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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는 보험가입도 '가치소비'…영업 대신 운동 권하는 보험사

[보험도 MZ세대]②병원보다 운동, 유전자 검사후 취약 질병만 대비
유지승 기자

신한라이프가 선보인 인공지능(AI) 홈트레이닝 앱 '하우핏'을 통해 운동을 하고 있다. / 사진 = MTN

#퇴근 후 모바일 앱을 켜고 운동코칭 선생님과 만난다. 함께 트레이닝을 하고, 실시간 대화를 통해 잘못된 자세를 교정 받는다. 이렇게 몸 관리를 해도 아픈 곳이 생길까봐 불안하다. 유전자 검사를 하고, 걸릴 확률이 높게 나온 질병에 대한 보험을 추천받는다. 또 지난달 회사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결과에 대한 분석을 신청하자, 나에게 부족한 비타민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로 연결된다. 이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 곳은 다름 아닌 보험회사다.

사업 구조를 대대적으로 바꾸고 있는 보험사의 최근 풍경이다. 과거 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영업에만 몰두하던 것에서 최근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들고, 고객에게 디지털과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건강 관리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부모가 자녀들의 보험을 가입해주는 시대에서 이제는 자녀들이 직접 금융 관리를 하고 필요한 보험을 찾는 시대를 맞이해서다. 특히 아픈 뒤 보다는 아프기 전 관리, 미래보다는 현재를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성을 사업에 투영하느라 요즘 보험사들은 매우 분주하다.

◆디지털 모르곤 거래 힘들어...금융 주도권도 '부모에서 자식으로'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공정성을 중시하고 정보 홍수 속에 내가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디지털을 통해 충분히 비교하고 직접 선택해 구매하는 것에 익숙하다.

이런 흐름의 변화에 따라 금융권의 고객은 더이상 '어르신'이 아닌 '2030 젊은층'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카카오와 네이버 같은 금융 플랫폼을 통해 손안에(모바일) 들어오면서 많은 산업의 영업 타깃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부모님이 자식이 아프면 병원을 찾고, 금융 거래를 대신해줬지만, 이제는 디지털과 정보 획득에 능숙한 자녀들이 일찌감치 부모님의 병원 예약을 대신해주고 정보를 전달해주며 '거래'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한 마디로 돈을 '직접' 소비하는 젊은층을 잡지 못하면 회사가 생존할 수 없다는 기업의 위기의식이 고조되면서 주요 타깃층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MZ세대의 마음을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보험의 경우 보험설계사가 지인과 친인척을 가리지 않고 인맥과 마음을 사는 영업이 주를 이뤘던 분야다. 이런 과거의 영업 방식은 이제는 잘 통하지 않게 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요즘에는 종신보험에도 잘 가입하지 않으려 한다. 자녀가 있어도 죽은 뒤에 무슨 소용이냐는 식으로 고객 성향이 확실이 변했다"면서 "바뀐 니즈에 맞춰 보험사가 고객에게 맞춰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게 중요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보험사가 너도나도 헬스케어 서비스에 뛰어드는 이유에 대해 "부모나 지인이 시키니까 보험에 가입하고 자동이체를 한다던가, 혹은 보험상품이 있으니까 그냥 안전 차원에서 가입을 권유하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며 "보험사가 당신에게 맞춰서 해줄 수 있는 어떤게 있다는 것을 제대로 제시해야 고객을 끌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서초구 우면동에 한 보험사가 설립해 운영 중인 도심형 요양시설 / 사진 = KB골든라이프케어

◆"트렌디한 여러가지 사업해라"...보험규제 확 푸는 금융당국

이 같은 변화에 따라 금융당국도 보험사에 걸려 있는 각종 규제를 풀고 있다. 보험사가 자체 플랫폼이나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운동용품과 영양제를 직접 판매하는 것을 허용하고 고령화 시대에 주목받는 요양병원 설립 및 운영 사업에 보험사가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만들어주는데 적극적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보험사가 건강이나 요양사업에 나선 사례가 많다. 글로벌 보험사 AXA 및 중국 핑안보험 등은 운동용품, 영양·건강식품, 디지털 건강기기 등을 판매하는 헬스몰을 자회사로 운영하고 있고, 일본에선 고령화로 요양시설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한 보험사가 요양시설 사업에서 업계의 선두권에 올라 있을 정도다.

여기에 비교하면 국내는 관련 사업에 이제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업계 선도적으로 최근 신한라이프와 KB손해보험이 헬스케어 서비스 전문 자회사 설립을 위한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신청하는 보험사도 늘면서 고객의 금융 및 의료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막연히 서비스를 제공하던 것에서 앞으로는 MZ세대 트렌드에 발맞춰 차원이 다른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공지능(AI)을 통한 고객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더 개개인에 맞는 생생한 서비스와 혜택을 주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유지승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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