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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카카오·네이버 잇단 제휴…'찐'고객 확보에 골머리

테크핀 기업과 잇단 제휴로 신규 계좌 급증
마케팅 비용에 적지 않은 비용…진성 고객 확보 고민도
김혜수 기자



증권사들이 잇따라 카카오뱅크 연계 계좌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20~30대 젊은 투자자들이 대거 증시에 뛰어들자 이들 젊은 고객층이 많이 이용하는 카카오뱅크를 통해 신규 고객을 대거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다. 다만 카카오뱅크 연계 계좌를 이용하는 젊은 고객층의 경우 증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 않은 만큼, 언제든 더 좋은 조건의 증권사로 이동할 수 있다는 맹점도 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에 이어 KB증권도 지난 17일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연계 계좌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뱅크 주식계좌 개설 서비스는 카카오뱅크의 계좌를 통해 주식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직접 증권사의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이나 영업점을 통해 계좌를 개설하지 않아 더 빠르고 편리하게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증권사 최초로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3월 이 서비스를 신청했는데, 서비스 출시 이후 카카오뱅크를 통해 개설된 계좌 수만 155만건에 이른다. NH투자증권 역시 출시 이후 현재까지 개설된 카카오 연계 계좌가 50만개를 돌파했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잇따라 카카오뱅크 연계 계좌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건 고객층을 대거 유치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들어 동학개미운동이라고 불릴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에 대거 뛰어들고 있고 특히 이 가운데 20~30대 젊은 고객층을 새롭게 확보하기 위해서다. 실제 최근 젊은 고객층의 경우 증권사의 영업점이 아닌 MTS 등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주식을 거래하는 경우가 90%가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를 통해서 더 많은 신규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카카오, 네이버가 기술 중심의 금융서비스인 테크핀을 바탕으로 금융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증권사들이 이런 기업들을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서는 일은 더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달 초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와 손잡고 네이버파이낸셜의 첫번째 테크핀 상품인 '네이버 통장'을 출시한 바 있다. 이 상품은 하루만 맡겨도 연3%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네이버페이를 연동해 네이버쇼핑을 이용하면 결제금액의 최대 3%를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다만 이런 테크핀 기업과의 제휴가 증권사들에게 얼마나 이득으로 돌아올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테크핀을 활용한 네이버, 카카오뱅크 등을 이용하는 젊은 고객층의 경우 제휴를 맺은 증권사보다는 카카오뱅크의 고객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금리, 수수료 등 유리한 조건을 내세우는 또 다른 증권사로 이동할 수 있다.

또 증권사들이 테크핀을 활용하는 기업과의 제휴와 관련 마케팅에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도 업계로서는 부담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테크핀 기업과의 제휴를 맺는 것이 추세인 만큼 많은 증권사들이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면서도 "다만 연계 계좌를 이용하는 고객이 증권사의 주식 거래 외에 다른 상품에 가입을 해야 증권사로서도 이득이 있는 건데, 이런 고객의 경우 계좌만 개설하고 추가적인 상품에 가입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고, 그렇게 된다면 그 계좌는 휴면 계좌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이 카카오뱅크 등과의 제휴에 적지 않은 금액을 마케팅에 쏟아붓고 있는데, 그렇게 비용을 투입한 실익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며 회의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실제 카카오뱅크와의 연계 계좌 서비스를 처음으로 론칭한 한국투자증권의 정일문 사장은 지난해 5월 한 기념식에서 "리테일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하루 한 명도 신규 고객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었고 고객 대부분이 연로하다는 고민이 있었는데, 이번에 새로이 터진 계좌는 2030세대가 약 82%에 달한다"며 "이렇게 모은 고객을 앞으로 얼마나 우리의 진성 고객으로 만드느냐가 우리의 10년 후 모습을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식지 않는 주식 열풍에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증권사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진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김혜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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