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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코로나 대출' 받아 벤츠 사고 주식한다고요?

-정부 코로나19로 힘든 자영업자들에 긴급경영자금 대출 지원
-대출받아 주식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일부 자영업자들 있어, '자정노력' 기울여야
신아름 기자

은행 창구에서 대출 상담을 진행하는 모습/사진=뉴스1

"코로나 대출 받아 주식하는 사람, 제 주변에도 있었습니다. 정작 힘든 사람들은 대출 못 받아 아우성인데 씁쓸하네요."

국내 40만 자영업자들이 회원으로 가입한 한 온라인 카페에 일부 자영업자들을 성토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코로나19에 따른 정부의 긴급경영자금 대출을 받아 주식을 하거나 차를 바꾸고, 다른 고금리 대출을 대환하는 등 일부 자영업자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매출 타격을 입고 벼랑 끝으로 내몰린 자영업자들은 대출 자금이 안나와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인데 상대적으로 덜 급하거나 혹은 타격을 입지 않은 자영업자들까지 대출 창구로 몰려 가수요를 만들어내는 통에 정작 필요한 곳에 제때 자금이 지원되지 않는 대출 병목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빚을 낼 수 있는 것도 능력이다. 대출이 자산에 포함되는 이유다. 내 능력껏 대출 받아서 내가 필요한 곳에 쓰겠다는데 그게 왜 문제냐고 항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정부가 자영업자들에게 지원하는 대출은 정책자금이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태에서 자영업자들이 줄도산하지 않도록, 이들의 도산이 나라 전체를 휘청하게 만드는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정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특별하고 긴급하게 시행되는 지원책이란 얘기다.

대출금 사용 실태에 대해 사후 점검하지 않는 허점을 악용해 대출금을 오용하는 일부 자영업자들의 행위에 분노의 목소리가 더욱 큰 것은 이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세계적인 팬데믹 사태로 번지면서 고통의 시간도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고통의 장기전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자영업자들 스스로의 자정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대출 오남용이 자칫 국가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경각심이 필요하다.

실제 KB국민은행 등 시중 5대 은행의 지난 3월 원화대출금은 1170조7,000억원으로 전달 대비 20조원 가까이 늘었다. 은행 원화대출이 20조원 이상 늘어난 것은 지금껏 세차례 뿐이다.

자영업자 부채 잔액도 2015년 이후 매년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 부채 잔액은 670조6,000억원(지난해 9월말 현재)으로 2018년 말 대비 50조 가까이(7.4%) 늘었다. 자영업자 부채가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온다.

대출 '사재기'로 가수요를 일으켜 정책 자금의 본래 취지를 흐리고 국가 경제에 타격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것이 진짜 자금이 급한 이웃 소상공인들을 살리고 국내 자영업 생태계를 한 단계 발전시켜 모두가 함께 사는 길이 될 것이다.


신아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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