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노인 뇌졸중 회복 빠르다!…뇌졸중 치료도 '비만의 역설' 성립"
정희영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정희영 기자]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뚱뚱한 뇌졸중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재활치료과정에서 일상생활 능력을 훨씬 더 수월하게 되찾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만이 뇌졸중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은 변함없지만 치료 과정에서는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비만의 역설'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연구로 꼽힐 전망이다.
김연희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예방재활센터장<사진>과 보건학 전문가인 장신이 박사는 국내 9개 병원에서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 사이 급성 허혈성 뇌졸중을 진단받은 18세 이상 성인 남녀 2,057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는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 Opne , BMJ Open)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1차로 65세 이상(1132명)과 미만(925명)으로 그룹을 나눈 뒤 신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값에 따라 ▲저체중(BMI<18.5) ▲정상(18.5≤BMI<23) ▲과체중(23≤BMI<25) ▲비만(25≤BMI<30) ▲고도비만(30≤BMI) 5개 세부그룹으로 나눠 재활치료 과정을 살폈다
이들 환자의 일상생활 능력(ADL)은 기능적독립측정(FIM) 도구를 지표로 평가했다.
18개 항목에 걸쳐 평가하는 FIM은 각 항목당 1점에서 7점씩 126점을 만점으로 하며, 점수가 높을 수록 주변 도움 없이도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능력이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들 환자의 재활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뇌졸중의 경중, 성별과 교육수준, 흡연 및 음주력, 고혈압이나 당뇨 등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 6개월 후 일상생활 능력을 평가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65세 이상 환자 그룹의 경우 65세 미만 환자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은 특이점이 확인됐다. BMI가 높아 뚱뚱한 그룹일수록 상대적으로 FIM 점수가 높아 일상생활 능력이 높음을 보여주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65세 이상 환자군의 고도비만 그룹(37명)의 평균 FIM 점수는 111.6점으로 가장 높았고, 비만 그룹(326명) 106.5점, 과체중 그룹(316명) 104.2점, 정상 그룹(391명), 100.4점, 저체중 그룹(62명) 93.0점 순이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비만이 65세미만 군에 비해 노인층에서 덜 해롭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연희 교수는 "비만은 그 자체로 뇌졸중을 비롯한 여러 만성질환의 원인으로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라며 "특히 노인층의 뇌졸증 환자의 경우 지속적인 근육운동과 적절한 식이요법을 병행하고, 꾸준히 치료를 받는다면 성공적으로 뇌졸중 후유증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서 지원하는 한국뇌졸중재활코호트연구단(KOSCO)이 진행 중인 10년 장기 추적연구의 중간 결과로, 연구단은 현재 뇌졸중 환자의 기능 수준과 삶의 질을 평가해 뇌졸중 후 장애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해 건국대학교병원, 경북대학교병원, 세브란스병원,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원광대학교병원, 전남대학교병원, 제주대학교병원, 충남대학교병원 등 9개 병원이 참여하고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산업2부 = 정희영 기자 (hee082@mt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