데요. 엔비디아의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 쿠다를 뛰어넘을 수 있느냐가 관건 아닌가요?

기자> AI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가 90% 이상을 점유하면서 독주하고 있는 건, 소프트웨어 '쿠다'로 생태계를 장악한 영향이 큽니다.

대부분 엔비디아 소프트웨어가 손에 익은 사용자들은, 쿠다가 지원되지 않는 칩을 쓰려면 프로그래밍을 새로 배워야 하기 때문에 사용을 꺼려합니다.

다행히도 최근 상황이 국내 업체에 유리하게 돌아가는 건, 구글이나 메타같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쿠다 종속성에서 벗어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는 겁니다. 일종의 반(反) 엔비디아 진영이 만들어진 건데요.

특히나 구글과 메타는 자체 칩을 만드는 업체이다보니, 자신들이 개발한 파이토치나 텐서플로우 같은 프레임워크가 엔비디아 쿠다에 얽매여 있는 게 유리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꼭 쿠다가 아니어도, 기존 코드를 바꾸지 않고도 국내 AI반도체에서 AI모델이 구동되는 방식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어서 국내 스타트업들도 나름 경쟁력이 있을 거란 계산입니다.


앵커4> 한국 반도체 기업이 잘하는 메모리 쪽도 살펴보죠. AI 투자가 늘수록 고사양 메모리 수요도 증가한다는데, 이 분야도 역시 우리 기업들이 앞서나가고 있죠?

기자> 시장 점유율만 봐도 SK하이닉스가 50%, 삼성전자가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고사양 GPU를 뜯어보면 그 안에 고대역폭 메모리라고 하는 HBM이 들어갑니다. 국내 스타트업이 만드는 차세대 NPU에도 마찬가지로 HBM이 탑재됩니다.

HBM은 기존 서버용 D램보다 가격이 3배 정도 비싼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최근 극심한 메모리 시장 침체를 겪었던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겐 AI반도체 특수가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다만 시장에서 고대역폭 메모리 가격이 박하게 책정되고 있는 건 아쉬운 부분입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GPU에 탑재할 HBM을 납품하고 있는데요. 박정호 부회장은 최근 주총에서 "SK하이닉스는 HBM을 25만원 정도에 공급하지만, 엔비디아는 GPU(A100)를 1200만원에 판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고사양 메모리 반도체가 제값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국내 메모리 업체들은 연산 기능이 더해진 AI용 반도체 개발 등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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