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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안지킨 카뱅·케뱅에 메스…"중·저신용자 대출 30%까지 늘려라" 엄포

금융위원회,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계획 발표
오는 2023년까지 전체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 비중 30% 이상 확대
계획 이행 미흡하면 신사업 인·허가 심사 등에서 페널티
허윤영 기자


사진=뉴시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가칭)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2023년까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늘린다. 중·저신용자의 상환능력 평가를 강화하기 위해 신용평가시스템(CSS)도 고도화하기로 했다.

설립 당시 약속과 달리 중·저신용자 대출에 소홀하고, 고신용자에만 치중하자 결국 금융당국이 칼을 빼든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계획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신사업 인허가 심사를 할 때 이를 감점 요소로 감안하겠다는 엄포를 놨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단계적으로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오는 2023년 말까지 전체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30%를 넘기는 게 목표다. 중·저신용자는 신용등급 4등급 이하(신용평점 하위 50%) 차주를 뜻한다.

◇중·저신용자 공략하겠다더니…고신용자 치중한 인터넷은행

이번 조치는 설립 취지와 달리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마련됐다.

원래 인터넷전문은행은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사이에 있는 중금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설립됐다. 그간 기존 은행들은 건전성 악화 우려와 평판 리스크 등으로 중·저신용자 대출을 꺼렸다. 정부는 이런 '금리 절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을 도입했다.



2017년 7월 27일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하지만 설립 취지와 달리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신용등급 1~3등급인 고신용자 대상 영업에만 치중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층 비중은 12.1%로 전체 은행 평균 24.2%의 절반에 불과하다. 설립 당시 약속은 커녕 기존 은행보다 중·저신용자 대출에 소홀했던 셈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중금리대출을 늘리긴 했지만 정책 상품인 사잇돌대출을 활용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의 중금리대출 중 91.5%가 사잇돌대출이었다. 사잇돌대출은 보증부 정책상품이라 은행이 신용리스크를 지지 않는다. 이마저도 고신용자에게 공급하는 데 그쳤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영업결과 금융 편의성 제고에는 기여했지만, 중금리 대출 활성화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공급은 당초 기대에 미달해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며 "당초 도입취지를 살리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카뱅·케뱅,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30% 이상 확대…토스뱅크는 '40%'

은행별로 보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20.8%까지 늘린다. 내년에는 25%, 2023년에는 3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10.2%에 불과한데, 2년 뒤에는 비중을 3배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증자가 완료되고 새로운 신용평가시스템(CSS)이 안정화되는 내년부터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확대해 나간다. 내년에는 25%, 2023년말까지 32%까지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본인가 심사 중인 토스뱅크는 영업 첫해부터 중·저신용자 비중을 30% 이상 가져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후 내년에는 비중을 42%까지 늘리고 2023년말에는 44%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표=금융위원회


중·저신용자의 상환능력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CSS 고도화도 함께 추진한다. 자산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 위해선 CSS 고도화가 필수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6월까지 중신용자와 금융이력부족자(신파일러) 특화모형이 추가된 새로운 CSS를 개발해 적용한다. 장기적으로는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휴대폰소액결제와 카카오페이 등 결제정보, 건강보험료 납부와 같은 공공정보 등의 활용을 확대한다.

케이뱅크도 금융이력부족자 특화 모형을 추가하고, 오는 4분기부터 금융정보와 대안정보를 결합한 데이터를 신용평가에 활용한다. 토스뱅크는 제2금융권 고객정보와 햇살론 등 중·저신용자 특화 금융상품 고객정보를 반영해 CSS를 구축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 같은 조치가 계획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공개한다. 계획 이행이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인터넷전문은행 및 최대주주가 다른 금융업 진출을 위해 인‧허가를 신청하는 경우 계획 이행여부를 질적 판단요소로 감안할 방침이다.

또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심사 시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및 CSS 구축계획을 면밀하게 심사하고, 인터넷전문은행 상장을 심사할 때도 상장 관련 서류, 증권신고서에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계획을 명확하게 기재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윤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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