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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2차전지 뜨는데" 두산솔루스 매각은 왜 난항?

높은 매각가에 인수 나선 곳 없어
동박 시장 전망도 '불투명'
박지은 기자

두산중공업 정상화를 위한 두산솔루스 매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 2일 마감된 예비입찰에 단 한곳도 인수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다.

두산 측이 내놓은 15,000억원의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받아 드려지지 않으면서 채권단 위주의 매각으로 진행될 가능성까지 전해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솔루스의 매각을 주관하고 있는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2일 진행한 예비입찰의 마감을 연기했다. 한 곳도 예비입찰에 응하지 않아 문을 열어뒀지만 이날까지 2곳 정도의 PEF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솔루스는 배터리 음극재 재료인 동박과 OLED를 제조하는 회사다. 특히 동박시장은 전기차 시장의 확대에 따른 2차전지 수요급증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산업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2~3곳의 글로벌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가 인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SKC와 롯데케미칼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 떠올랐다.


SKC
는 올해 초 SK넥실리스를 인수하면서 동박 사업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두산솔루스까지 가져오게 되면 동박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굳힐 수 있을 것이라고 시장은 분석했다.


특히 SK넥실리스는 현재 모두 국내에만 공장이 있어 유럽시장 진출이 요원한 상황이다.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차와 2차전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두산솔루스는 이미 헝가리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거래선도 확보돼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평가 받아왔다.


롯데케미칼은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다. 1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M&A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두산솔루스 인수전에도 뛰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계열사 롯데알미늄도 동박 사업을 하고 있어 두회사의 시너지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러한 기대와 달리 아무도 예비입찰에 응하지 않은 것에는 두산 측이 내놓은 15,000억원의 기업가치가 너무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두산 측은 지난해 SKC가 인수한 SK넥실리스의 가격을 기준으로 두산솔루스의 희망인수가를 정했다.


1
조원 안팎인 시가총액에 경영권프리미엄과 실적성장세를 반영하면 기업가치는 15,000억원이 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두산 측이 보유하고 있는 50%의 가격은 적어도 7,000~8,000억원대에는 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달랐다. 두산솔루스의 생산여력이 1만톤으로 적어 향후 추가 투자까지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 시장이 커지면서 동박시장에 진출하고 싶은 기업이 있는 건 맞지만, 두산솔루스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향후 투자에 대한 부분도 고려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생각보다 동박 시장의 매력자체가 크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됐다. 중국이 보조금으로 동박 시장을 키우고 있어 벌써 공급과잉의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중국은 작년에만 60만톤의 동박을 생산했다. 이는 2018년 생산량보다 15만톤이나 증가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소재산업도 중국의 보조금 때문에 시장 성장과 관계없이 우리나라 기업들이 크게 타격을 받았는데, 동박 시장 역시 그런 우려가 있다""특히 동박은 배터리 무게의 15%를 차지하고, 양극재가 달라져도 동박의 원가 비율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배터리산업은 동박 사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솔루스의 매각이 난관에 부딪히면서 채권단은 두산 측에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줄 것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두산 측과 인수희망자가 보는 가격의 차이가 큰 만큼 채권단 중심의 매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두산 측은 이 정도로 흥행이 안될 거라고 생각을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채권단이 주도권을 갖고 매각하는 방법도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지은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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